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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클레어 1

디클레어 1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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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09월 05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412쪽 | 500g | 128*188*30mm
ISBN13 9788932915852
ISBN10 8932915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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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 위한 계획이라.」 시어도라가 계속해 말했다. 「지금 논쟁이 되는 부분들은 우리 계획과는 그다지 상관이 없단다.」시어도라는 땅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걸었고, 손을 들어 헤일의 말을 미리 막았다. 「이 이상은 말해 줄 수 없겠구나. 넌 독일어를 읽고 말할 수 있고, 무선 기술 잡지를 구독했고, 공산당 모임에서 체포됐어. 그러니 장담컨대, 곧 어…… 포섭자가 접근해 올 거다. 그자에게 설득당했으면 좋겠다. 연기는 하지 마라. 영국이든, 뭐든 그쪽 계통의 것을 증오하는 척하지 말란 말이야. 그냥 진짜로 보일 만한 상태로 있어. 넌 정치에 무지한 젊은이고, 공산주의가 유행이라 공산주의에 끌렸을 뿐이고, 지금은 의도치 않은 경범죄로 경찰에 체포된 뒤 대학에서 쫓겨나기까지 해서 분개했을 뿐이야.」 시어도라는 헤일에게서 시선을 떼고 실눈으로 떠오르는 태양 쪽을 보았다. 「필시 넌 불법으로 이 나라를 떠나게 될 거야. 그 경우, 네 앞으로 체포 영장이 발부되고, 반역죄니 기타 등등으로 기소도 되겠지. 나중에 모두 기각되도록 손써 주마.」
「제가… 스파이가 되는 건가요?」 시어도라의 말뜻을 이해하고 스파이란 단어까지 생각해 내고 나니, 헤일은 너무나 지쳐 더 말하기도 힘들었고 그에 대한 판단도 내릴 수가 없었다.--- pp.77-78

카샤낙은 전율하고 있었고, 다가오는 회오리바람에서 시선을 떼지 않았지만, 손을 양복 상의 주머니에 넣어 양날로 된 특수부 대원용 단검을 꺼냈다. 헤일은 칼을 받아 얽혀 있는 밧줄을 45센티미터쯤 끊어 냈다. 그런 뒤, 떨리는 손가락을 재빨리 놀려, 남은 밧줄 끝에서 길게 실을 풀어냈다. 헤일은 그 실을 이용해 가로장과 칼자루 끝에 짧은 밧줄을 묶었다. 밧줄은 고리 모양이었다.
비록 고리가 단검 손잡이 때문에 양분되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헤일은 앙크를 만들었다. 헤일은 엘레나가 자신의 등 뒤에서 큰 소리로 〈성모송〉을 읊는 것을 들었다. 스페인어였다. 헤일은 깊은숨을 들이쉬고 라틴어로 〈주기도문〉의 몇 음절을 중얼거리려 애썼다. 이윽고 헤일은 단검의 날 아래쪽을 잡고 일어나 임시로 만든 앙크를 머리 위로 들어 올렸다. 헤일은 마치 자석의 저항력에 대항하듯, 공중으로 앙크를 밀어 올려야 했다.
한순간, 모든 생각과 정체성이 헤일의 머릿속에서 싹 사라졌고, 무릎에서 힘이 풀렸다. 헤일이 주저앉으려는데, 손에 쥔 앙크가 갑자기 위로 당겨졌다. 이윽고 강력하게 기습하던 초자연적 존재가 돌연 힘을 거두었다. 헤일은 다시 자신이 누구인지 느꼈다. 헤일은 뻔뻔하게도 감히 신 같은 존재의 앞에 선 아주 작고 지각력이 있는 철면피였다.
--- pp.393-394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사생아로 태어나 자신도 모르는 사이 영국 비밀 정보기관의 일원으로 훈련을 받아 온 앤드루 헤일. 그는 제2차 세계 대전 발발 후 〈외삼촌〉이라는 명목으로 자신을 찾아온 시어도라의 지시를 받아 소련의 명령을 따르는 척하며 정보를 빼내는 이중 스파이 역할을 하게 된다. 소련이 수호천사로 삼기 위해 이슬람교의 정령 진을 불러내고자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헤일은 〈디클레어〉라는 비밀 작전을 통해 진의 소환을 저지하려 하는데…….
케임브리지 출신 엘리트로 영국과 소련의 이중 스파이로 활약하며 20세기를 뒤흔든 킴 필비 사건을 모티브로 한 판타지 스릴러. 세계 곳곳을 배경으로 성서와 코란의 계시 및 아랍 설화 속 정령과 스파이들의 첨예한 두뇌 싸움이 절묘하게 맞물린 파워스 최고의 걸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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