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을 예로 들어봅시다. 예전에 근무했던 야마구치 초등학교에서 나는 100칸 계산(덧셈, 뺄셈, 곱셈), 나눗셈 100문항(나눗셈 A형), 나머지가 있는 나눗셈 100문항(나눗셈 B형, C형)을 날마다 아이들에게 시키고 시간을 쟀습니다.
100칸 계산에서 덧셈, 뺄셈, 곱셈을 2분 안에 풀 수 있으면, 학생들은 나눗셈 100문항도 2분 안에 풀 수 있게 됩니다. 그다음에는 나머지가 있는 나눗셈 100문항도 실력을 쌓아 5분 안에 해결할 수 있습니다. 학생들이 이 정도 계산 능력을 갖추면, 초등학교 수학에서 마주하는 어떤 문제도 어렵지 않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다시 말해, 아이들이 수학에서 벽에 부딪치는 이유는 기초적인 사칙연산을 해결하는 데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 pp.19-20
‘음독(音讀)’은 소리 내어 읽는 것을 말합니다. 이 방법은 아이들의 기초 학습 능력을 높이는 데 효과가 매우 좋습니다. 언뜻 보면 단순히 읽기만 하는 것 같지만, 음독을 반복하는 것은 이해력과 암기력을 높입니다. ‘큰 소리로 소리 내어 읽으면 뇌 전체가 활성화되어 아이들의 지능에 상당히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와 있습니다. --- p.43
나는 그중 두세 명 정도만이라도 문제를 풀 수 있다면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절반도 넘는 아이들이 아무런 힌트 없이 혼자 힘으로 문제를 풀어내더군요. 푸는 데 애를 먹었던 나머지 아이들도 약간의 힌트를 주자 15분쯤 뒤에는 거의 전원이 정답을 적었습니다. 6학년 담임선생님은 물론, 몰래 수업을 훔쳐보던 나도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 pp.70-71
이런 방식에 따라 노트를 정리하면, 노트만 봐도 아이가 자율 학습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바로 알 수가 있지요. 선생님도 아이들의 노트를 살펴보면서 지도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노트를 보면 수업 칸과 자습 칸의 기록한 양이 일정하지 않은 경우가 있습니다. 예습이나 복습을 하지 않은 경우에는 자습 칸이 공백으로 남은 채 수업 칸만 채워져 있을 수도 있지요. 그럴 때에는, 수업 칸과 자습 칸이 엇비슷해질 정도로, 복습한 내용을 적도록 합니다. 메모 칸은 남의 이야기를 집중해 듣는 훈련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채우는 것을 연습해야 합니다. --- pp.168-169
글을 쓸 주제를 찾지 못하거나 주제에 집중해 이야기를 풀어갈 줄 모르는 이런 아이들에게는, ‘테마 일기’를 쓰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테마 일기란, 아이들이 이야기하고 싶은 주제를 하나 선택해 그것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입니다. 주제 하나에 대해 이렇게 저렇게 생각한 다음, 그 생각과 느낌을 다양한 방식으로 글로 옮기는 것이지요. 이런 식으로 일기를 쓰면 아이는 주제를 고르는 과정, 주제를 하나하나 뜯어보거나 곰곰이 생각하는 과정, 또는 자신의 느낌이 어땠는지 돌아보는 과정을 거칠 수 있습니다. 그런 다음에는 그 느낌을 잘 전달하려면 어떤 식으로 표현해야 할까에 대해서도 고민할 수 있고요. --- pp.175-176
한동안 암기 학습의 폐해가 지적되면서, 최근에는 체험 학습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졌습니다. 그러나 체험 학습만을 중시하며 반복 학습을 소홀히 하다 보면, 아이들의 학력에 구멍이 날 수밖에 없습니다. 반복적인 문제 풀이를 바탕에 두지 않을 때, 체험으로 이루어진 학습은 지식으로 정착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종이 위에서 이루어지는 반복 학습이 없으면, 체험을 통해 얻은 것들은 모두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물 흐르듯이 빠져나가고 맙니다. 따라서 체험을 통해 얻은 여러 가지 지식들을 탄탄하게 다지기 위해서는 기초학력을 높여주는 반복 학습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 pp.201-202
하지만 반복해 학습을 하려면 방법이 복잡해서는 안 됩니다. 만약 역사 과목 문제집이 복잡한 개념과 사고력을 요구하는 것이었다면, 아이들은 문제집을 한 번 접하는 것만으로도 쉽게 지쳤을 것입니다. 일문일답식으로 구성되었기 때문에 음독과 암기가 여러 차례 가능했던 것이고, 결과적으로 학습 능력이 뒤떨어지는 아이까지도 실력을 높일 수 있었던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수학의 경우에는 100칸 계산법을 제시하고, 국어의 경우에는 고전을 암기해 음독하는 방식을 제시했습니다. 언제나 아주 단순한 방법을 적용시킨 것이지요. --- pp.212-213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