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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범한 사람들의 위대한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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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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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9년 05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68쪽 | 405g | 150*220*20mm
ISBN13 9791196709204
ISBN10 1196709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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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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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땅 동네

김주영의 소설 「객주」에는 송파나루 혹은 한양을 떠난 상단이 혜화문을 나서 원산방면으로 길을 나서는 모습이 나온다. 짧은 분량이지만 내용은 이렇다.

“혜화문에서 뻗어나온 길과 마주치면서 곧장 무넘잇골(水踰里)로 뻗어나갔다. 무넘잇골을 지나 도봉(道峰)을 바로 등 뒤에 두고 있는 다락원까지의 길은 송파에선 50리 길이 실하였다 …(중략)… 송파 쇠전에서 떠난 소몰이꾼들이 다락원까지 가서 기다리게 되면 관동(關東)의 장돌림들을 만나게 되고 그곳에서 거래가 이루어지는 것이었다 …(중략)… 마침 원산포에 가 있는 조성준과는 ….”
- 김주영 「객주」 제2부. 경상(京商) 중에서

길이 험해 호랑이도 나오고 화적떼도 출몰하다보니 한양을 출발한 사람들은 지금의 의정부 땅과 서울의 경계선에 있는 다락원에서 만나 무리를 이뤄 길을 재촉했다.

그때 한양에서 원산을 잇는 길은 지금의 미아리 고개를 넘어 미아사거리역과 수유역을 잇는 바로 그 길이다. 사람과 말이 지나던 길에 이제는 땅위로 차량들이 달리고 땅 밑으로 지하철이 달리고 있으니, 사람이 길을 만들고 길은 다시 사람과 사람을 이어준다.

사람과 우마차가 다니던 시절에 길은 자연스레 험한 산을 돌아가고 넓은 내를 끼고 내달려야 했다. 원산으로 향하던 길은 그래서 병풍처럼 이어진 북한산과 도봉산을 피하고 수락산 사이를 피해 이어진다. 커다란 산에서 쏟아져 내려오던 산개울들은 모여 제법 큰 하천을 이루기 시작해 우이천으로 이어지고 중랑천으로 내달린다. 큰 비가 내릴라 치면 물이 넘쳐 온통 사방에 물난리를 만드는 일이 빈번해서 옛사람들은 이곳을 ‘물이 넘치는 곳’이라는 물넘이, 혹은 무네미라고 불렀고 일제 강점기 한자로 행정표기를 하면서 ‘수유리(水踰里)’로 명칭이 바뀌었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면 북한산과 도봉산 수락산과 불암산이 각각 치맛폭처럼 산자락을 펼쳐 앉은 모습이고 그 치맛폭 결을 따라 산등성이들이 달음박질쳐 내려오면서 평평한 땅을 이루어 만나는 곳이 바로 지금의 강북구, 도봉구, 노원구를 이루고 있는 지형이다. 그 우람한 산들을 병풍처럼 두르고 아늑하게 들어 앉은 지형의 땅 위에 3개 구의 행정구역을 가르고 생활권역의 책임권한을 나눴다. 강북구는 그중 가장 늦게 만들어 진 행정구역으로 1995년에 분구되었다.


이 책은 이 강북구라는 땅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김주영의 「객주」에 내가 살고 있는 동네의 이야기를 보고 이상하게 가슴이 뛰었다. 그 책을 읽었던 때가 감옥살이를 하고 있던 2002년 쯤이었을 것이다. 독방 감옥에서 혼자살이를 하고 있던 중이라 감성이 풍부해져 있었던 탓일지도 모른다. 내가 살고 있던 동네의 옛 흔적을 이렇게 소설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것이 마냥 신기했다.

마침 내가 다녔던 신일중·고등학교의 교가에도 소설 속 상단들이 다녔던 길, ‘원산가도’에 대해 한 소절이 나온다. ‘저 원산가도 백두산까지 위대한 소망 이어진다’는 구절이다. 게다가 신일학교 넓은 교정의 후문 부근에는 ‘무네미 동산’이라는 이름의 아름다운 정원이 있다. 아이들에게 그 이름이 ‘물이 넘쳐 흐르는 곳’이라는 옛 지명에서 따온 것이라는 선생님들의 친절한 설명이 있었던 덕에 소설의 그 짧은 구절에서 살고 있는 동네의 흔적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그러니까 처음 서울로 편입되기 전 경기도 양주 땅이었던 한미한 땅, 문화재나 관광지 따위는 존재하지도 않는다고 생각했던 변두리 땅, 내가 살고 있는 강북구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봐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꽤 오래된 2002년부터 시작된 일이다.

강북구는 도봉구로부터 분구되었다.

성북구의 땅도 조금 넘겨 받았다. 강북구는 1995년에 인구 41만 2600명, 18개 행정동, 전체 면적 22.97㎢로 출발했다. 강북구의 처음 명칭은 숭인구로 정해질 뻔 했다. 1994년 9월 22일부터 이틀에 걸쳐 시·구의원과 지역 주민을 비롯한 1852명을 대상으로 의견을 수렴한 결과 숭인구 723명, 백운구 508명, 인수구 285명, 숭신구 94명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당시 설문조사에서 강북구는 후보에도 없었다.
여담에 따르면 서울에 강동구, 강서구, 강남구가 있는데 강북구도 있어야 하지 않겠냐는 의견이 나오면서 강북구라는 명칭이 등장했다고 한다. 이후 10월 25일부터 2차 설문조사에 착수했고, 1896명 가운데 강북구 914명, 인수구 260명, 숭인구 192명, 백운구 530명으로 최종적으로 ‘강북구’라는 명칭이 정해졌다.

분구 과정에서 일부러 그랬는지 아니면 땅을 나누다 보니 어쩔 수 없었는지 모르지만 주택들만 잔뜩 모여 있는 지역으로 분구가 이루어졌다. 지역에 변변한 문화시설, 체육시설, 주민여가시설이 없었다. 빈 공간이나 땅도 없어 새로운 도시발전계획을 세울 수 없었다. 북한산국립공원, 오패산, 북서울 꿈의숲 자연 녹지가 구 면적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어서 뭘 들여오거나 짓고 싶어도 땅이 없어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동네가 되었다. 동네의 변화를 가져오는 일은 대규모 재개발 말고는 없었다. 주민들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강북구에 대해 열등감마저 갖게 되었다.

동네 명칭에 대해서도 주민들은 불만이었다.

판자촌, 빈민가라는 딱지가 앉은 삼양동이라는 동네이름, 속칭 ‘미아리텍사스’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그런 동네에 사느냐?’는 눈치를 받아야 하는 미아동, 변두리의 대명사이기도 했던 수유동까지 그랬다. 굳이 물어 보지 않으면 어디에 산다고 먼저 말하지 않았다.

대학에 들어가 처음 같은 학과 동기들과 인사를 나눌 때에도, 첫 미팅에서 여대생이 어느 동네에 살고 있느냐고 물었을 때에도 강북구라는 대답에 상대의 반응은 비슷했다. 괜히 욱해서 ‘당신이 알고 있는 그 미아리는 사실 성북구에 있다’거나 ‘동네가 얼마나 좋은지 아느냐!’며 온갖 이유를 갖다 대던 기억이 내게도 있다.

게다가 다 철들고 나서 분구되어 붙여진 강북구라는 신생구를 사람들은 잘 몰랐다. 그것도 자존심 상하는 일이었다. 내가 군대에 가 있는 사이 행정구역변경이 이루어져 그 지역에 살고 있던 나조차도 그 이름과 존재 자체가 생소했다.
이 책은 그런 묘한 열패감을 갖고 있든, 갖고 있지 않든 여전히 강북구에 살고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그리고, 우리 동네가 얼마나 아름답고 멋진 곳인지, 우리 동네 사람들이 얼마나 훌륭한 이야기를 품고 살아가고 있는지 속삭여주기 위한 글이다. 어설픈 글이지만 동네 주민들의 자존감을 높여주는 데 작은 기여라도 하기를 바란다.

그러나 이 책의 이야기가 어찌 강북구 사람들만의 이야기이겠는가?

이 책에서 담아 낸 이야기는 치열했던 대한민국 현대사를 관통해 온 우리 부모님 세대 모두의 이야기이며 선배들, 이웃들의 치열한 삶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개인의 역사, 개인의 이야기가 단순히 한 개인, 한 지역에 머물지 않고 다른 사람, 다른 지역의 경험과 이어지고 공유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책은 강북구 사람들의 입을 빌어 쓴 대한민국 현대사의 한 조각이다.
본질적으로 모든 역사는 사람의 이야기를 담은 것이다. 사람이 만들어 가고 사람이 엮어가는 이야기가 역사의 핵심이다. 강북구의 이야기를 써보겠다고 마음먹은 뒤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다양한 삶, 다양한 경험, 다양한 존재 방식이 같은 동네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서 천차만별의 이야기를 만들어 냈다.

평생을 사업가로 살아 온 사람들도 있다. 아이들을 가르친 사람도 있다. 또 장애인의 치열한 삶을 살아 온 사람도 있었다. 이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종교적 사명감만으로 이역만리 타국에서 한국 땅으로 찾아 온 외국인 동네 할아버지 이야기도 있다. 오순도순 정겹게 살던 동네를 지키기 위해 악을 썼던 철거민의 이야기도 있다. 동네 막걸리집 사장에서 구의원이 된 청년 이야기도 있다. 동네에서 태어나 동네에서 터잡고 살아가는 사람들 이야기도 있다.

이 책은 그 사람들의 역사를 담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그래서 이 책에 담아낸 이야기들은 평범하기도 하고 특별하기도 하다.

한 사람의 인생에는 어마어마한 스토리가 숨어 있다.

인터뷰라고 하면 뭔가 대단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평범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처음 인터뷰를 제안했을 때 손사래를 치며 거절했다. 찾아가고 설득하고 부탁해서 인터뷰가 이루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나는 스스로 평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삶속에서 결코 평범하지 않은 위대한 이야기를 얼마든지 찾아낼 수 있다고 믿었다. 그리고 그 믿음이 사실임을 확인했다. 그 믿음과 확인의 결과가 바로 이 책이다. 이 책에 다만 부족한 것이 있다면 나의 글재주와 한 개인의 역사를 더 깊이 알아보려는 노력일 것이다.

아마도 내가 정치인이 아니었으면 이 글은 쓰지 못했을지 모른다. 말을 하고, 사람을 만나야 하는 직업인 정치인이기에 언제나 남의 이야기를 들어야 했다. 강북구라는 동네에서 크고 자랐으며, 정치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20년을 바라보는 시간을 가진 덕에 많은 사람들의 살아온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 덕에 이 글을 시작할 수 있었다.
이 책은 또한 정치인으로서 반성을 하는 과정이기도 했다. 허겁지겁 만들어진 지역의 변화를 위해 보다 장기적이고 창조적인 지역 발전의 비전을 내놓는 역할을 정치가 했어야 했다. 그런데 그동안 정치인들은 자신의 당선에만 매달리고 변화에는 무관심했다. 인터뷰를 하는 내내 반성에 반성을 거듭했다.

‘아는 만큼 보이고 알아야 사랑스럽다’는 말은 진정 맞는 말이다.

인터뷰를 통해 사람을 다시 이해했고, 강북구라는 동네를 다시 알게 됐고, 멀게만 느껴졌던 대한민국 현대사가 가까이 다가왔다. 당연하게 여기고 있었던 것들이 새롭게 보이기 시작했다. 땅의 역사도 사람의 역사도 이야기를 들어야 알게 되고, 알게 되니 애정이 갔다.

이 책을 읽는 분들도 그래주시길 바란다.

그저 그렇고 그런 서울의 변두리 동네, 특별한 것도 없는 지역의 이야기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그 터에 발 딛고 살아가는 사람들, 그들의 삶과 역사에 남겨져 있는 우리 현대사의 자락들을 더듬어 봐 주셨으면 한다.
그러다 서울의 웅장한 북쪽, 북한산의 모습이 보이면 그 산자락 아래 강북구를 떠올려 보고 이 책에 담겨져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떠올려 주시라.
그래만 주신다면, 이 글을 쓴 사람으로서 무얼 더 바랄 게 있겠는가!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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