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전교일등의 비애
전교 일등의 숙명적 두려움을 아는가? ‘넘사벽’이라고 불리는 전교일등이 실은 넘을 수 없는 견고한 벽이 아니다. 벽은커녕, 그 자신이 매일 파들파들 떨면서 불안하고 초조한 나날을 보내는 가녀린 존재라는 사실…….
중간, 기말 시험을 두 달쯤 앞두고부터 벌써 소화불량에 편두통, 기분 나쁜 미열이 이마와 볼에 열꽃을 피운다.
죽어라 수학만 파는 애가 옆 반에 있다거나 영어에 목숨 걸었다는 아이들 얘기가 들려올 때면 가슴이 부들부들 떨리고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다. --- p.12
#2 무한 도돌이표를 반복하다
결정적으로 더 어려웠던 일은, 어떤 학과를 선택하는가 하는 문제였다. 합격 가능성도 고려해야하지만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도 반영해야 할 터인데, 그런 것을 생각해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인문계열의 여러 개 학과를 도돌이표로 무한 반복하다가 다시 원위치 하곤 했던 것이다. --- p.16
#3 스쿨팜 활동
‘(전략) 호박덩굴과 고구마줄기가 잘 자라고 잡초걱정을 덜고 비도 자주 와 물을 줄 필요도 없었지만 문제는 따로 있었습니다. 호박덩굴의 바다에서 호박을 찾는 일, 찾아 옮기는 일, 구매자에게 배달하는 일. 이 세 가지 일은 간단명료하지만 터무니없이 힘든 일이었습니다. 호박은 서리 전까지 5차례 수확했는데 호박을 수확하는 동안 새로운 호박이 자라났기 때문입니다. 설상가상으로 고구마는 늦은 수확으로 무처럼 커져 땅에서 바위를 빼는 것처럼 힘든 작업이 되었습니다. (후략)’ --- p.32
#4 빅데이터
③ 빅데이터를 지배하는 통계의 힘 / 니시우치 히로무 / 신현호
‘빅데이터’라는 단어는 언제부터인가 신문과 잡지, 인터넷에 자주 등장하였고, 그저 ‘좋은가보다’라는 막연한 생각을 가졌습니다. 하지만 학급 추천도서였던 이 책에서 빅데이터의 의미와 통계의 활용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빅데이터란 일차적으로는 양이 방대해 종래의 방법으로는 수집, 저장, 검색, 분석하기 어려운 데이터이며, 이차적으로는 그런 데이터를 여러 기법을 이용해 유의미한 정보로 만들어내는 과정을 말합니다. 책에서는 통계기법과 통계학의 활용사례를 소개했는데, 그중 회귀분석을 이용해 평균기온에 따른 우리 집 월 가스 사용량을 예측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책에서 소개한 도요타의 ‘가이젠’을 통한 부분최적화의 개선 방법을 스쿨팜 활동에 활용하기도 했습니다. 관리의 정도를 조절할 때 작물의 생존율을 바탕으로 최소한의 관리 정도를 파악해 소요시간을 최소화하였고, 이는 투입 절감으로 이어졌습니다. 빅데이터의 의의와 통계학적 리터러시의 필요성을 깨닫는 경험이 되었습니다. --- p.45
#5 생각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생각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생각’을 ‘생각’하는 이상한 논리 구조에 빠졌지만 이건 매우 흥미로웠다. 생각한다는 것을 전반적으로 규명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나는 이러한 고민 덕분에 생각의 구조에 대해 좀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었다.
‘알고리즘 행성 여행자들을 위한 안내서’를 읽었는데. 간단히 말하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합한 방식을 찾아가는 방법이었다. 그러니 이 ‘알고리즘’을 잘 이해하고 구사할 수 있으면 똑똑해질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책에서는 그래서, 과학의 출발에는 ‘직관’이 있는 법이지만 ‘다양한 문제를 알고리즘적으로 보도록 노력’ 하기를 권하고 ‘문제를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 ‘문제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에 대해 다시 생각할 것은 없는가’를 묻는다. 결정적으로 이러한 방식은 ‘알고리즘적으로 사고하는 법’이며, 그리고, ‘알고리즘이야말로 우리가 가진 창의성을 발현하며 그것을 보여줄 수 있는 예가 된다’는 것이다. 좀 어려웠지만 생각의 방법을 정리하면 이해할 수 있는 일이었다. --- p.49
#6 곰들의 강화학습과 인공지능
곰이나 개미핥기가 개미굴에 자기 손(또는 혀)을 넣었다 뺐다 하면서 개미를 잡아먹는 장면을 볼 수가 있는데 곰에게는 이것이 일종의 학습이다. 곰이 개미굴에 손이나 나뭇가지를 넣었다 뺐다 하는 행위로 인해 개미(먹이)라는 ‘보상’ 을 얻는 것이다. 곰은 이 보상 때문에 이 행위를 반복적으로 하게 된다. 이러한 내용을 computer scinece나 robot engineer에 대응하여 생각해보면 인공지능 ‘알파고’의 자기 훈련과정을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강화학습은 일반적 지도학습과는 다르게, 행위가 끝난 뒤에 이 결과를 놓고 잘 했나 못 했나를 판단하게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컴퓨터가 행한 모든 행위에 대해서 결과 값을 ‘승리’, ‘패배’, ‘무승부’ 3가지 결과로 나타내고 이 결과에 따라 보상을 적당히 ‘분배’ 하면 끝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인공지능은 기계학습을 스스로 해나가는 것이고 이러한 연산, 훈련이 오래 될수록 가장 이상적인 방법을 습득하게 되는 것이다. 알파고가 이세돌은 이긴 것은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이다.
나는 인간의 학습과정과 동기부여 방식이 인공지능의 훈련과정에 활용된다는 사실이 놀랍고 신기했다. 그리고 그 발전의 수준에 대해 궁금증이 더했다. 나는 이미 인공지능의 알고리즘 체계 한가운데 들어선 것과 마찬가지였다. --- p.53
#7 결정불능증후군
콜롬비아 대학 쉬나 아이엔가 교수의 선택 실험이 있다. 탁자 위에 6가지 종류의 잼을 진열한 탁자와 24가지 종류의 잼을 진열한 탁자가 놓여있고 피 실험자들은 위 2가지 탁자위에서 사고 싶은 잼을 선택해 사도록 한 것이다.
단순히 생각하면 많은 종류의 잼이 진열된 탁자에서 자신의 취향에 맞는 잼을 선택한 사람들이 많을 것 같지만 결과는 반대였다.
6개 종류의 잼이 진열된 탁자에서 잼을 구입한 사람들은 30%에 이르렀지만 24개의 잼이 진열된 탁자에서 잼을 구입한 사람은 3%에 불과했다.
--- p.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