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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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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09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186쪽 | 128*188*20mm
ISBN13 9788964068786
ISBN10 89640687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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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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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자 : 노승욱
서울 출생으로 서울대학교대학원 국문학과에서 ≪황순원 문학 연구≫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와 인하대, 서울시립대 등에서 강의했으며 현재 포항공과대학교 인문사회학부 대우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황순원 문학의 수사학과 서사학≫(지식과교양사, 2010)이 있으며, 주요 논문으로는 <황순원 ≪인간접목≫의 서사적 정체성 구현 양상>, <1930년대 경성의 전차체험과 박태원 소설의 전차 모티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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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어가선 가만히 드려다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펄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저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엽서집니다. 도로 가 드려다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저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펄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追憶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살구나무 그늘로 얼골을 가리고. 病院 뒷뜰에 누어, 젊은 女子가 힌옷 아래로 하얀 다리를 드려내 놓고 日光浴을 한다. 한나절이 기울도록 가슴을 알른다는 이 女子를 찾어오는 이, 나비 한 마리도 없다. 슬프지도 않은 살구나무 가지에는 바람조차 없다.

나도 모를 아픔을 오래 참다 처음으로 이곳에 찾어왓다. 그러나 나의 늙은 의사는 젊은이의 病을 모른다. 나안테는 病이 없다고 한다. 이 지나친 試鍊, 이 지나친 疲勞, 나는 성내서는 않 된다.

女子는 자리에서 일어나 옷깃을 여미고 花壇에서 金盞花 한 포기를 따 가슴에 꼽고 病室 안으로 살어진다. 나는 그 女子의 健康이-아니 내 健康도 速히 回復되기를 바라며 그가 누엇든 자리에 누어 본다.

*窓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六 疊 房은 남의 나라,

詩人이란 슬픈 天命인 줄 알면서도
한 줄 詩를 적어 볼가,

땀내와 사랑내 포그니 품긴
보내 주신 學費 封套를 받어

大學 노-트를 끼고
늙은 敎授의 講義 들으려 간다.

생각해 보면 어린 때 동무를
하나, 둘, 죄다 잃어버리고

나는 무얼 바라
나는 다만, 홀로 沈澱하는 것일가?

人生은 살기 어렵다는데
詩가 이렇게 쉽게 씨워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六 疊 房은 남의 나라.
窓밖에 밤비가 속살거리는데,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곰 내몰고,
時代처럼 올 아츰을 기다리는 最後의 나,

나는 나에게 적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慰安으로 잡는 最初의 握手.

*손가락에 침 발러
쏘-ㄱ, 쏙. 쏙
장에 가는 엄마 내다보려
문풍지를
쏘-ㄱ, 쏙. 쏙

아츰에 햇빛이 빤짝,

손가락에 침 발러
쏘-ㄱ, 쏙. 쏙.
장에 가신 엄마 돌아오나
문풍지를
쏘-ㄱ, 쏙. 쏙.

저녁에 바람이 솔솔.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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