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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그 이름만으로 2
eBook

사랑, 그 이름만으로 2

[ EPUB ]
심윤서 | 가하 | 2012년 09월 06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0 리뷰 39건 | 판매지수 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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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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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2년 09월 0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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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일부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5.00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17.8만자, 약 5.6만 단어, A4 약 112쪽?
ISBN13 97889664736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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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심윤서
글을 쓴다는 것에 스스로 위안을 받으며
가슴 따뜻한 이야기를 오랫동안 쓰고 싶다는
소망을 언제나 기도한다.

출간작
『로스트』
『메리크리스마스』
『당신은 가벼운 남자』
『사랑 그 이름만으로』
『우애수』
『허니비 모놀로그』
『난다의 일기』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언니야, 그럼 우리 아빠도 누군가에게 죽을 수 있어?”
“죽긴 왜 죽어? 이건 그냥 소설일 뿐이야.”
그렁그렁 눈물이 맺힌 효재의 눈가를 닦아주고 이재는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을 마룻바닥에 휙 던져버렸다.
“은이재, 왜 아픈 애한테 그런 책을 읽어 주는 거니? 라스꼴리니코프의 불행은 그가 터무니없는 서구적 사유체계에 빠져 있었다는 거야. 결국 영웅론의 희생물일 뿐이라구.”
냉정하고 차가운 말투와는 다르게 선재의 나긋한 흰 손이 열이 올라 발개진 효재의 뺨을 다정하게 쓸어주었다.
“효재야, 아직 네겐 어려운 책이야. 이 다음에 중학교 가서 읽어. 아니, 굳이 안 읽어도 돼.”
“으아앙.”
언니들의 대화를 듣고 있던 민재가 갑자기 울음을 터트렸다.
“그럼, 효재 언니가 죽는 거야?”
웬 뚱딴지같은.
선재와 이재와 효재의 황당한 시선이 인형처럼 사랑스런 얼굴로 쏠렸다.
“흐윽. 희생물이랬잖아. 그럼, 죽는 거잖아.”
이재는 사오정같이 앞뒤 다 자르고 자신이 듣고 싶은 부분만 듣고 이상하게 해석하는 민재의 놀라운 능력을 감탄하며 쿡쿡 웃음을 터트렸다.
“쿡쿡. 민재야. 그런 말이 아니라, 아아. 뭐라고 해야 하나? 은민재, 너 중학교 3학년이 되면 꼭 이 책 읽어야 해. 읽고 감상문 언니 보여줘? 알았지?”
“응. 그럼 효재 언니, 안 죽는 거지?”
민재는 효재의 손을 꼭 쥐며 눈물을 글썽였다.
“뭐? 하하. 민재야, 효재는 이제 곧 건강해질 거야. 걱정 안 해도 돼.”
“정말?”
언제나 몸이 약한 효재의 곁에 꼭 달라붙어 자는 민재였다.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효재의 이마에 자신의 이마를 가만히 대어보는 민재였다. 효재보다 한 살 어린 민재는 오히려 효재보다 키도 컸고 몸무게도 더 많이 나갔다. 나란히 걸어가면 사람들은 당연히 민재가 언니라고 생각했다. 효재가 아플 때마다 자신의 지나치게 튼튼한 몸이 미안한 민재였다.

“언니야, 있잖아……. ‘죄와 벌’ 읽었거든.”
창턱에 턱을 괴고 정원을 내려다보는 민재는 명화 속의 소녀처럼 고혹적이었다. 이제 막 샴푸를 했는지 촉촉하게 물기를 머금은 까만 머리카락이 저녁바람에 부드럽게 남실거렸다. 중학생이 된 민재는 선명한 색채를 가진 숨이 막히도록 매력적인 소녀가 되었다. 묘하게 붉은 입술이 인상적인, 마치 베르메르의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처럼 순수하면서도 묘하게 관능적인 매력이 있는 아이였다. 이재는 그것이 걱정이었다. 너무나 쉽게 누군가에게 망가져 버릴 거 같은 아름다움이 불안했다.
“어땠는데?”
이재는 민재 옆으로 다가가 긴 머리카락을 쓰다듬어주며 웃었다.
“있잖아……. 그 전당포 노파자매가 소냐처럼 아름다운 사람이었다면 라스꼴리……뭐라는 남자는 행복하지 않았을까? 아빠처럼 전당포집 딸과 사랑에 빠져버릴 수도 있잖아.”
“……?”
이재는 풋, 하고 웃음을 터트리며 민재를 꼭 끌어안았다. 아아. 사랑스런 내 동생. 민재의 왕자님은 민재의 겉모습뿐만 아니라 이 순수한 마음까지 사랑해주는 사람이었으면 싶었다. 사오정 같은 점도, 엉뚱하고 맹한 구석도 사랑해주는 사람이었으면 싶었다.
---본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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