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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의 사랑

여수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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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1년 07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322쪽 | 490g | 153*224*30mm
ISBN13 9788932007502
ISBN10 8932007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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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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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질녘에 밀려나가는 썰물처럼 환청은 천천히 귓가에서 잦아들었다. 자취방 유리창 가득 늦가을 오전의 다사로운 햇살이 내리비치고 있었다. 장판 바닥에 엎디었던 몸을 굼벵이처럼 모로 누이며 나는 두눈을 가늘게 떴다. 명치 끝이 찢기듯이 아파왔다. 아름답구나, 하고 나는 문득 생각했다. 먼지는 진눈깨비 같았다. 먼 하늘로부터 춤추며 내려와 따뜻한 바닷물결 위로 흐느끼듯 스미는 진눈깨비......, 여수의 진눈깨비였다.
--- p.15
자흔의 눈길에는 온갖 미움과 질책과 원망 대신 형언 할 수 없는 쓸쓸함이 아득하게 배어 있어서, 어깨를 맞대고 있었지만 치 불러도 들을 수 없을 만큼 멀리 떨어져 앉은 낯선 사람처럼 느껴졌다.
얼마 안 있어 중년의 간호사가 자흔을 호명했다. 절름거리는 자흔을 부축하여 진찰실에 들어가자, 뒷머리를 짧게 치켜올린 젊은 의사는 라이트 박스안에 비친 엑스선 사진을 알루미늄 막대로 무성의하게 짚으며 그녀의 뼈에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말했다.
--- p.47
자정이 가까운 시각이었다. 이른 봄의 밤바람 끝이 쌀쌀했으나 그의 몸은 땀에 젖어 있었다. 왼편 인도를 달리고 있던 인규는 맞은 편에서 달려오는 승용차들이 자신의 몸을 덮치려 하는 것 같다고 느꼈다. 차들은 한산한 도로에서 마음껏 속력을 내고 있었다. 마침내 인규는 가로수에 손을 짚으며 멈추어 섰다.
--- p.59
인규는 언제부턴가 비정한 인간이 되어 있었다. 그가 마신 독이 그의 얼굴에 내정한 껍질을 응고시켜오고 있었다. 때로 인규는 자신의 비정함에 진저리를 쳤다. 그러나 이제 와서 그 껍질을 부술 수는 없었다.

그는 늦은 밤에 숲을 헤매다가 덫에 걸린 짐승과 같았다. 인생이 무엇인지 알기도 전에 그는 덫에 걸렸다. 그는 새벽을 기다렸다. 누구도 그를 도울 수 없었으므로, 울부짖고 신음하는 것에마저 지쳐버렸으므로 이제 그는 날카로운 덫에 찢기어 피가 흐르는 다리를 핥으며 기다렸다.
--- p. 75
이 길뿐일까, 하는 끈질긴 의문을 버리고 나니 마음이 편해졌던 기억이 난다. 되돌아나가기에는 너무 깊이 들어왔다고, 꺼질 듯 말 듯한 빛을 따라 계속해서 걸어갈 일만 남았다고 생각하자 미처 상상하지 못했던 안도감이 찾아왔었다. 물에 빠진 사람이 가라앉지 않기 위해 팔다리를 허우적거리는 것처럼 썼고, 거품을 뿜으며 수면 위로 얼굴을 내밀 때마다 보았다, 일렁이는 하늘, 우짖는 새, 멀리 기차 바퀴 소리, 정수리 위로 춤추는 젖은 수초들을. 그래서 나는 그들에게, 그들의 어머니인 이 세상에게 갚기 힘든 빚이 있다.

느릿하고 힘 부치는 걸음걸이를 견디어주고 힘을 불어넣어준 분들에게, 부끄럽지만 이 책을 밝은 정표(情表)로 드리고 싶다.
--- 머리말 중에서
서울로 돌아가는 버스는 눈 쌓인 대관령을 넘고 있었다. 고도 때문에 귀가 먹먹했다. 구토를 하여 다소 탈수 상태인 몸을 등받이에 기댄 채 나는 동걸의 새벽을 생각하고 있었다. 내가 야간 열차를 타고 태백산맥을 건너와 동해 바닷가를 거닐었다는 것은 꿈인 것만 같았다.
--- p.89
---상처의 시절은 단단히 기억하지,
밀려온 진눈깨비조차
참 따뜻한 나라라고 ----
-------김명인의 시 [여수]

여수, 그 앞바다의 녹슨 철선들은 지금도 상처 입은 목소리로 울부짖어대고 있을 것이다. 여수만(灣)의 서늘한 해류는 멍든 속살같은 푸릇푸릇한 섬들과 몸 섞으며 굽이돌고 있을 것이다.저무는 선착장마다 주황빛 알전구들이 밝혀질 것이다. 부두 가건물 사이로 검붉은 노을이 불타 오를 것이다.
[여수의 사랑]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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