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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라 켈리는 누구인가?

베라 켈리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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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7월 08일
쪽수, 무게, 크기 320쪽 | 486g | 140*210*30mm
ISBN13 9791196732400
ISBN10 119673240X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그 바의 무언가가 내 시선을 붙잡았다. 내가 잘 아는 약간 가라앉은 분위기의 바였는데, 그곳의 원기왕성한 손님들이 이웃집에서 경찰에 항의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애써 목소리를 낮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문지기와 담배를 피우고 있던 한 여자가 내 시선을 눈치채고 내게 윙크를 건넸다. 사랑스럽고 느린 윙크였다. 그녀의 머리카락은 짧았고 포마드를 발라 뒤로 넘겨져 있었다. 순간 고향에 온 것 같은 안도감이 북받쳐 올라왔다. 슬픔의 감정도 같이 밀려들었는데, 그건 내가 결코 거기에 들어갈 수 없다는 걸 알기 때문이었다. 임무 수행 중에 너무 위험한 행동이었다.
--- p.23~24

나도 마음만 먹으면 매력적이 될 수 있었다. 기본적인 요령만 있으면 되는 것이었는데, 핵심은 공허하면서도 성의 있는 반응을 보이는 것, 상대가 어떤 성격이든 절대 거스르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 p.51~52

“아름다운 도시야.” 내가 말했다. 나는 말하면서 그것이 내 진심임을 깨달았다. 나는 내 아파트 발코니와 잠 못 이루는 새벽 5시에 거기서 바라본 거리의 풍경을 생각하고 있었다. 푸른 공기, 밤사이 평화로이 물속에 잠긴 듯 보이는 도시, 잔잔하게 물결치는 나무들, 소리 없이 혼란에 빠진 새들의 풍경을. 그 시각에 나는 남자들이 빌딩 그림자 속에서 서로 팔짱을 낀 채 걸어가거나 버스 정류장에서 잠시 손을 움켜잡는 모습을 때때로 목격하기도 했다. 결국 도시에는 모든 것들이 그렇게 흘러들어오는 법이다. 빅토리아가 이 모든 생각을, 이곳을 늘 멀리서밖에 볼 수 없는 사람의 어렴풋한 시적 정서를 읽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p.61

남자와 함께 집에 간 것은 오랜만이었고 나는 옛날로 돌아가 그 시절의 각본대로 움직이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여느 여자애들과 마찬가지로 나도 소설이나 영화를 통해 그런 각본들을 배웠다. 그가 방을 가로질러 오기를 기다리고, 그가 긴장하며 술잔을 다시 채우는 모습을 지켜보고, 나중에는 한층 작아진 몸으로 숨을 헐떡이다 그가 흡족해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식의 각본 말이다. 반면 여자들과는 둘이 무엇을 하든 늘 최초로 하는 것 같았고 우리가 그것을 발명해낸 것 같았고 매번 할 때마다 우리가 누구인지를 스스로 결정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 p.73

모국에서 살 때도, 나는 레즈비언 바에서 체포되면 직장을 잃을 것이고, 만약 직장을 잃으면 싸구려 여인숙 같은 곳을 전전하게 되리란 걸 알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바 출입을 멈추지 않았는데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인생이 마른 쓰레기처럼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 p.111

긴 근무를 마치고 새벽에 집으로 돌아오는 동안 나는 정신이 딴 데 팔려 있기 일쑤였고, 방송국에서 일이 더디게 진행되는 밤이면 몽상에 잠기곤 했다.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그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비밀스러운 삶, 독립, 내가 필요로 하는 것보다 많은 수입. 이 모든 건 다 내가 바라는 바였다. 나는 내가 무엇을 잃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좀처럼 생각을 집중할 수가 없었다. 위험이 따를 것이다. 그러나 나는 스물두 살이었고 나 자신에 대한 위험을 진지하게 생각하지 못했다.
--- p.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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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늘 읽고 싶어 했던 문학적이고 여성 주도적인 스파이 소설……… 로잘리 크넥트는 섬세하고 탁월한 재능을 지닌 작가로 그녀의 서정적인 목소리는 이 빛나는 소설에 예상치 못한 감정적 깊이를 불어넣는다.”
- 에이미 스튜어트 (『여자는 총을 들고 기다린다』 저자)
“시선을 사로잡는 미묘하고 아름답게 쓰인 작품…… 도시를 거니는 쿨한 산책자 같은 책이다. 세속적이고 삐딱하며, 서두르는 법은 없지만 절대 느리지도 않다. 이 책은 지난 세기 중반에 시선을 던지며 어째서 세상이 여전히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고 있는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 [뉴욕 타임스 북 리뷰]
“이 소설에는 당신이 스파이 소설에서 원하는 모든 것이 있지만 여기엔 무언가 이상하고 전복적인 것도 꿈틀거리고 있다. 크넥트는 대단히 지적인 작가로 나는 그녀가 계속 스파이 소설을 써주기를 바란다. 이 장르가 종종 필요로 하는 것이 바로 이런 자극이기 때문이다.”
- [리터러리 허브]
“냉소적이고 지적이며 짜릿하게 독창적이다. 로잘리 크넥트는 종잡을 수 없는 거침없는 여성 캐릭터를 선보이며 여성 스파이 소설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을 뿐만 아니라 스파이 소설을 통쾌하게 퀴어화시켰다. 이 책과 베라가 나는 너무나 좋았다. 당장 이 책을 읽으라!”
- 코트니 마움 (『네가 없어도 이렇게 즐거운걸)』 저자)
“로잘리 크넥트의 영리하고 유쾌한 글쓰기 덕분에 당신은 당신이 아는 모든 사람이 이 책을 읽어서 베라 켈리라고 하는 완전히 독창적이고 탁월하게 전복적인 캐릭터에 대해 그들 모두와 얘기를 나눌 수 있게 되기를 바랄 것이다.”
- [나일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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