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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궁전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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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7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272쪽 | 452g | 153*224*20mm
ISBN13 9791187413462
ISBN10 11874134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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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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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산티아고에 입성했다. 콤포스텔라 성당에서 완주한 순례자를 위한 축하예배가 있었다. 성당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마음의 문이 활짝 열렸다. 고난의 순례길을 동행하면서 외로움과 슬픔을 다독여준 지극한 남편의 사랑이 벅차게 밀려왔다. 그 사랑의 힘으로 모든 것을 해낸 것 같아 감동의 전율과 눈물이 주체할 수 없이 마구 쏟아졌다.
남편에게 편지를 썼다.
“여보, 어렵고 힘든 순례길을 안전하게 지켜주며 함께 걸어, 외롭지 않고 행복했습니다. 한평생을 넘치도록 사랑해주었고 천국 가는 길에서까지 베푼 사랑에 정말 감사합니다. 보너스로 준 이 마지막 20일 간의 동행으로 이별의 아쉬움과 슬픔이 사라졌습니다. 내일이면 당신이 내 곁을 떠난 지 49일이 됩니다. 이제 당신을 선선히 보내드립니다. 만날 날까지 천국에서 평안하십시오. 사랑합니다.”
---「산티아고 순례길의 동행」중에서

… 7대조 묘소들이 앞산 뒷산에 모셔졌는데 벌초하는 일이 심각했다. 지금까지는 집성촌에서 벌초를 해왔고, 벌초대리업체에도 맡겨봤지만 유지가 안 되고 자손들이 늙어 더 이상 벌초는 불가능해졌다. 오랫동안 꼼꼼히 구상해오던 묘지개혁을 할 때가 되었다. 어른들의 화장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30년 넘게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때가 되니 빠르게 화장문화가 확산되었다. 집안 어른들이 모인 자리에서 우리 의견을 내놓았다. 반대 없이 만장일치로 통과되었다. 큰집을 믿고 따라준 일가들의 결단과 용기가 고마웠다.
장의사, 조경회사, 석물회사와 상의하여 설계를 치밀하게 마쳤다. 공사를 할 때 파묘 후 유골을 하루 안에 땅으로 매장해드려야 한다는 불문율 때문에 포클레인을 여러 대 투입하고 동시다발로 파묘가 시작되었다. 시작 전에 술 한 잔 붓는 신고식에는 제주가 있어야 했다. 그런데 남편과 나, 단 둘뿐이었다. 서울에서도, 동네 집성촌에서도 한 사람도 오지 않았다. 우리는 날듯이 이리저리 뛰고 또 뛰었다. 장의회사에서 동원된 인부들로 파묘하는 즉시 화장장으로 실어 날랐다. 우리의 간절함이 하늘에 닿아 하루 안에 유택으로 평안히 모실 수 있었다. 조경공사는 그러고도 며칠 더 걸렸다.
‘충남 홍성군 금마면 신기리 선산’에 잘 생긴 용 거북의 받침 위에 단아한 ‘해주오가지묘(海州吳家之墓)’ 비석이 세워졌다. 500평 조경은 잘 단장된 정원이 되었다, 사철 푸르른 아름드리 소나무들과 어울리게 조경한 꽃나무들의 향기는 유택을 향기롭게 한다. 천 년 후손들까지도 사용가능하게 설계된 추모공원, 30세손의 공이었다. 손부와 자부와 아내의 의견을 존중하고 사랑의 마음으로 받아들여서 개혁을 이루어주신 3대 세 분 어른의 덕이 컸음은 물론이다.
---「합리적 변혁」중에서

… 내가 본격적으로 걷기를 시작한 것은 40세부터였다. 대학 졸업 후 15년 되던 해에 시할아버님이 돌아가시고 제사가 대폭 줄어 시간 여유가 생겼다. 39세 되는 가을 학기에 대학원 공부를 시작했다. 과로로 병이 왔다. 심장을 조절하는 자율신경에 실조증이 생겨 심장 쇼크가 자주 일어났다. 의사의 처방은 걷기였고 걷기는 생활화되어야만 했다. 그 무렵 베스트셀러였던 김영길의 책 『누우면 죽고 걸으면 산다』가 나의 교과서가 되었다. 걷다가 과(過)해서 몸살이 나고 겁이 나도 저자의 말을 굳게 믿고 그 결심을 지켜나갔다. 어쩌다 걷기가 싫어지면 심장이 쪼여오던 고통을 생각하며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무작정 걸었다.
---「20대에 만난 나의 롤모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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