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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주의 강에 살다

서주의 강에 살다

임이현 | 동아 | 2019년 07월 3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2 리뷰 5건 | 판매지수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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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7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416쪽 | 392g | 128*188*19mm
ISBN13 9791163022220
ISBN10 116302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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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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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점이 없는 바람이 어디에선가 불어왔다. 가지 끝의 나뭇잎이 흔들렸고, 거리의 풀이 흔들렸고, 그리고 그와 같이 가녀린 마음 하나가 툭툭 흔들렸다.
N도서관 출입구는 늘 처음처럼 사시사철 바람이 불었다. 날이 좋아도 바람이 불었고 날이 나빠도 바람이 불었다. 사람들은 날이 좋을 때는 그 바람을 좋아했고 날이 나쁠 때는 그 바람을 타박했다. 그럼에도 서주는 늘 그 바람이 좋았다. 잠에 들어도 아삼아삼 그리워지는 바람이었다. 하지만 이제 더는 이 바람을 만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아찔해졌다. 그래서 도서관을 내려가는 길을 찬찬히 짚어나가며 바람을 기억하고자 감각에 더 집중했다.
지하철역을 따라 약간의 언덕바지를 올라오면 자리 잡고 있는 N도서관을 처음 오기 시작했던 건 언제 무렵부터인지 기억이 잘 나질 않았다. 그저 언제쯤이라기보다 첫인상이 좋았던 도서관이었다. 유리창이 큰 짙은 회색의 건물이 나무바다에 묻혀 조화로웠고 거기에 청량한 바람이 더해져 가슴이 연방 두근거렸다.
서주는 추억이 더해지기 전에 야트막한 언덕을 서서히 내려갔다. 눈앞의 길이 선명하기보다 흐릿했다. 그리고 아차 하는 일순 스스로가 도서관을 올라오는 차량 앞에 서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
운전석에서 한 남자가 내린다. 다짜고짜 소리라도 지를 모양인가. 죄송하다고 먼저 선수를 쳐야 하나. 별별 생각이 번잡스레 머리를 어지럽히는 동안 남자가 먼저 성마르게 서주에게 다가왔다. 뭘 어째야 좋을지 몰라 서주는 눈을 감아 버렸다. 캄캄한 암흑 속에 갇힌 느낌이 이럴 거라고, 속단해 버렸다.
“괜찮으세요?”
하지만 남자는 선선히 다정했다. 질끈 감았던 눈을 뜨자 걱정이 만연한 남자의 만면이 시야에 들어찼다. 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연신 죄송하단 말을 반복했다. 하지만 남자는 그럴 것 없다면서 그녀의 앞에 무릎을 굽혔다.
“옷이 좀 상했어요. 무릎 좀 걷어서 봐도 될까요? 아무래도 다치신 거 같은데.”
서주의 대답이 떨어지기도 전에 남자가 바지를 걷어 버렸다. 남자의 표정이 조금씩 일그러져갔다. 그제야 알 수 있었다. 스스로가 다쳤다는 걸. 남의 차 앞에서 민폐를 저질러 버린 것을. 그만큼 얼이 빠져 있었던 터였다. 스스로 통증도 자각하지 못할 정도로 얼이 빠져 있었다는 데에 무구한 감탄이 나올 뻔했다. 자신 앞에 무릎 굽히고 있는 남자가 아니었다면 행동으로 드러났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잠시 차에 타실래요? 제가 도서관에 볼일이 좀 있어서 올라가서 치료해 드리고 자세히 봐 드릴게요.”
남자는 꽤 친절했다. 적절했고 예상보다 훨씬 좋은 사람이었다. 하지만 베푸는 호의를 덥석 받아들이고 싶진 않았다. 서주는 고개를 내저었다.
“괜찮아요. 볼일 보러 올라가세요. 제가 잘못해서 그런 거니까 충분히 괜찮아요.”
“아니요. 이렇게 보내면 뺑소니죠. 일단 타세요.”
남자가 무작정 서주를 조수석에 태웠다. 아니다. 태웠다는 표현보다는 밀어 넣었다는 표현이 더 적합했다. 남자의 손길은 다급했고 조금은 우악스러웠다. 그럼에도 차 안에서는 남자의 성향을 닮은 다정하고도 포근한 향기가 났다. 피로가 서서히 먹구름처럼 몰려들었다.
차로 언덕을 올라 도서관 앞까지 도착하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3분 남짓 되려나. 주차장에 차를 천천히 세우고 남자는 도서관 마당 한켠에 마련되어 있는 벤치에 앉으라고 문까지 열어 주는 호의를 베풀었다. 그렇게 다리가 다시 땅에 닿자 무릎이 아파 다리를 쩔뚝거리는 자신을 발견했다. 차 모퉁이에 치인 그 상황이 머릿속에서 유실이라도 된 것처럼 딴 나라 이야기 같았다.
바람이 불었다.
어딘지 서글픈 바람이었다. 비가 곧 쏟아질 것만 같은 바람이었다. 비가 내릴 거 같아요, 하고 말하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하지만 서주를 입을 꽁꽁 싸맸다.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남자에게 하얀 다리를 드러내 보였다. 남자의 손길이 재빠르게 이곳저곳을 만져 보고 남자의 입이 여기는 아프냐고, 저기는 아프냐고 부지런히 움직여 댔다. 그냥 피식 웃음이 터지고야 말았다. 그 말간 웃음에 남자가 갸우뚱 고개를 들어 서주를 쳐다보았다.
“왜요?”
의문사가 붙은 문장도 남자의 눈빛과 함께 뒤를 이었다.
“비가 내릴 거 같아요.”
하지 않으려 했던 말을 구태여 꺼내니 마음이 한결 녹록해졌다.
“비요?”
“네. 비요. 바람이 비 올 바람이에요.”
남자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하늘은 쨍하니 맑았다. 남자는 도저히 비가 내릴 거 같지 않다고 말하고 싶은 걸 참는 것처럼 보였다.
“저녁 즈음 비가 내리기 시작할 거 같은데. 바람이 눅눅하잖아요. 이런 날씨에 어울리는 바람은 좀 건조한 바람이거든요.”
그녀의 무릎을 만지던 남자는 무심히 고개를 주억였다. 손은 여전히 그녀의 무릎을 이곳저곳 만져 보는 채였다.
“뼈에 문제는 없는 거 같네요. 타박상이 좀 심해요. 한동안 절뚝거릴 거 같은데 혹시나 정밀 검사 받아 보고 싶으시면 이리로 오세요.”
남자에게서 건네받은 명함에는 남자의 이름과 남자의 직책과 남자의 위엄이 그대로 박혀 있었다. 서주는 그 명함에서 남자의 직책과 위엄을 걷어 내고 이름에 집중했다. 주강. 성이 주, 이름이 강인 그 이름은 확실히 입에 떨어지는 깔끔함이 있었다. 소리 없이 그 이름을 몇 번이고 되뇌었다. 명함에 박힌 글이 흐릿하지만 아직까지 읽을 수 있는 것에 대해 한없이 감사해하며.
“성함 어떻게 되는지 여쭤 봐도 될까요?”
“임서주예요.”
“아, 서주……. 임서주.”
남자는 한참 곰곰이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
“그쪽이 주로 이름이 끝나는데, 제가 주로 이름이 시작되네요.”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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