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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덕의 윤무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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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7월 29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396쪽 | 490g | 135*195*24mm
ISBN13 9791189571078
ISBN10 1189571072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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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 당신만 죽어 주면…….”
--- p.11

“내가 누군지 기억해?”
“그래. 지금 막 떠올랐어.”
“그렇구나. 난 한시도 잊은 적이 없는데.”
여자는 미코시바가 권하기도 전에 손님용 의자에 앉았다. 태도에서 자신의 의뢰를 미코시바가 거절할 리 없다는 자신감이 엿보였다.
“때린 사람은 잊어도 맞은 사람은 잊지 않는다는 말이 사실인가 보네.”
여자의 이름은 아즈사.
미코시바의 세 살 터울 여동생이었다.
--- p.23~24

진위를 구분하는 훈련을 계속해 온 덕에 대부분의 거짓말은 꿰뚫어볼 자신이 있었다. 그럼 이쿠미에게 의혹의 눈길을 향했을 때 이 여자가 하는 말은 진실일까, 허위일까.
그리고 허위라면 대체 이쿠미는 어떤 거짓말을 하는 걸까.
이쿠미는 거짓말에 서툴었나, 능숙했나.
아니, 애초에 거짓말을 자주 하는 사람이었나.
어려웠다.
--- p.84~85

“여러 번 말하게 하지 마십시오. 당신이 아는 소노베 신이치로라는 인간은 더는 이 세상에 없습니다. 지금 당신 눈앞 에 앉은 사람은 전혀 다른 사람입니다.”
--- p.87

미지근한 빗물이 살갗에 묻은 듯한 불쾌감이 계속 남았다. 이쿠미의 얼굴과 목소리를 다시 떠올리는 것만으로 가슴을 쥐어뜯고 싶어졌다. 이미 내다 버린 과거와 잊은 기억이 내게 복수하기 위해 무덤에서 되살아난 느낌이었다. 아즈사도 이쿠미도 이제는 남이다.
잊어라.
--- p.89~90

다시 한번 이쿠미라는 여자를 제대로 조사할 필요가 있다. 그것도 현재뿐만 아니라 과거에 이르는 모든 것들을. 그 여자가 어떤 빛깔의 마음을 지녔고 어떤 형태의 영혼에 지배돼 살아왔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 p.149

열네 살 때 미코시바의 혈연관계는 모두 소멸했다. 지금 굳이 그것과 가까운 존재를 꼽자면 하치오지 의료 교도소에 들어가 있는 그 남자뿐이다. 그래서 사적 감정이 영향을 미쳐 결국 무죄 판결을 얻어 내지 못했다.
이번 의뢰인은 어디까지나 남이다.
문제라고는 없을 것이다.
--- p.159~160

“그런 괴물을 낳은 건 어쩔 수 없다 쳐도 괴물을 그대로 괴물로 키운 건 부모니까. 하지만 정작 그 괴물이 고작 열네 살이었던 탓에 재판도 제대로 받지 않은 채 어느 소년원에 들어갔고 결국 아무 죄도 묻지 못했다지 뭐요? 살해된 여자아이와 그 가족들만 딱할 따름이지. 그럼 적어도 범인 대신 부모가 책임을 지는 게 도리 아니겠소?”
--- p.177

아니, 단 하나 정곡을 찌른 말은 있었다.
도모하라는 미코시바가 평생 앉아 있어야 할 곳이 피고인석이라고 했다.
그 말은 맞는다.
사하라 미도리를 죽인 순간부터 자신은 한 번도 피고인석이 아닌 다른 의자에 앉지 않았다.
과거도, 현재도, 그리고 앞으로도.
--- p.291

“이 MAO-A 유전자라는 건 X 염색체에 있어서 모계 쪽 으로만 유전됩니다. 이 가설의 특출한 점이 바로 이 부분이죠. 여성은 X 염색체를 아버지와 어머니 양쪽에게서 하나씩 물려받지만, 남성은 어머니에게서만 물려받죠. 이것이 사이코패스나 흉악한 성격을 지닌 이들이 대체로 남성이라는 방증도 되는 셈입니다.”
--- p.338

“이제는 판결을 기다리기만 하면 되니 변호인 같은 건 없어도 무방할 겁니다. 무죄가 나오면 여생을 소중히 하십시오. 그럼 이만.”
“신이치로.”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말하겠습니다.”
미코시바는 빠른 걸음으로 출구로 향했다. 뒤돌아볼 마음은 털끝만큼도 없었다.
“내 이름은 미코시바 레이지입니다.”
--- p.3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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