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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 정의구현사제단 함세웅 신부와의 대화

이슈북-01이동
손석춘 | 알마 | 2012년 08월 29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8.7 리뷰 7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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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정치 top20 2주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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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08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100쪽 | 180g | 130*240*15mm
ISBN13 9788994963433
ISBN10 899496343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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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함세웅
1942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1960년 가톨릭대학에 입학하여 1965년 수료 후 로마로 유학을 떠나 1968년 우르바노대학교에서 신학석사와 사제서품을 받고, 1973년 그레고리오대학교에서 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귀국 후 연희동성당 보좌신부를 거쳐 응암동성당 주임을 맡았으며, 1974년부터 가톨릭대학 교수로 일했다. 1974년 초에 지학순 주교 등 각계 인사들이 민주화운동을 벌이다 대거 구속된 사건을 계기로 동료들과 함께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을 창립하고 민주화운동에 투신했다. 1976년 한국정의평화위원회 인권위원장으로 일하던 중 명동 3·1구국선언으로 구속되는 등 박정희와 전두환 군부독재하에서 모두 두 차례 옥고를 치렀다. 그 뒤 한강성당, 구의동성당을 거쳐 1987년 6월민주항쟁 당시 천주교 서울교구 홍보국장으로 일했다. 1989년에는 평화신문·평화방송을 창립하여 초대 사장을 지냈으며 장위동성당, 상도동성당, 제기동성당 주임신부로 일했다. 1996년 기쁨과희망사목연구원을 창립하여 오늘까지 함께 일하고 있으며, 2004~2010년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을 역임했다. 현재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 이사장, 인권의학연구소 이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2012년 8월 28일 영명축일인 성 아우구스티누스 기념일에 모든 은인들과 동지들을 기리며 감사미사를 봉헌하고 청구성당을 떠나 자유로운 현장사목 활동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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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춘|검사 출신인데도 삼성과 관련된 증언에 나설 때 생존의 위협까지 느꼈다는 게 여러 가지를 시사해주는 것 같습니다.
함세웅|저도 그래서 놀랐는데, 제가 쭉 듣다가 한마디만 질문했어요. “김 변호사님, 이 모든 것을 공개함에 있어서 혹시 불이익을 당할 수 있는 최악의 경우에 감옥갈 수 있는 각오가 돼 있습니까” 이렇게 질문을제가 했어요. 그랬더니 잠시 생각한 끝에, 각오가 돼 있다고 해요. “그러면 합시다!” 그렇게 된 겁니다.---p.12

손석춘|교회도 삼성의 그늘 아래에 있어요?
함세웅|그럼요. 우리도 다, 교회공동체도 재벌이 흘리는 부스러기를 먹고사는 공동체니까. 교구장이라든지 주교라든지 이런 사람들이 정의구현사제단 활동하는 신부들에 대해서 견제를 하는 거예요. 저는 조금 거북하니까 저를 직접 하지는 못하고 젊은 신부들에 대해서 불이익을 주고 이러는 거죠.… 그런데 도청을 예전에 중앙정보부가 한다는 것은 상상했지만 삼성이 그러리라고는 제가 생각도 못했는데, 도청한다는 거예요. 얼마나 전자기술이 좋으냐는 거예요. 그래서 두려워하면서도, 제가 돈 몇 백만 원을 들여서 제 사무실과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에 도청장치가 돼 있나 안 돼 있나 확인했고, 또 제기동성당 사제관도 다 점검을 했어요.
손석춘|안 나왔죠?
함세웅|네. 그런데 그렇게 확인을 하고 일을 시작했는데 김 변호사가 “지금 제가 신부님 뵙고 오간 게 다 알려질 겁니다” 그렇게 말했거든요. 제가 놀란 것은 그다음 날 정말 전화가 오는 거예요.---pp.14-15

함세웅|저는 ‘금송아지’ 비유를 새롭게 깊이 묵상했어요. 옛날에는 금송아지 비유를 들을 때, 어떻게 그 히브리인들이 이집트 노예에서 해방된 다음에 하느님한테 그 큰 은혜를 입고도 모세가 시나이 산에 가서 40일 동안 내려오지 않는다고 답답해하면서 그동안을 못 참고 금송아지를 만들어놓고 ‘우리 하느님이다, 우리를 이끌어내신 분이 이분이다’ 이렇게 미련할 수 있을까? 생각했어요. 결과적으로 오늘의 자본주의 사회는 물론 교회공동체까지도 개개인 모두 결국 물질 앞에 재물 앞에 황금 앞에 무릎을 꿇는 그 현상이 삼성을 표지로 해서 나타내준 사건이 아닐까. 실제적으로 삼성의 돈을 안 받아먹은 사람이 없을 정도예요. 검찰 중에, 언론인 중에, 공무원 중에. 삼성은 그 모든 언론, 검찰, 특히 공무원들의 승진 구조까지 전부 다 안다는 거예요. 이 사람이 승진될 거다, 그럼 그 사람에게 투자를 하는 거예요. 그렇게 먹이사슬에 예속이 되어 있으니 이게 얼마나 무서워요?---pp.24-25

함세웅|제가 기자들한테 “이건 ‘떡값’이 아닙니다. 어떻게 2,000만 원, 3,000만 원 떡값이 있습니까? 이건 ‘뇌물’입니다. 뇌물로 써주십시오.” 몇 차례 우리가 요청을 했는데도 여전히 떡값이라고 쓰는 거예요. 제가 분노하며 계속 지적했더니 저와 친한 어느 기자는 “떡값이라는 것은 검찰을 조금 조롱하는 뜻도 있습니다” 그러더라고요. “그건 정직한 표현이 아니다. 그게 어떻게 조롱하는 표현이냐? 너희 기자들 그건 정직하지 못하다. 뇌물이라고 써야지!” 〈한겨레〉 기자한테도 제가 이야기했거든요. “이거 떡값 아닙니다!” 그래도 꼭 떡값이라고 쓰는 거예요. 2,000만 원, 3,000만 원 떡값이 어디 있어요? 제가 언론과 공무원 조직 등이 삼성과 이렇게 먹이사슬로 연결된 부패한 현실을 보면서 슬펐고, 교회도 그러한 모순적 구조에 종속되어 있다는 사실에 매우 부끄러웠습니다. 아까 ‘저희들이 나서서 정화가 되리라’ 생각하셨다고 했는데, 그것은 저희들에 대한 과대평가이며 너무 크게 기대를 가지는 것 같아요. 그리고 손 교수님도 너무 현실의 악마 세력을 잘 모르시는 것 같아요.(웃음)---p.25

함세웅|가장 크게 마음 아픈 것은 민주주의가 정당정치이니 열린우리당을 통해서 대통령이 정책을 펼쳐야 하는데 원래 당을 완전히 배제시켜놓고 청와대를 중심으로, 그것도 부산사람들 일부를 중심으로, 제가 그 당시 국회의원들한테 듣기로는 ‘부산 마피아’라고 그러더라고요. 정치 경험도 없는, 자기와 같이 활동했던 젊은이들만 중심으로 해서 정치를 펼치고 있는 거예요. 또 부산 마피아라든지, 젊은이들, 이광재라든지 안희정이라든지 기업 들락날락하면서 하는, 그러한 식의 이른바 밀실정치 형태, 이런 내용들, 또 평택의 미군기지도 졸속으로 처리하는 그러한 문제라든지.---p.31

손석춘|신부님께서 노무현 대통령에게 간곡한 직언을 하셨는데 받아들여지지 못했군요.
함세웅|정권 말기에 가서 그때는 이미 여론도 나빠질 땐데, 제가 송기인 신부님 통해서 면담을 청해 이루어진 자리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대통령 후보로 선출되셨을 때 거의 절망적이었는데 정말 극적으로 그 당시에 대통령으로 당선되지 않으셨습니까? 어떤 의미에서 정치적인 기적인데 지금도 힘을 모아서 또 하나의 정치적인 기적을 이루면 좋겠습니다” 하고 말씀드렸어요. 그런데 이분이 정권 재창출의 의지가 없는 거예요. 그때 이미 빼앗긴 정권을 자신이 찾아온 셈이니 “나로서 됐다”라는 거예요.
손석춘|노무현 대통령이 직접 그런 이야기를 했어요?
함세웅|네. 그다음에 노 대통령은 또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신부님의 생각은 잘 알겠지만, 한나라당 국회의원이나 열린우리당 국회의원이나 뭐가 다릅니까? 다 그 사람이 그 사람입니다” 이러는 거예요.… ‘아! 어떻게든 그분 맘 상하지 않게 잘 설득하자’ 하고 계속 말했지만, “제 임무는 이것으로 끝났습니다. 이제는 청와대 민주주의 시스템을 완전히 해놨기 때문에 어느 사람이 대통령이 되든지 이 민주주의는 잘 정착이 되게 돼 있습니다” 이러는 거예요. … 저는 그분의 그런 정치적 오만과 착각, 이 부분이 늘 마음 아파요. 얘기를 계속해도 설득할 수 없었던 점이 아쉽고, 그런 측면에서 사실은 지금 대통령 후보로 나오는 분들이 노무현 대통령의 좋은 뜻은 간직하되 그분의 한계를 솔직히 인정하고 고백했으면 좋겠어요.---p.32-33

함세웅|어떤 제도에 관련해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제가 김대중 대통령 시절에도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도 그런 걸 새삼 느꼈는데, 사실 재벌이라는 것은 박정희 때는 박정희의 졸개들이었잖아요?
손석춘|박정희 앞에서 감히 꼼짝도 못했지요.
함세웅|그 시기에 박정희는, 말하자면 모든 기업의 실제적 운영권자인 셈이었어요. 나머지는 하수인들이고, ‘돈 가져오라’ 하면 아무 때나 돈 갖다 바치고. 그런데 그 독재정권에 무릎을 꿇었던 그 재벌들을 통제하면서 자유를 줬는데, 그냥 무조건 자유를 준 거예요. … 규제만 풀어놓으니깐 재벌들, 자본가들만 자유를 누리게 됐죠. 그러니까 정치자금으로 늘 갖다 바친 그 비자금, 그 돈이 항상 남아돌아가잖아요. 이 돈이 다 자기네들 돈이 된 거예요. 이 돈이 사회를 지배하는 정치구조로 바뀐 거죠. 그래서 민주화하면서 자본과 재벌을 통제할 수 있는 그걸 병행했어야 하는데 그것도 하지 않고 자유만을 줬으니, 오히려 나쁜 기업들만 그냥 돈놀이하도록 만들어놓은 거 같아요.---p.39

손석춘|신부님은 삼성 문제를, 삼성으로 상징되는 금송아지의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실 생각이세요?
함세웅|저는 신학도로서 기본적으로 인간이 탐욕을 떨쳐버려야 한다는 그런 종교적인 원리 하나와 자본에 앞서 인간이 더욱 중요하다는 가치관이 설정돼야 한다는 것, 그리고 그리스도교의 핵심인 공유사상을 실현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공유사상’이라고 하면 공산이나 다 똑같은 내용인데 우리는 ‘공산’ 그러면 아무래도 북한과의 관계 때문에 조금 거북한 표현이라 여기고, 공유사상 하면 좀 편안하게 이해하는 것 같아요. 사도행전 2장과 4장에는 초기 교회의 공유적 삶이 선언되어 있습니다. 예컨대 “믿는 사람들은 모두 함께 지내며 그들의 모든 것을 공동 소유로 내어놓고 재산과 물건을 팔아서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만큼 나누어주었다”(사도행전 2장 44∼45절)라거나 “그 많은 신도들이 다 한마음 한뜻이 되어 아무도 자기 소유를 자기 것이라고 하지 않고 모든 것을 공동으로 사용하였다”(사도행전 4장 32절)라고 명시했어요. 성경의 이 가르침과 똑같진 않지만 적어도 정운찬 교수 정도가 얘기하는 이른바 ‘초과이익공유제’ 정도는 매우 건강한 이론인데 이것마저도 불법으로보니, 이건 아주 병자들 같아요.
손석춘|정운찬의 초과이익공유제 제안에 대해서 삼성 회장 이건희는 대뜸 ‘사회주의를 하자는 거냐’는 식으로 반발하고 나섰죠.
함세웅|아주 큰 병자입니다. 그런 내용들이 참 걱정되더라고요. 그런데 정운찬 교수가 이 정부에서 총리를 했으니까 좋은 주장도 선명성을 잃어버린 것 같기도하고, 그런 것들이 안타까워요.---pp.39-40

함세웅|물 뜨러 갔더니 동아투위 기자들이 부르더니 “아세요?” 그래요. “뭘요?” “아, 모르세요?” 모른다고 했더니 “어제 저녁에 중앙정보부장 김재규가 박정희를 이렇게 ‘팡’ 해서 갔습니다” 하면서 오른손으로 총 쏘는 시늉을 하고 또 오른손으로 목을 치는 자세로 박정희가 죽었다고 하는 거예요. 저는 진땀이 날 만큼 깜짝 놀랐어요. 죽었다는 말만 듣고 방에 왔어요. 물 떠다놓고 점심밥을 받아놓았는데 밥을 못 먹겠어요. 그래서 눈 감고 낮기도를 정성껏 올리는데 저도 모르는 사이에 눈물이 막 나는 거예요. 그러면서 이집트에서의 노예 해방, 바빌론의 해방이 이런 거구나! 성경을 읽으면서 수없이 묵상했던 해방, 그 해방을 감옥에서 제가 체험을 한 거예요. ‘아, 이게 해방이구나! 이것이 바로 기적이구나’ 하고 제 몸에 전율을 느끼면서 하느님의 큰 은혜를 체험했습니다. 박정희가 죽었으니 이제 제 삶은 자유롭게 보장되었잖아요? 한참 기도했어요. 이 세상에서 바쳤던 가장 아름다운 기도, 가장 감동적인 기도라고 제가 예전에 표현했는데, 훗날 강론할 때도 저는 그 감격을 되새겼습니다. 참으로 날아갈 것 같았어요.---p.51

함세웅|사실 김재규 부장은 부마항쟁을 역사의 현장으로 살려놓은 의인입니다. 그분 스스로 10·26민주혁명이라고 했어요. 그렇습니다. 10·26민주혁명이 실현되었더라면 결코 12·12군사반란도 그리고 1980년 5월 민족사의 비극인 광주의 참상도 없었을 겁니다. 우리는 해마다 광주 5·18민주항쟁을 기리고 있습니다만, 5·18광주민중항쟁의 희생자는 광주 분들만이 아니에요. 목포, 나주 등 전남 일대는 물론 전국 각지에서 유신독재와 전두환 신군부 독재에 맞서 싸웠던 모든 분들이 바로 5·18민중항쟁의 주역들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김재규 부장 등 여섯 분의 의인들이 민주항쟁의 희생자들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모두 민주항쟁 주역이라고 외치면서 정작 민주항쟁의 최선봉에 있었던 김재규 부장 등 여섯 분 의인들의 공로를 잊고 있으니, 이 점이 매우 아쉽고 그분들께 죄송한 거죠.---p.61

손석춘|그런데 박근혜는 반민주적이었던 아버지를 왜 그렇게 미화만 할까요?
함세웅|미화라기보다는 그분의 인격적 한계죠. 박근혜, 안 돼요! 저는 박근혜가 대통령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인데, 그는 자기 아버지의 정체성을 전혀 모르는 그저 그 아버지의 그 딸일 뿐인 관계에 있는 사람이죠. 어떤 의미에서는, 그냥 ‘기계’죠. 어떤 인격체이겠어요? 예를 들어서 5·16군사반란에 대해서도 ‘역사적인 그 시대의 한계, 그리고 아버지의 한계입니다’라고 말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런데 저는 그가 그렇게 말할까봐 오히려 겁이 나요. 그러니 지금처럼 말하면 더 좋아요. 박정희의 딸이라는 걸 자기가 입증해주는 언행이니까.
손석춘|신부님은 그러니까 박근혜에게서 ‘인격’을 못 느끼시는 거군요. 그냥 어렸을 때 청와대에서 배운 그런 기계적인 사고만 가지고 있다고 보시는 겁니까?
함세웅|지금도 우리가 구체적 현실에서 매일 확인하고 있습니다만 그게 무슨 정치고, 인격적 관계의 대화입니까? 많은 분들이 이미 지적했습니다만, 그분은 아버지의 독한 걸 그대로 이어받았대요. 저도 동감입니다. 사실 김종필 씨 집을 압수수색한 일이 있었는데, 그것도 박근혜가 배후 장본인이라는 겁니다. 김종필 씨를 제거하고 누른 게 박근혜였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박근혜 개인보다는 박근혜 증후군이 나타나는 우리 현실이 슬프고 부끄러운 거죠.---p.65

손석춘|그래서 저는 영남지역에서 강연 요청이 오면 선약을 취소하면서까지 갑니다. 제가 알고 있는 진실을 나누려고요. 그런데 박근혜가 당선 안 될 거라고 보세요?
함세웅|전 안 될 거라고 보는데요. 왜 안 될 거라고 보냐면, 우선 그의 실체가 드러나고 있잖아요? 박근혜에 대해서 잘 몰랐던 이들도 요새 사당화란 말도 나오고, 아버지인 독재자의 독선 같은 그런 것도 그대로 나오거든요. 그러니까 저절로 놔두면 되고 또 그 안에 자중지란도 나고 그럴 거 같은 생각이 드네요. 그들은 고정 지지자가 있다고 말하지만 민주화 진영에서도 뜻을 세워 결집하면, 또 젊은이들이 깨어나고 그러면 그의 고정적인 평균 지지율 35?40퍼센트를 훨씬 능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해요. 전문가들이 그렇게 분석하고 있습니다. 저도 그러한 희망을 갖고 있고요. 그리고 예를 들어서 안철수 교수가 책을 출판했는데 박근혜 그 주변에 있는 사람들, 홍사덕이 평한 걸 보세요. 그런 사람들이 모였으니 일이 되겠어요. 정책적 접근이 아닌 저급한 반대 표현만 하니 말입니다.---pp.67-68

손석춘|‘박정희는 악마다’ 생각하셨어요?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아까 삼성의 불법 비자금 이야기 나눌 때도 ‘현실의 악마 세력’이라고 하셨는데, 신부님이 말씀하시는 ‘악마’는 어떤 건가요?
함세웅|거짓된 자가 악마죠. 거짓의 표상, 그게 악마의 개념인데요. … 박정희는 일제강점기에 초등학교 교사를 하다가 만주사관학교를 갔어요. 우리가 모두 항일 투쟁을 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그냥 교사로서도 충분히 생존하고 살 수 있는 사람이 그것을 버리고 구태여 만주사관학교를 혈서까지 쓰면서 갔다는 사실 하나. 그런데 일본 이름도 두 개잖아요? 다카키 마사오, 오카모토 미노루. 우리가 친한 사람들 사이에 이야기할 때 ‘야, 그게 사실이 아니라면 내 성을 갈아라’ 이렇게 사실을 강조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 사람은 성을 두 번이나 갈았어요. 저는 그 부분을 물어야 한다고 늘 생각하는 거죠. 창씨개명도 할 수는 있어요. 어려운 사람들, 창씨개명한 사람을 전부다 단죄할 순 없습니다. 일반 서민들이야 뭐, 할 수 있죠. 그러나 군인이 돼서 의도적으로 한국적인 냄새가 풍기지 않게 또 한 번 일본에 가서 창씨개명한 거, 그것은 범죄 중에서도 종속범도 아니고 확신범이거든요. 두 번째, 박정희는 아주 배신의 표본이에요. 자기 집안이 다들 남로당 집안 아니에요? 박상희도 형이고. 여수·순천사건 때 군 내부의 남로당원들이 모두 체포되었잖아요? 박정희가 살아난 게 자기 동료들 명단을 모두 주고 살아났거든요. 사형 받았다가 무기징역 받았다가 다행히 6·25가 나는 바람에 다시 복귀해가지고 그렇게 된 거예요. 동료들을 팔아 죽이고 자기만 살아난 배신의 의미, 이 부분은 우리가 잊으면 안 될 것 같아요.---pp.77-80

손석춘|먼저 김영삼 대통령부터 차근차근 평가해주시죠.
함세웅 김영삼 대통령의 3당 합당은 사실 어이없는 반역사적·반민주적 죄악이에요. 특히 우리 시대의 가치관에 혼란을 준 주범이라고 생각해요. 야당이 부족한 게 많아도 그래도 한줄기 맥이 있었는데, 3당 합당으로 인해 야당이라는 선명성이 깨졌어요. 3당 합당이라는 정치적 야합은 젊은이들에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정권만 잡으면 된다는 가장 나쁜 선례를 보여준 거 아닌가요? 그것 때문에 결국 민주화운동 같이 하셨던 동지들이 다 갈라졌어요. 또 김영삼 씨의 선택 때문에 결과적으로 부산-경남 지역 주민들의 성향이 한나라당으로 돌아서고,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거든요.---pp.85-86

손석춘|김대중 대통령도 정말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했었잖아요? 그런데 왜 그런 사람들만 썼을까요? 임기 말에는 특히 국무총리를 임명할 때 여론의 비판을 받아 잇따라 두 명이 사퇴할 정도였잖습니까? 왜 그랬을까요?
함세웅|그게 한계죠. 전체적으로 저도 김대중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좋게 보고, 특히 남북대화는 크게 평가를 하는데요. 나머지는 하여간 영남정책, 동진정책이라는 건 실패했다고 제가 지적을 했어요. 제가 대구에 갔을 때 그곳에서 활동하셨던 분들이 그런 얘기를 해요. 김대중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정말 이제는 민주화가 되는구나 했대요. 그런데 5공 때는 물론 그 전에 비리, 부정을 저지르고 중앙정보부에 있던 사람들을 막 쓰는 거예요. 그러니까 대구 지역, 경상도 쪽에서는 민주화를 위해서 핍박받던 분들이 이중, 삼중으로 실망하고 좌절한 거예요. 민주화된 정부에서 자기도 일할 줄 알았는데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하고 일하던 놈들하고 같이 일해야 하는 거예요.---p.87

손석춘|이명박 대통령은 어떻게 평가하시겠어요?
함세웅|제가 연초에 명진 스님하고 얘기를 나누다가 명진 스님이 하도 이명박을 비판하니까, 저는 비판할 수가 없었어요.(웃음) 그때 제가 그랬어요. 이명박 대통령은 “평가의 대상이 아니고 꾸짖음의 대상이다. 평가할 가치, 거론의 대상도 못 된다. 꾸짖기만 하면된다” 그랬어요.---p.88

손석춘|북의 핵 문제와 인권 문제에 대해 말씀해주셨는데요. 세습 문제는 어떻게 보시는지요.
함세웅|좋은 일은 아니지요. 그런데 저는 늘 “정의를 말하려거든 너부터 정의로워라”는 가르침을 생각해요. 북의 세습을 비판하려면 우리 안에 있는 비슷한 것부터 반성해야지요. 혈연으로 세습하는 북의 정치체제를 비판하기 전에 우리 내부에 있는 혈연의 문제, 이를테면 일제강점기 때 명백하게 반민족 친일 행위를 한 사람들, 군부독재자들, 비리를 저지른 재벌들, 이런 사람들이 모두 혈연으로 부를 세습하고 있지 않나요? 제가 몸담고 있는 가톨릭도 마찬가지입니다. 교황 선출도 혈연이 아닐 뿐, 사실상 기득권의 세습체제와 다를 바 없거든요. 사제로서 반성하고 있어요. 남쪽의 상황도 반성하고요. 그러니까 북의 세습이 좋다는 게 아니라, 우리 내부에 그와 유사한 게 있다는 점부터 근원적으로 성찰하는 게 필요하다고 봅니다.---pp.92-93

손석춘|김수환 추기경이 밖에서 보이는 모습과 달리 내부에선 정의구현사제단 일을 가로막기도 했다고 들었는데요. 구체적인 예를 들어주신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함세웅|기본적으로는 저희와 함께 하신 셈이었는데요. 후에 보니 본인도 말씀하셨는데, 억지로 마지못해 하셨다는 거예요. 사실 유감이지만, 그런 일들이 적지 않았어요. 예컨대 정의구현사제단 10주년 행사를 서울 명동성당에서 하려고 사제들이 준비를 했는데요. 김 추기경이 단호하게 명동성당에서 행사를 못하게 하더라고요. 그때가 1984년, 전두환 정권에 맞서 한창 민주화운동이 벌어질 때였는데 끝내 허락하지 않는 추기경을 보며 너무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리고 1989년과 1991년 정의구현 사제들이 국가보안법 철폐를 목적으로 명동성당에서 삭발 단식할 때 며칠이 지나자, 교구장 직권으로 금령을 내린 거예요. 그리고 1989년에는 김 추기경을 찾아간 전국사제 대표들에게 지하 식당에서 공개적으로 말씀하셨어요. “내가 이제껏 정의구현 사제들과 함께한 것은 억지로 한 것이다. 내 진심이 아니었다.” 이 말을 듣고 후배 사제들이 신학교로 저를 찾아와서 울면서 얘기했어요. “신부님, 어떻게 된 거예요? 김 추기경은 도대체 어떤 분입니까” 저는 묵묵히 그 사제들의 말을 듣고 두 손을 꼭 잡고 함께 울었습니다. 그리고 저 높이 모셔져 있는 십자가상의 예수님을 가리키며말했어요. “신부님들, 있는 현실을 그대로 껴안으세요! 우리는 추기경 때문이 아니라 저 십자가의 예수님 때문에 투신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 사건을 사제들은 “김수환 충격”이라고 부릅니다.
---pp.95-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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