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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름의 가출일기

그 여름의 가출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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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09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174쪽 | 290g | 152*223*20mm
ISBN13 9788990828590
ISBN10 89908285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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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 한영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와 한국외국어대학교 일본어학과를 나왔다. 출판 편집자와 지역신문기자를 거쳐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정대세의 눈물》, 《만화로 읽는 4컷 철학 교실》, 《고마워요, 행복한 왕자》, 《여우 세탁소》, 《빨간 매미》,《온 세상에 친구가 가득!》,《온 세상에 기쁨이 가득!》, 《1학년이 나가신다!》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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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말이야, 아니, 사람만이라고 하는 게 맞을 것 같은데, 누군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기 위해 모든 걸 다 던져 버릴 수 있어.” --- p.87

“사람은 말이야, 아니, 사람만이라고 하는 게 맞을 것 같은데, 누군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기 위해 모든 걸 다 던져 버릴 수 있어.” --- p.93

“잘 들어라, 총각. 니 인생은 니 거다. 니한테 일어나는 일은 다 니 책임이다. 상대가 어른이든 선생이든, 남이 하라 카는 대로 해서 뭔가를 손에 넣을라 카믄, 니다움을 잃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생기는 일은 다 지 탓이 아니라 남 탓이라 카면서 살겠지. 안 그렇겠나?” --- pp.105-106

“난 니한테 얼토당토않은 일을 하라 캤다. 니는 얼토당토않다꼬 생각하면서도 니 스스로는 아무 생각도 안 하고 하라 카는 대로 따라 했다. 그게 와 나쁘냐고 생각할지도 모르제. 그란데 말이다, 학교 선생이 하는 말에도 엉터리가 많다. 사회에 나가도 엉터리 같은 말만 하는 상사가 쌨다. 니 기준을 갖고 스스로 생각하는 인간이 되그라. 엉뚱한 놈이 하는 엉터리 명령에 따르니라, 니 인생을 엉터리로 만들지 말란 말이다. 니 결정에 책임을 지기 위해서라도, 누가 뭐라 카든 이것만은 들어줄 수 없다 카는 강인함을 가지라꼬.” --- p.107

지금까지 어른한테 “말을 하면 좀 들어!” 하고 혼이 난 적은 여러 번 있지만, “아무 말이나 듣지 마!” 하고 혼이 난 것은 처음이다. 엉터리없는 교육이지만, 이런 걸 가르쳐 주는 어른은 정말 소중한 존재인지도 모른다. --- p.108

“나는 말이다, 딸한테 사랑받고 싶은 기 아이고, 그저 딸이 행복하게 살아 줬으믄 한다. 알겄나?” --- p.110

“행복이 뭔지를 누가 어디서 뭐라 캤는지, 텔레비전에서 뭐라 캤는지, 그따우 걸로 판단하는 바보가 어디 있노. 그따우 건 다 남의 안경이다. 그대로 가면 아까처럼 세상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어질어질 울렁울렁 부대끼는 날이 올 끼다. 니가 하고 싶은 일이 뭔지, 니한테 맞는 행복이 뭔지 좀 더 제대로 생각해 봐라.” --- p.111

“의사라면 모두 오랜 꿈을 실현한 사람, 성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긴 일러. 남의 안경을 쓴 채로 어른이 되어서 괴로운 나날을 보내는 의사도 잔뜩 있고, 자기 안경을 발견해서 즐거운 나날을 보내는 트럭 운전사도 잔뜩 있을지 몰라.” --- p.126

“내 인생은 내가 원하는 게 아니라, 남이 가진 것이나 남이 부러워 할 만한 걸 쫓아가는 식으로 바뀌어 버렸어. 내가 되고 싶어서 의사가 된 게 아니라, 다들 의사를 대단하다고 생각하니까 의사가 된 거야. (…) 그런 나를 가장 싫어했던 건, 다름 아닌 나 자신이었어.” --- p.128

“아이는 말이야, 진심으로 믿어 주는 누군가가 있어야 비로소 재능을 꽃피울 토양이 생기는 거야. (…) 아이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아이를 신뢰하는 건 아니야. 아이는 거짓말을 하거든. 잘나 보이려고, 자기를 지키려고 거짓말을 해. 그게 보통이야. (…) 그 사실을 알고서도 아이들 믿어 주는지 아닌지가 중요해.” --- pp.131-133

“영어를 할 줄 아는 것보다는 영어로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가 더 중요해. (…) 저쪽에 가면 영어를 할 줄 아는 건 특기도 뭣도 아니야. 할 줄 아는 게 당연한 거니까. 그런데 그 나라 말이 서툴러도 남들이 갖지 못한 걸 가진 사람은 살아갈 수 있어. 거꾸로 아무리 영어가 유창해도, 알맹이가 없으면 아무 의미가 없어. (…) 괜찮아. 주저 말고 바깥세상으로 나가. 그런데 나가 보면 알게 될 거야. 너한테 관심을 갖는 사람이 너한테서 듣고 싶어 하는 건, 우리 사회와 문화에 대한 이야기야. 하지만 너한테 아무런 지식도 없으면 점점 관심이 사그라들게 마련이야. ‘일부러 멀리서 저 하나만을 위해 영어를 배우러 온 동양인’한테 누가 얼마나 관심을 갖겠어. 해외에 유학을 가고 싶으면 영어보다 국사나 고전문학 같은 걸 죽어라 공부하는 게 훨씬 좋아.” --- pp.146-147

결국 어딜 가든 거기 있는 건 오늘의 나일 뿐이다. 훗날 다른 곳에 있는 나는 어쩐지 다른 나일 것 같지만, 어디를 가더라도 거기 있는 건 오늘의 나다. 치사토 누나는 지금 눈앞에 있는 것이 무엇보다 소중하다는 걸 가르쳐 주었다. 확실히 그렇다. 지금 이 시간은 내 인생에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순간의 연속이다. 지금까지 그렇게 생각하지 못했을 뿐, 부모님과 얘기할 때도, 친구들과 함께 있을 때도 그랬던 거다. 손에 닿지 않게 되어서야 비로소 사랑스러워지는 게 있다. 그러나 손에 닿지 않게 되어서야 깨닫는 건 싫다. 정말 싫다. --- pp.148-149

“사명(使命)이라는 건 글자 그대로 자기 생명을 어디에 쓸지 스스로 정하는 거야. 그리고 제 생명에 끝이 있다는 걸 강하게 인식한 자일수록, 제 사명이 무엇인지 알아내려 하지. 사명을 갖지 못할 바에야 죽어도 좋다고 생각할 정도로 말이야. (…) 사명을 찾는다는 건 한정된 생명을 영원히 이어질 무언가로 바꾸고 싶어 하는 행위라고 생각해. 그러니까 사람은 제 생명이 유한하다는 걸 느끼는 경험을 통해서 사명에 눈뜰 수 있어. 제 인생이 앞으로 5년밖에 안 남았다면, 그 5년 동안 돈을 많이 남겨야겠다고 생각하겠나? 큰 집을 지으려고 하겠나? 그건 생명이 유한하다는 걸 느낀 뒤에, 그 생명을 또 다른 유한한 것과 바꾸는 행위나 다름없으니까, 그런 일을 하려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게야. 인생이 5년밖에 안 남았을 때 사람들이 떠올리는 건 말이지, 유한한 생명을 유구한 무언가로 바꾸고 싶다는 바람이라네. 그게 사명인 게야.” --- p.156

“나는 길어야 앞으로 몇 년이면 이 세상을 등지겠지. 하지만 오늘의 기억은 자네 안에서 계속 살아갈 게야. 그리고 자네 사고방식의 한 부분이 되어 다음 세대에 전해질 테고. 유한한 내 목숨은 지금 이 순간, 자네 덕분에 유구한 것으로 변했네. 사람과 사람이 만난다는 건 그만큼 커다란 의미를 가진 행위인 게야.” --- p.158

“있잖아, 형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에 솔직하게 정면으로 부딪치면서 사나? 형이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고 있나?”
--- p.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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