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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사원 빵떡씨의 극비 일기

신입사원 빵떡씨의 극비 일기

: 인턴에서 대리까지 정신승리 연대기

리뷰 총점9.0 리뷰 5건 | 판매지수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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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8월 02일
쪽수, 무게, 크기 256쪽 | 284g | 128*188*17mm
ISBN13 9791196222758
ISBN10 1196222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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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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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회의에서 씩씩하게 의견도 내고, 식당에서 주문도 착착 하고, 빵 터지는 리액션도 하고 싶다. 다른 팀 신입들은 잘하던데 우리 팀장님은 나를 막내로 들여 얼마나 속이 터질까…. 하지만 뭐… 다 자기 팔자 아닐까?
--- p.18~19

(얼음 정수기는) 나보다 사무실에 오래 있었고 심지어 나보다 일도 잘한다. 정수기 님이 얼음 만드시느라 가끔 까드득까드득하는 소리를 내시는데 ‘내가 너보다 생산적인 일을 하고 있다 신입 나부랭이야’라고 말하는 것 같아 종종 시무룩해지곤 한다.
--- p.62

사실 내가 얼마나 애썼는지는 결과와 아무 상관이 없는 게 아닐까. 러시아워나 누군가의 귀찮음 같은 것에 더 크게 좌우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많아지는 입사 7개월 차 사원이었다.
--- p.95

나는 우리 팀장님을 참 좋아한다. 몇 번 욕을 하긴 했지만 팀장님의 모든 면이 다 좋을 수는 없는 거고 또 왠지 팀장이라는 직급은 ‘숨을 왜 저렇게 쉬냐’는 이유만으로도 욕을 하고 싶기 때문이지 진실로 싫어하는 건 아니다. (…) 욕을 하자는 게 아닌데 자꾸 욕으로 흘러가는 건 다시 한번 말하지만 팀장이란 직급 때문이다.
--- p.101

대행사 사원에게 공손함은 생명이다. 통화를 할 때도 공손한 서술어를 잘 구사해야 한다. 하지만 나는 그 부분에 매우 취약했다. 그래서 전화선을 몰래 뽑아놓을까 하는 앙큼한 생각을 할 정도로 전화 받기를 두려워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이제는 ‘괜찮으실까요’와 ‘되실까요’, ‘하실까요’, ‘없으실까요’, ‘가능하실까요’, ‘계실까요’, ‘보실까요’ 등등 ‘실까요’ 씨족사회 구성원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호명하며 통화를 할 수 있게 되었다.
--- p.110

이 일기를 처음 쓸 때만 해도 노른자 뚝뚝 떨어지는 햇병아리 신입이어서 저런 짓은 상상도 못 했다. 그때는 팀장님 담배 피우실 때 연기 지나갈 길도 터주고, 팀장님 낮잠 안 깨게 꿀꽈배기도 녹여 먹고, 팀장님 말씀하실 땐 식물 광합성 하는 소리도 못 나게 하고 그랬다. 그런 시절을 지나 이제 어엿한 2년 차가 된 것이다.
--- p.184

신입 때부터 지금까지 고쳐지지 않는 버릇이다. 신입때와 다른 점이 있다면, 그땐 쭈굴쭈굴 눈치를 보며 실수를 했고, 지금은 ‘자르던가.’ 같은 당당한 마인드로 실수를 한다는 점이다. 이게 다 팀장님이 날 너무 오냐오냐 키워서 그렇다. 내가 실수를 했을 때 팀장님이 빡세게 혼냈다면 이 지경이 되진 않았을 텐데!
--- p.214

대리요…? 제가요? 나는 아직 만 2년도 안 됐는데 대리라니. 일도 없는데 대리라니. 월급도 안 올려줄 거면서 대리라니. 할 줄 아는 것도 없는데 대리라니. 인턴 하고 싶어 하는 사람한테 대리라니. 새로운 수능 금지곡 [대리라니]를 발매해도 될 만큼 ‘대리라니’가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드라마 보면 승진했다고 막 기뻐하고 축하받고 그러던데 나는 왜 기분이 나쁘지…. 마침 팀장님도 승진 축하 문자 메시지를 보내주셨다. “빵떡씨도 이제 대리니까 더 열심히 하셔야죠.” 왜 월급은 안 오르는데 열심만 오르나요….
--- p.232

김포공항으로 향하는 비행기에서도 동생과 나는 “승무원들도 참 힘들 거야?” “그렇지” 하는 이야기를 나눴다. 특별히 착한 것도 아니면서 남 걱정을 오지게도 하는 바람에 나는 심히 피로했다. 빨리 누구의 노동도 걱정할 필요 없는 집으로 가고 싶었다. 돌아가면 내 노동만 걱정하면 되겠지. 나는 비행기가 이륙하는 것을 느끼며 생각했다.
--- p.253~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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