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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화

모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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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7월 23일
쪽수, 무게, 크기 248쪽 | 436g | 140*210*18mm
ISBN13 9791186644898
ISBN10 11866448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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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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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걸어 들어가다가 미연이는 소스라쳐 발걸음을 멈추었다. 갑자기 온 마을이 환해질 정도로 활짝 핀 당산나무만한 봉황수 꽃이 미연이를 맞이했기 때문이다. 그렇다, 이 봉황화는 분명히 미연이가 보고 손뼉을 치고 좋아했던 꽃이다. 타이완은 유별나게 꽃을 피우는 나무가 많다. 그 중 봉황수는 거대한 고목나무에 하늘 가득히 흐드러지게 황금빛 꽃을 피우는 나무이다. 봉황화는 미연이를 보며 춤을 추자는 듯 미풍에 가벼운 스텝을 밟고 있었다. 미연이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한줄기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런데 웬일인가. 어디서 조용히 노랫소리가 들린다.

하오이뚜오 메이리디 모리화
하오이뚜오 메이리디 모리화
펀팡……
--- 「모리화」 중에서

전경 세 사람이 두 명의 빨치산을 잡아 오고 있었다. 착검 된 전경의 엠완 소총이 바로 빨치산의 등을 겨누며 걸어오고 있었다. 앞에 걷고 있는 두 명의 빨치산 중, 한 명은 상관인 듯 나이가 들어 보였고 한 명은 부하인 듯싶었다. 부하인 듯한 어린 병사는 겁에 질려 걸음도 제대로 걷지 못했다. 그런데 상관인 듯싶은 사람은 덩치도 더 크고 도리우치를 썼는데 늠름하기가 태산과 같았다. 우리 앞을 지날 때는 얼굴에 엷은 미소까지 띠면서 가벼운 목례를 했다. 그런데 그 순간 나는 “앗!” 하는 소리가 그만 입 밖으로 나와 버리고 말았다. 전교생이 모두 나를 보았고 선생님들도 나를 보았다. 자세히 보니 그 빨치산 상관이란 사람은 바로 아버지가 아닌가.
“아버지!”
--- 「찔레꽃 필 무렵」 중에서

종만이는 부모라도 만난 듯, 이 세상에서 가장 신뢰하는 산신령님이 자기를 아직도 인도하고 있다는 것만으로 다른 모든 원망이 물거품처럼 사라졌다. 종만이가 수련하는 정진법 중에서 가장 신나는 것이 바로 산신령님이 자기의 뺨을 때려준 것이다. 그는 오른쪽 뺨을 맞고 왼쪽으로 끝없이 걸어간다. 다시 왼쪽 뺨을 맞고 오른쪽으로 한없이 걸어간다. 이마를 치면 뒤로, 뒤통수를 치면 앞으로 가는 것이다.
--- 「산 당」 중에서

“지금 인간 세상에는 많은 여우들이 섞여 살고 있다. 여우가 인간이 되기 위해서는 둔갑학교에 입학해서 3년간 교육을 받고 둔갑술과 인간 세상의 적응훈련을 받아서 인간으로 둔갑을 하는 것이다. 너희 할아버지는 둔갑학교의 선생님이셨다. 그런데 네가 태어나면서부터 하도 예쁘고 머리가 영리하여 둔갑학교에 보내겠다고 교장 선생님에게 약속을 하셨다지 뭐냐. 둔갑해서 인간으로 사는 것도 그다지 나쁘지만은 않다. 둔갑을 하면 천세까지도 살 수가 있단다. 교장 선생님은 지금 923세이시고 너희 할아버지는 845세에 돌아가셨다.”
--- 「사랑열차」 중에서

나는 나무 뒤에 숨어서 보고 있다가 멀찌감치 순애를 지고 가는 지게 행렬의 뒤를 따랐다. 그들은 순애와 내가 걷던 그 길을 따라서 가고 있었다. 그 길은 어쩌면 그때와 똑같이 코스모스가 만발하고 누런 벼가 바람에 어지럽게 파도치고 있었다. 빨간 과꽃이며 주홍빛 꽈리도 그대로 피어 있고 달리아도 바람에 하늘거리고 있었다. 순애를 지고 가는 행렬은 시종 말이 없었다.
--- 「쑥부쟁이 언덕」 중에서

승호는 그제야 정신이 들었다. 자기가 뜻을 세운 것은 사회의 큰 종기 하나를 제거하기 위하여 김만수를 죽이려 했던 것이었는데 뜻하지 않게 조무래기 깡패 하나를 만나 대세를 망쳤다는 것을 알고 후회막급이었다. 이제라도 김만수를 처단하여야 한다. 승호는 칼을 뽑아들고 비틀거리며 김만수의 집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 「윤리학 강의」 중에서

순간, 조명하는 연도의 인파를 헤치고 차도로 번개처럼 뛰어나갔다. 동시에 구니노미야의 무개차로 단숨에 튀어 올라 단도로 목을 향해 힘껏 질렀다. 그런데 이를 어찌하랴! 혼비백산한 구니노미야는 순간적으로 여우처럼 몸을 피하였고, 칼은 구니노미야의 왼쪽 목줄기와 어깨에 찰과상만 내고 지나갔다. 동승한 오누마 무관장과 히에시마 무관이 조명하에게 덤벼들어 육박전이 벌어졌고 구니노니야까지 합세하였다.
운전사는 비상사태를 감지하고 전속력으로 차를 몰았고 조명하는 세 명이 밀어내는 힘에 의하여 차 밑으로 굴러떨어졌다. 조명하는 다시 번개처럼 일어나서 전속력으로 무개차를 따라잡으며 단도를 던졌다. 단도는 정통으로 구니노미야를 향해 날아갔으나 다시 교활하게 몸을 피하는 바람에 운전사의 왼쪽 등을 스치고 날아가고 말았다. 이제 다시 추적할 수 없음을 깨달은 조명하는 장승처럼 그 자리에 우뚝 섰다. 긴 차의 행렬은 질주하듯이 모두 달아나고 조명하 곁에는 구름처럼 군중이 에워쌌다.
--- 「이국의 북극성」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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