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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08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336쪽 | 135*190*30mm
ISBN13 9788997714032
ISBN10 8997714031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최 다니엘 숙
1947년 강릉 태생. 강릉 간호고등학교 졸업 후 해군간호장교가 된 후 진해 해군 의무부와 포항 해군병원에서 2년 동안 소위로 복무했다. 해군 제대 후 파독간호사로 독일 다름슈타트 시립병원과 프랑크푸르트 대학병원에서 6년 3개월간 근무를 하였고 이후 미국 오리건주립대학(OSU)에서 심리학 학사와 석사를 취득한 후 로스앤젤레스에서 카운슬러로 일을 하였다. 다시 UCLA의 응용언어학과에서 영어교육학(TESL)으로 석사를 마친 후 귀국하여 국내 대학에서 영어강의를 했다. 은퇴 후 식지않는 마라톤열정을 불태우며 여행과 집필활동으로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2011년에는 신노년문학상 수필부문 대상을 수상하였으며, 2012년에는 『마라톤에 홀릭된 여자』를 출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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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셋에 한국을 떠나 라인강으로…….
그리고 라인강에서 다시 태평양으로…….
돌이켜보면 참으로 긴 여정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모두 사랑에서 비롯되었다.

1977년 독일을 떠나면서 나는 언젠가 내 청춘이 묻혀있는 유럽을 다시 방문하리라 결심했다. 그리고 35년이 흘렀다. 이 글을 마치면서 나는 이제야 그 결심을 굳히게 되었다.
내년 봄에 나는 몇 개월 예정으로 유럽을 방문하기로 한 것이다. 이번엔 내가 살던 독일뿐 아니라 당시 국교가 수립되지 않아 방문하기 어려웠던 동유럽, 특히 체코와 헝가리를 자세히 볼 예정이다. 북유럽도 둘러보고 나의 친구 진이 살고 있는 노르웨이에도 들릴 예정이다. 35년 전 독일 땅에 불사른 나의 청춘을 향해 다시 한번 도약하는 기분으로 떠나고 싶다.

첫사랑과의 재회 그 후.
그와의 해후는 조용했다.
뜨거운 격정도 없었고, 가슴 시린 아픔도 없었다.
그렇다면 평생토록 내가 못 잊어 하던 그 그리움의 정체는 무엇이었을까?
이십여 년의 세월이 강물처럼 흘러간 뒤에야 나는 비로소 그것을 깨달았다.

청마 유치환의 ‘행복’이란 시가 떠오른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 빛 하늘이 훤히 내다 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던
더욱더 의지 삼고 피어 헝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 방울 연연한 진홍빛 양귀비꽃인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진정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행복하였네라.

그랬다. ‘사랑하였으므로, 진정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행복하였노라’고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첫사랑과의 재회가 있은 후 몇 년이 더 흘러 나는 한국으로 영구 귀국했다. 영원히 돌아오지 않을 것을 맹세하며 떠나온 조국으로 거의 삼십 여년 만에 다시 돌아온 것이다.
떠날 때와는 달리 내가 한국으로 돌아온 이유는 그와는 무관하다. 나는 이제 그를 애써 잊을 일도, 그로 인해 아파해야 할 일도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그와의 아름다웠던 사랑이 내가 이 세상을 떠나는 날 나와 함께 흙 속에 묻혀지기를 원하지 않는다. 사랑은 갔지만 그 추억은 영원히 지상에 남겨두고 싶다.

나는 최초의 모든 것들을 잘 잊지 못한다.
최초로 만난 사랑. 최초로 여행했던 곳. 그리고 최초로 경험한 모든 일들을 두고두고 못 잊어 그리워하곤 한다.

그 그리움의 끝에서 이 책이 완성되었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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