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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렴, 사랑하고 말고!

아무렴, 사랑하고 말고!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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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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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2년 09월 05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52쪽 | 326g | 173*235*15mm
ISBN13 9788932373294
ISBN10 8932373299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글 : 킴 풉츠 오케손 Kim Fupz Aakeson
1958년 덴마크에서 태어났다. 1982년에 만화가로서 활동을 시작했고, 1984년부터 글을 쓰기 시작하여 지금은 그래픽 소설과 영화 대본 작가로서 활약하고 있다. 특히 ‘비텔로’에 관한 그래픽 소설 시리즈는 대단한 반응을 일으켰으며, 덴마크에서 가장 성공적인 영화들 중 하나인 「오직 하나뿐인 그대」, 2006년 베를린영화제에서 은곰상을 수상한 「소프」 등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여러 영화의 대본을 썼다. 아동문학 작가로서는 2001년 독일청소년문학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그림 : 에바 에릭손 Eva Eriksson
1949년에 스웨덴의 할름스타드에서 태어났다. 스웨덴 미술학교를 졸업하고 1977년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래 아주 많은 어린이 책에 삽화를 그렸다. 스웨덴에서 가장 사랑받는 삽화가들 중 하나로, 유머와 따뜻함이 넘치는 섬세한 그림 표현으로 유명하다. 2001년 아스트리드린드그렌상을 포함해 수많은 상을 받았다.
역자 : 김경연
1956년에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울대 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독일 문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프랑크푸르트 대학에서 아동?청소년 환상 문학 이론으로 박사 후 연구를 했다. 현재 아동. 청소년 문학 평론가 및 번역가로 활동해요. 옮긴 책으로 『행복한 청소부』, 『바람이 멈출 때』, 『오늘의 일기』, 『책 먹는 여우』, 『조금만, 조금만 더』, 『숲 속 산책』, 『이걸 어째, 코끼리 코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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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르스텐은 빌리를 가장 친한 친구라고 생각하지는 않아. 사실은 가장 안 친한 친구야.
가장 친한 친구는 요나스와 그레거스지. 요나스는 엄마, 아빠랑 다른 도시로 이사 갔고,
그레거스는 장난감이 많은 아랫동네 아이하고 친해졌어. 그래서 빌리만 남은 거야.
토르스텐은 친하지 않은 친구라도 친구가 전혀 없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해.
빌리는 나비넥타이를 맬 줄 아는 걸 자랑스럽게 생각해. 빌리는 주근깨가 많아.
중요한 건 아니고, 그냥 그렇다는 말이야.
……
“저, 방 치웠어요.” 토르스텐이 말했어.
“그런데 목소리가 왜 그래?” 아빠가 물었어.
“원래 제 목소리가 이런데요.” 토르스텐이 말했어. 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었지.
보통 때보다 더 귀여운 목소리로 말하려고 했거든. 자기 방을 치울 수 있는 귀여운 아이는
목소리도 귀여워야 할 테니까.
……
토르스텐은 자기 몸 냄새를 맡아 보았어. 이번에는 풀 냄새조차 나지 않았어.
분홍색 아기에 맞설 가망은 전혀 없었어. 엄마와 아빠는 냄새를 맡아 보고 아기를 사랑할 거야.
하지만 토르스텐이 할 수 있는 건 없었어.
……
빌리는 토르스텐을 위로하려고 애썼어.
“아기가 오면 넌 어린이집에 갈 수 있을 거야.” 빌리가 말했어.
“흠.” 토르스텐은 그게 멋진 일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지.
“아기가 없는 사람이 너를 입양할 수도 있겠다. ‘좋아. 우리는 다른 사람들처럼 사랑스런 아기를
가질 수 없으니 이 녀석으로 때우지 뭐. 어쩔 수 없잖아.’ 이렇게 생각하면서 말이야.”
토르스텐은 그것도 별로 멋진 일 같지 않았어. 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
어쩌면 아무 대책도 없는 것보다는 나을 테니까.
……
언젠가 아우구스타라는 여자애가 토르스텐에게 물었어.
“우리, 사귀는 게 어떠니?”
“왜?” 토르스텐은 되물었지.
“왜긴.” 아우구스타가 말했어. 아우구스타의 머리는 곱슬머리가 아니라 생머리였어.
“왜긴 뭐?”
“누구든 사귀는 사람이 있어야 하는 거 아냐? 사람은 누군가를 사랑해야 하잖아.”
“사귀게 되면 어떻게 하는데?”
“손을 잡고 다니는 거야. 그게 진실한 사랑이야.” 아우구스타가 말했어.
“미안하지만 난 그런 거 싫어.” 토르스텐이 말했어.
“넌 바보야.” 아우구스타가 말했어.
아우구스타는 빌리에게도 사귀자고 했지만, 빌리도 그런 건 역겹다고 대답했지.
……
“난 어른이 되면 토요타 아벤시스를 갖고 싶어.” 빌리가 말했어.
“왜?”
“우리 아빠가 그거 되게 멋진 차라고 했거든.” 빌리가 말했어.
“너네 아빤 어디 계신데?”
“이사 가셨어. 우리 엄마를 더 이상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래. 지금은 아무도 엄마를 사랑하지 않아.
아빠는 지방자치단체라나 뭐라나 하는 데서 일하는 여자를 사랑해. 이름은 니나인데, 가슴이 작아.”
“넌 어때?” 토르스텐이 물었어.
“내가 뭐가?” 빌리가 되물었어.
“네 아빠는 너도 더 이상 사랑하지 않아?” 토르스텐이 다시 물었어.
“음, 아빠는 크리스마스 선물로 닌텐도를 주셨어. 생일에는 아마 새 게임 두 개를 받을 거야.”
“멋지다.”
하지만 빌리는 행복해 보이지 않았어. 토르스텐은 작은 가슴과 큰 가슴에 대해 잠시 생각해 봤어.
……
“우리 할머니가 그러시는데, 새 아기가 생길 때마다 더 많은 사랑이 생긴대.”
“우리 할머니는 돌아가셨어.” 빌리가 말했어.
“우리 할아버지도 돌아가셨어.” 토르스텐이 말했어.
“난 아빠가 죽었으면 좋겠어. 빌어먹을 아빠.” 빌리가 말했어.
토르스텐은 잠자코 앉아 있었어. 보아하니 빌리가 울 것 같았거든. 그리고 우는 친구,
그것도 나름 친한 친구를 어떻게 다룰지 토르스텐은 알지 못했어.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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