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정보화 사회는 그동안 우리가 알고 있던 많은 상식조차 더이상 통용되기 어렵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사회 심층 기반으로부터 변화가 일어나 복잡성이 더욱 증가하고 에너지가 더욱 자유롭게 드나드는 열린 시스템으로 바뀌었으며, 소비자가 브랜드를 만드는 중심에 있다는 브랜드 환경의 커다란 변화가 진행 중이다. 말 그대로 ‘딥체인지’다. 딥체인지에 의한 시장 환경 변화는 브랜드 시스템을 더욱 복잡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장으로 만들고 있다. 무엇보다도 복잡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브랜드 시스템 변화의 핵심에는 소비자 상호작용이 있다. 이제는 시간과 공간에 대한 제약 없이 소비자들 간의 정보 소통과 공유, 재생산이 가능해졌다. 이전에는 소극적이고 수동적이었던 소비자가 제품 생산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는 ‘프로슈머prosumer’를 거쳐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브랜슈머brandsumer’가 된 것이다. --- pp.31∼32
열린 세상으로 바뀌면서 일어난 가장 중요한 변화는 ‘소비자의 변화’이다. 앞에서 언급한 대로, 이전의 닫힌 세상에서 미미한 다수였던 대다수의 소비자들이 과거의 제한적이고 수동적인 정보에만 의존하던 고립된 개인에서, 서로 관계 맺고 상호작용하여 새로운 현상을 만들어내는 ‘의미 있는 다수’로 바뀌었다. 열린 세상에서 소비자들은 휴대폰과 SNS라는 무기를 활용하여 ‘정보의 재생산, 공유, 확산’의 힘으로 시장을 주도하고 움직이는 핵심 집단이 되었기 때문이다. 변화한 소비자들은 시공간의 제약을 넘어선 장에서 상호작용하며 비선형적인 현상을 만들어낸다. --- pp.71∼72
시장에서 기존 질서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경쟁 우위 공간을 만들어내는 전략은 제품 자체에만 국한되는 개념은 아니다. 미니는 제품을 통해 새로운 제품군을 형성했지만 미샤는 유통 채널을 통해 만들었다. 많은 브랜드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시장에서는 제품, 가격, 유통, 서비스 등 다양한 차원에서 이미 확고한 시장 질서가 형성되어 있다. 강력한 질서가 구축된 대다수 시장에서 기존의 접근 방식으로는 브랜드의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 아니, 불가능에 가깝다. 기존의 시장 질서를 뚫고 나오기 위해서는 미니와 미샤처럼 기존 질서의 강점을 합친, 새롭고 차별적인 가치로 경쟁 우위 공간을 만들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 p.79
단순히 좋은 제품을 만들어 막대한 광고와 마케팅 활동을 하는 방식으로는 더이상 소비자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 새로운 제품을 런칭하는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시장과 브랜드, 소비자를 잇는, 통합적이고 유기적이고 새로운 브랜드 전략이 필요하다. 그 중심에 소비자가 있다. 소비자들이 자신들만의 언어로 상호작용하며 기업이 예상하지 못하는, 복잡하고 무질서하고 새로운 현상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 p.85
브랜드들이 치열한 경쟁을 하는 시장에서는 제품, 가격, 유통, 서비스 등 다양한 차원에서 이미 확고한 시장 질서가 형성되어 있다. 강력한 질서가 이미 구축된 대다수 시장에서 기존 방식의 접근으로는 브랜드의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 아니, 불가능에 가깝다. 기존의 시장질서를 뚫고 나오기 위해서는 미니와 방탄소년단처럼 진화를 위한 경쟁 우위 공간을 새로이 찾아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기존 브랜드들이 만들어놓은 질서 안에 들어가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지형을 만들어 선점하는 것이다. 이처럼 진화를 위한 ‘새로운 무질서 공간 찾기’는 소비자들의 상호작용을 통해 비선형적인 현상을 이끌어내는 첫걸음이다. --- pp.134-135
강력한 브랜드를 정의하는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시장 차원에서 정의하자면 ‘브랜드가 구축해놓은 기존 시장 질서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힘을 가진 브랜드’라고 할 수 있다. 이를 경영학에서는 ‘지속적 경쟁 우위sustained competitive advantage 획득’이라고 한다. 여기에서 중요한 점은 ‘지속적’이라는 표현이다. 브랜드가 소비자의 사랑을 얻는다는 것은 브랜드 인지도, 제품의 질, 연상 이미지, 충성도 등 여러 면에서 경쟁 브랜드에 비해 강력하거나 압도적이라는 의미이다. 여기에 더해 그 브랜드가 속한 업종에서 스스로 구축해놓은 질서를 오랜 기간 유지할 수 있는 힘이 있어야 강력한 브랜드라고 할 수 있다. --- p.149
제품에 꼬리표가 더해져 브랜드가 된다. 기업이 먼저 전략적으로 꼬리표를 만드는지 또는 소비자가 먼저 꼬리표를 만드는지는 사실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이 꼬리표로 인정하고 이를 상호작용의 매개체로 활용하는지 여부이다. 소비자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하는 꼬리표는 지속적인 소통과 확산으로 꼬리표의 정보를 받아들인 소비자들을 집단화할 수 있다. 그러지 못하는 경우에는 꼬리표로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자취를 감춘다. --- p.176
매우 복잡하고 혼란스러워 보이는 현상일지라도 브랜드 X팩터 전략의 관점으로 보면 어떤 일관성 있는 ‘패턴’이 있으며, 그러한 패턴을 찾아가는 ‘전략적 통찰’이 바로 전략의 핵심이다. 다시 말하면, 매우 복잡하고 무질서해 보이는 현상일지라도 브랜드 X팩터 전략의 틀로 보면 일관성 있는, 숨어 있는 질서가 보인다. --- p.206
기계는 아무리 복잡해도 질서만이 존재한다.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나 무질서는 살아 있는 유기체가 만든다. 따라서 새로운 브랜드 패러다임은 기업과 브랜드가 살아 있는 유기체라는 명확한 인식에서 출발해야 한다. 살아 있는 브랜드는 좋은 제품을 만들고 광고를 많이 하는 브랜드가 아니라, 소비자 곁에서 소통하고 교감하면서 상호작용하는 브랜드이다. 그것이 바로 살아 있는 소비자들과의 관계 맺기를 통해 살아 움직이는 브랜드가 되는 유일한 방법이다. 기업의 경영자나 담당자라면 브랜드에 대해 ‘잘 크고 있는지’, ‘친구(소비자)는 잘 사귀는지’, ‘어디 아픈 데는 없는지’, ‘여전히 매력이 있는지’ 등의 얘기가 자연스럽게 나와야 할 것이다. 그래야 죽어 있는 기계에서 살아 있는 브랜드가 될 수 있다.
--- p.2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