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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일주일은 바이칼

인생에서 일주일은 바이칼

: 시베리아횡단열차 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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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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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9년 08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02쪽 | 252g | 125*180*13mm
ISBN13 9791196260026
ISBN10 1196260028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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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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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활동을 해오면서 열차 타고 유럽 여행가자는 말을 수십 번은 한 것 같다. 장장 9288km 유라시아 대륙을 가로지르는 시베리아횡단열차를 염두에 둔 말이었다. 그랬던 내가, 진짜 세계여행객의 로망이라던 이 열차를 탄다고 생각하니 꿈인가 싶다.
--- p.11

감격적인 순간이다. 마침내 오른 시베리아횡단열차. 출발 십여 분 전, 작별의 키스를 나누는 늘씬하고 아름다운 한 쌍의 연인 앞에는 우리 가족이 3박4일 간 지낼 칸의 승무원이 우두커니 서 있다. 역시나 무표정한 할머니 스타일이다. 앞으로 나는 그를 차장 언니라 부르기로 한다. 티켓을 검사받고 배정받은 호실로 오르는 모든 발걸음이 가뿐가뿐하다. 우리가 머물 객실은 2등급 쿠페라 불리는 4인용실이다. 4인 가족이니 딱 안성맞춤이다. 아이들과 함께 객실에 들어서 바깥으로 나가는 문을 닫는 순간, 나도 모르게 ‘만세’ 소리가 나왔다. 하마터면 놓칠 뻔한 위기를 이겨내고 이번 여행의 절반이라 할 수 있는 시베리아횡단열차를 기어이 잡아탔으니까.
열차에는 쿠페 말고 6인실도 있다. 말이 6인실이지 직접 보면 좌우상하가 다 트여 있는 구조라 가족끼리 지내기엔 불편해 보였다. 그런 점에서 우리만의 독립된 공간이 있다는 사실에 그냥 기분이 좋아졌다.
--- p.19

무뚝뚝한 표정의 러시아인들에게 느낀 것은 보이든 보이지 않든 자신에게 부여된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원래 시베리아의 의미는 ‘빈 땅’이다. 사실상 버려진 땅이란 말인데 이처럼 광활한 땅을 영토로 하면서도 여전히 세계적 열강을 유지하고 있는 데는 러시아인들의 저런 특성이 작용했기 때문이지 않았을까.
그들은 어디를 가나 자기를 비춰줄 태양을 찾고 태양을 향하려는 마음이 매우 뿌리 깊게 박혀 있다는 글을 어디선가 본 적이 있다. 말하자면 중심을 향하는 러시아 사람들의 구심력적 세계관이다. 이것은 오랫동안 지속된 전제권력이나 사회주의 국가로서의 역사를 가능케 한 사상적 토대이기도 했다. 이 시베리아횡단열차의 건
설 역사도 마찬가지다. 불가능에 도전한 러시아의 힘이었다. 이렇게 되니 저 무표정들이 더 이상 예사롭게 보이지 않기 시작했다.
--- p.61

울란우데(ulan ude’)역을 지나 조금 더 달리니 이제는 바이칼의 온전한 모습을 다 보여준다. 객실의 모든 사람들이 밖으로 나와 바이칼을 바라본다. 그리고 사진을 연신 찍어댄다. 러시아 사람들인데도 바이칼은 볼 때마다 새로운 모양이다. 우두커니 서서 무표정하지만 하염없이 바라만 보는 모양새가 똑같다. 어쩌면 그들에게 바이칼은 어머니 대지의 젖줄일지도 모르겠다. 보고만 있어도 평화로워질 테니. 우리 가족도 결코 놓칠 수가 없었다. 다만 러시아인들과 다른 게 있다면 입을 다물지 못할 만큼 들뜬 마음으로 탄성을 내뱉고 있었다는 점이다. 261km 연안을 따라 달리는 열차. 시베리아횡단열차를 탄 사람만이 만끽할 수 있는 최고의 풍경들이 끝없이 이어진다.
--- p.71

그야말로 최상의 숙소였다. 러시아 여행 블로거들이 이곳을 강력하게 추천하는 이유가 여럿 있지만 최고의 요소는 바로 뷰포인트에 있었다. 아직 짐도 제대로 풀지 않았는데 안내를 담당한 스태프가 우리에게 서둘러 어떤 길을 가리킨다. 여러 채의 통나무집들 가운데 난 조그만 길이다. 그 끝에는 어린 시절 시골에서 흔히 보던
사립문이 보였다. 그리고 우리는 그 문을 열고 조금 더 나가보았다. 아, 부르한 바위다. 그리고 마침내 한 눈에 들어오는 바이칼호! 흐르지 않는 거대한 호수에 붉은 노을이 내려앉고 있었다. 아이들도, 우리 부부도 아무 말 않고 부르한으로 가장 가까이 다가간다. 더 이상 나아갈 수 없는 절벽의 끝에 서서야 멈추었다. 어느 것이 하늘빛이고 어느 것이 물빛인가. 우리의 탄성과 숨결 하나까지 남김없이 저 심연의 세계가 다 빨아들이는 것만 같다. 그 순간 아이들이 숙소가 있는 마을 쪽의 풀밭 길을 내달리기 시작한다. 형이랑 동생이랑 잡기 놀이다. 우리 부부 역시 몽환에서 현실로 돌아왔다.
--- p.101

바이칼의 한가운데로 조금 더 들어가 보기 위해 두 아들이랑 1500루블을 주고 보트를 탔다. 아내는 금모래 위에 누워 책을 읽고 글을 쓴다. 땅에서 물을 바라보다 이번에는 물에서 땅을 바라보니 우리가 몰랐던 풍경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갈기를 잔뜩 세우고 앉아 있는 사자, 얌전한 곰의 얼굴, ‘큰 바위 얼굴’의 형상까지, 새로운 모양을 발견할 때마다 아이들은 대단한 걸 본 것처럼 신나했다. 절벽에 가까운 비탈길에는 후지르의 얼룩소들이 풀을 뜯고 있었다. 그렇게 우리는 바이칼의 심장부 속으로 조금씩 조금씩 들어갔다.
--- p.121

해가 뉘엿뉘엿 기울기 시작한다. 한국이라면 이미 깜깜한 한밤일 시간, 아직도 여기는 밝다. 니키타하우스 기념품 가게에 들러 태민이는 바이칼의 표범인 네르파 볼펜을 사고 태윤이는 자작나무 그릇을 사서 장난스럽게 머리에 써본다. 아내가 산 것은 마을사람들이 정성스럽게 짰을 알록달록 양탄자였다. 저 멀리, 아침에 올랐던 세르게의 언덕에서 북소리가 들려오길래 다시 올라가보았다. 노을빛도 사라져 점점 어둑해진 그곳에는 한
원주민이 피워 올린 장작불이 붉게 타오르고 있었다. 세속의 더러운 티들을 깨끗이 씻고 신성한 영을 불러들이는 불꽃이다. 이로써 바이칼의 밤이 시작되었다. 바이칼의 후예인 듯 범상치 않은 모습의 그 원주민은 웃통을 벗어던진 채 북을 치며 노래했다. 한 러시아 여성이 장단을 맞추며 어깨를 으쓱으쓱한다. 난타 소리와 어울리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저마다 이글거리는 불빛이 번지고 있었다. 프라하나 로마와는 또 다른, 바이칼에서 맞는 백야의 풍경이다
--- p.123

이제 마지막 밤이구나. 이틀 전 니키타하우스의 사립문을 통해 처음 본 부르한 바위 곁으로 다시 다가섰다. 우리가 정말 행운아였던 게 바이칼에 머무는 내내 하늘이 쾌청했다는 점이다. 바이칼에서의 마지막 노을이 그렇게 불타고 있었다. 두 명의 러시아 청년들이 비탈진 풀밭에 앉아 기타를 치고 있다. 흐르는 선율은 물론 나란히 다정하게 앉은 모습이 참으로 아름답기만 하다. 야외에서 술 마시는 게 금지된 곳이지만 나는 맥주 캔 하나 슬쩍 따서 그들의 앙상블에 취해 들어갔다. 이 감미로운 분위기를 느끼랴 사람들도 더 가까이 모여든다. 함께 어우러진 우리는 너무 행복한데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살랑이는 물결조차 하나 없는 바이칼 호수는 오늘도 고요하기만 하다.
--- p.142

아직도 시기상조라 말하는 독자들이 있다면 과감하게 떠나라고 말하고 싶다. 더군다나 가족과 함께 새로운 나를 만나고 돌아온다면 금상첨화다. 이 책은 내 사랑하는 가족의 기록이지만 한편으로는 아직 떠나지 못하는 가족에게 던지는 하나의 용기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 다음에 가게 된다면 이르쿠츠크에서 모스크바행 열차를 탈 것이다. 그때가 언제가 될 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준비를 잘 해서 시간을 내겠다는 생각은 별로 없다는 사실이다. 떠날 때라고 느끼는 그 순간이면 충분할 것 같다.
--- 「에필로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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