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맨몸으로 30분이면 건넜던 갯벌이 좀처럼 거리가 줄어들지 않는다. 두끼를 굶어서 허기진 데다가, 밤새 야간운행을 했기에 한숨도 못 잔 피곤한 상태라서 그런지 금방 지쳐버렸다. 갯벌에 깊이 빠지는 발을 빼내는 것이 점점 힘이 들뿐 아니라, 발에 꼭 맞지 않은 장화가 자꾸 벗겨지는 것이었다. 점점 위기감이 들기 시작.....
--- 「위기의 갯벌횡단」 중에서
삼인의 서바는 한장의 P.P로 만든 세계최초의 카누를 타보는 영예의 시승자가 됐다. 무게를 고루 분산시키기 위해 짐을 카누 중간에 배치하고 메그는 조류흐름을 잘 파악하려고 뱃머리에 앉았다. 체중이 많이 나가는 ‘투란’이 가운데, 맨 뒤에 ‘와쏘’가 자리잡았다. .....항해가 끝나갈 무렵.... 100키로가 넘게 나가는 거구의 ‘투란’이 사진을 찍는다며 뒤돌아보면서 몸을 한쪽으로 휙 뒤채는 순간 카누가 옆으로 기울면서 뱃전을 넘어 바닷물이 쏟아져 들어왔다. 순식간에 카누는 물에 둥둥 뜬 플라스틱 바가지 꼴이 되고 말았다.
--- 「P.P 카누타고 횡단」 중에서
대나무를 엮어서 급조한 엉성한 뗏목을 갯벌 위를 밀고 댕기고 하는 악전고투 끝에 마침내 물에 띄우자 환호성이 터져나오며 대원들의 얼굴에 화색이 돌고 움직임이 부산해졌다. 모두 제각기 뗏목 위에 자리를 잡고 노를 젓기 시작했다. 그러나...온갖 짐을 가득 실은 데다가 5인의 대원이 올라탄 뗏목의 상태를 지켜보는 메그는 불안감을 감출 수 없었으니..
--- 「뗏목타고 횡단」 중에서
.몇시간의 힘든 노동으로 파김치가 되고 허기에 지친 탐사대는 솜처럼 피곤해진 몸을 추스르며 간단하게 식사를 해결해야 했다. 해변 모래밭에서 모래 섞인 밥을 게눈 감추듯 허겁지겁 먹어치웠다. 날씨마저 궂어지면서 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했다. 사위가 온통 다 젖어버려서 땔감을 구할 수가 없어서 모닥불을 피울 엄두도 못내고 해변가 젖은 모래땅에 잠자리를 구축해야 했다. 그런데 하필 그날밤 텐트가 날아가고 타프가 찢길 정도의 강풍이 밤새도록 몰아치고 폭우가 내렸다.
--- 「 고난의 행군」 중에서
‘트레’는 40대 초반 특공부대 장교출신으로 단단한 골격의 사나이로 그동안 여러 차례 만나서 시간을 함께 했기에 서로를 잘 알고 친근해진 사이다. ‘까칠마루’는 40 대초반의 마술사,격투기,검도선수,연극영화연출가 등 다양한 직종을 가진 만능의 사나이로 2년 전에 썰매를 끌고 직녀섬 갯벌크로스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50대 중반의 ‘sf캡틴’은 특전사 장교출신으로 야외생존술에 관한 한 어느 누구도 따라가기 힘든 내공과 체력을 갖췄다. 그동안 메그의 개척여행, 섬 탐사여행에 가장 여러 차례 동행한 백전노장이라서 함께 하면 든든하다. .....하여, 절망에 빠진 세명의 대원들이 니코틴 금단현상으로 몸부림칠 즈음, 메그는 용단을 내려 한 사람당 한 개피씩을 친히 하사하며 위엄 있는 목소리로 당부했도다. “다음번 배급은 두시간 이후에 실시할 것인즉, 한 번에 홀라당 다 피워버리지 말고, 두 차례에 걸쳐 나눠서 피도록 하라.”
무인도 별곡(無人島 別曲)에서 발췌
--- 「 직녀섬 쉘터구축」 중에서
작은 구명보트에,걸레처럼 누더기가 된 옷차림에 피골이 상접해서 망망대해를 일주일이나 표류하던 일단의 무리가 하늘의 도움으로 절해고도 무인도 해골섬의 해안가에 안착했으나...
중략...
그 부드러운 발 한가닥 만으로도, 능히 며칠간의 식량에 갈음할 수 있는 에너지가 축적된 신령한 음식으로 알려져 있는 세발낙지. 지쳐 쓰러진 황소를 벌떡 일으켜 세우는 효험을 가진 강장식인 전설속의 '해골섬 세발낙지'가 마침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순간이었다. 환호하는 일행 앞에 개선장군처럼 버텨 선 체포자는, 세발낙지를 하늘 높이 쳐들어 올리며 소리쳤다.
중략...
그렇다면 천인공노할 ‘낙지발 절도사건’의 범인은 대체 누구란 말인가 ?
--- 「 1. 낙지발 실종사건」 중에서
전략...
서둘러 3호 막사에 달려갔더니, 방한가운데서 식도를 들고 씩씩거리며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서 있는 남자.
중략...
새벽녘 머리맡에서 '사그락 사그락' 소리가 자꾸 나서 여친이 무서워했다고....
?
“흠...내가 얘기 안했던가 ? 그 오두막은 가끔 목없는 귀신 나오는 곳인데....
?미리 말하면 잠을 못 잘 것 같아서 얘기를 안했는데....ㅎㅎ“
?
중략..
?아, 애처롭도다. 인간들의 하룻밤?편한 잠자리를 위해,?
?여러 해 사이좋게 살던 지네부부는?불귀의 객이 되었도다.??
?그러나 이것이 세상사의 이치이거늘 어찌하랴. 고이 잠들라.?
?--- 「 2.부부지네의 참변」 중에서
전략..
아, 가엽도다.....고양이는 사료쟁탈전에서 패해서 굶주림에 시달려야 했으며, 굶주리며 도망다니다 힘이 빠진 고양이들은 행동이 느려지면서, 마침내 한마리씩 차례차례 허스키의 뱃속으로 들어가게 되었는데,
마지막 남은 대장 고양이는 정글 숲속으로 달아나서 빨치산처럼 초근목피와 벌레, 뱀,쥐를 사냥해 먹으면서 고되고 거친 여건에서 생존하며 견뎌냈으나, 대장 고양이 발톱에 할켜 볼과 콧등에 깊이 새겨진 상처를 서로 핥아주면서 분노를 붙태우던 '을지'와 '허스키'. 무인도 깊은 숲을 샅샅이 뒤지면서 대장고양이를 추척해 나가기를 보름째....그리고 마침내...
--- 「 3. 견묘대전 (犬猫對戰) 」 중에서
전략..
다음 개척여행 때부터는 놀랍게도 그렇게나 극성을 부리던 쥐가 한 마리도 눈에 띄지 않았다. 대체 무슨 영문이란 말인가? 곰곰 생각해 보건데, 하룻밤 새 발생한 여러 참혹한 변고에 놀란 쥐들은 서로 머리를 맞대고 상의한 끝에 이 무시무시한 무인도에서 한시바삐 피난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이 틀림없다. 늙고 지혜로운 원로 쥐를 앞세우고 대장 뒤가 뒤를 경계하며, 어린 생쥐 들쳐 업고 괴나리봇짐 둘러메고 일렬로 나란히 갯벌을 횡단하여 평화로운 이웃 섬마을로 모두 대피한 것이리라. 에헴...그럴 듯한 추리 아닌가 ?
--- 「 4.엽서기(獵鼠記) :무인도 쥐 사냥 」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