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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도 주막

이어도 주막

[ 양장 ] 애지시선-084이동
이성배 | 애지 | 2019년 07월 3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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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7월 31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128쪽 | 242g | 128*188*13mm
ISBN13 9788992219853
ISBN10 8992219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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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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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에 바다가 있다

아프고 힘들 때
그 바다 볼 수 있다
피와 땀과 눈물이
생명의 시원이고
짠맛이 인생의 참맛이라고
몸에 소금을 남겨두었다
힘들어 땀 흘릴 때,
아파서 눈물 흘릴 때,
소금의 결정으로
슬며시 흘러나온다
붉은 혈관 따라 파도치는
푸른 바다의 흔적
오백만 년 노를 저어
나는 바다에서 왔다
--- 「바다에서 오다」 중에서


푸른 휘파람으로 호명하는 바람의 장송곡에
블루피터 만장輓章처럼 나부낀다
녹슨 갑판 아래 죽음을 밟고 살아도
파도에 유서를 쓰지 마라
출렁거리는 문장
해독할 수 없다
바다는 하늘에 닿아 있고
바닷길 따라 하늘로 돌아간다
부풀어 오른 수평선에 뱃머리 마디마디
피멍울 맺혀도
그리운 이름 부르지 마라
소리조차 침몰하고 사랑마저 삼켜 버리는
바다는 대답이 없다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넓어지고
넓어져 비로소 깊어진 마리아나 해구海溝
비 내려도 싱싱하게 젖지 않고
눈 내려도 따뜻하게 쌓이지 않는
북태평양 겨울바다
날마다 부르는 이름과
항해일지에 미리 쓰는 유서들만 쌓여
그저 가슴 아래 묻어둘 뿐,

바다에는
메아리가 없다
--- 「바다에는 메아리가 없다」 중에서

밥은 묵었나
내사 요새 통 밥맛을 모르겄다 아이가
담배 하나 도
그래도 담배맛은 안변하니 쪼개이 더 살겄제
사람이 희한하제
바다 우에서는 그리도 바다가 실터마는
바다 내음 못 맡으니 답답해 미치겄다
그래 우짜노 요래 쪼그리고 썩은 갯냄이라도 맡아야지
한 세상 짬깐인기라
열여덟에 첫 배 탔으니 벌써 오십 년이 지났따 아이가
그때가 좋았는기라
전부 손으로 해서 심은 들어찌마는
앞 바다만 나가도 맹태가 천지삐가린기라
한 배 잔뜩 풀어놓으면 그기 다 돈이였제
여펜네 주고도 한 매칠 방석집 가시나들
궁디는 두드릴 수 있었다 아이가
그라다가 그 맹태 쪼차서 북양까지 안갔더나
니 산만한 파도 못봤제
바다가 벌떡 일어나 산처럼 덮치는기라
파도가 몸에 묻으몬 그대로 칼이 박히는기라
물에 살갗이 찢어지는기라
말도 마라 죽을 고비 수 없이 넘겨따 아이가
죽은 사람 쎄삤다 아이가
어이구 우째 그 일을 했는지
인자는 천만금 준다캐도 못할끼라
못난 서방 파도 우에 띄워놓고 간 졸이다
그기 병이 되가꼬 마누라 일찍 안갔나
자슥들 다 소용 없는기라
지 잘나서 큰 줄 알제 오데 애비 에미 고생 모른다카이
한 세상이 배 위인기라
사는 기 파도 우에 미끄럼인기라
내는 고기를 쫓고 또 태풍은 내를 쪼차오고
죽을 똥 살 똥 오르락내리락 하다보니
벌써 여기 아이가
참말로 잠깐이제 잠깐인기라
이제 고마 내도 세상에서 내릴 때가 된기제
항구가 바로 코 앞이제

담배 하나 더 도고
--- 「하선下船」 중에서

이어도에 주막 하나 지어야겠다
천지天池에서 헤어진 압록강과 두만강
다시 만나는 청정바다에
초가지붕 올리고 봉놋방 뜨끈뜨끈 데워 놓고
개다리소반에는 미역국과 파래무침
참가재미 한 마리 구워야겠다
동해와 서해로 흐른
구애하는 귀신고래 황홀한 노래
밤 새워 청해 들어야겠다
손바닥에 박힌 소금알 혀로 핥으며
파도에 갈라진 발바닥 서로 주무르며
파도소리로 하나 되는 첫날밤을
창호지 구멍으로 훔쳐보아야겠다
날이 새면 또 다시 흘러갈 난바다
헤어지면 언제 다시 만날지 모를
만남을 위해 다시
그 봉놋방 장작불 지펴야겠다
--- 「이어도 주막」 중에서

뿌리 내릴 흙 한 줌 없는
태평양 한가운데
발 디딜 곳은 오로지
넵튠의 삼지창 끝
깊이를 알 수 없는 챌린저 해연이나
사라지면 돌아오지 않는 버뮤다 삼각지대에서
이물을 조아리고 고물로 부복하는
일보일배一步一拜 순례의 길
온 길 지워지고 갈 길 보이지 않는
길 없는 길 위에서
삼십 년 읽어도 해독할 수 없는
바다의 경전
평생 들어도 알 수 없는
바람의 독경
예리하게 날 선
파도 끝을 밟고 서서
항해일지 빼곡히 투승점 찍어
화엄華嚴으로 가는
선원의 한 평생
--- 「파도 끝을 밟고 서서」 중에서

가득 실려 온 바다가 쏟아진다. 번쩍이는 비늘이 밝히는 어둠. 시퍼런 칼날의 춤사위에 부력 잃은 부레가 휘청거리고 쓸개도 파랗게 질려 나온다. 가르고 훑어내고 또 가르고 훑어내는 칼춤. 겹겹이 껴입은 옷에도 바람은 뼈 속을 파고든다. 비닐장갑 속 손은 아픔조차 얼었다. 납작해진 스티로폼 방석의 비명보다 허리뼈 펴는 소리 크게 들리는 새벽 세 시. 빈 뱃속 유혹하는 중참보다 더 고픈 잠의 허기. 따뜻한 라면 국물 해풍에 보시하고 쇠기둥에 등 붙인 영하零下의 쪽잠. 갈라도 갈라도 쏟아지지 않는 삶의 멍울 함께 잠드는 공동 어시장. 상자 안 고등어들도 빠져나간 바다를 껴안고 잠들고 있다.
--- 「공동 어시장, 새벽 세 시」 중에서

멸치 떼들이 도망치고 있다
약한 것은 살기 위해 군집하고
그 군집이 또 위험이 된다
멸치 쫓는 꽁치들이 일으키는
백파白波가 바다를 흔든다
쫓는 자도 쫓기는 자도
살기 위한 몸부림이다
처절한 사투死鬪로 피워올리는
바다의 꽃
살아남아야 한다
이빨을 피해, 그물을 피해
살아남는 것이 약한 자의
유일한 무기

세상의 바다에서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몸부림치는 나도
한 마리 멸치
--- 「멸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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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배 시인은 삶의 희로애락에서 ‘노’(怒)와 ‘애’(哀)에 대한 표정이 없다. 나이 예순 가까이 닿아 태산 같은 분노 앞에서, 바닥에서 밑바닥 치는 슬픔 앞에서 자신의 마음을 표정에 나타내지 않는 시인이다. 그런 표정을 시인은 바다에서 배웠다. 그래서 ‘내 몸에 바다가 있다’고 고백한다. 바다는 시인의 그릇이다. 그 그릇은 천 강 만 강을 담아 수평을 만드는 시며 노래며 공부다. 그의 항해는 ‘바다로 떠나는 것이 아니라 / 바다로 돌아가는 것이’며 ‘소금으로 돌아가는’일이다. 가끔 터져나는 시인의 ‘탯말’은 바다의 경(經)이다. 그 경을 씹으며 시인은 어머니의 자궁 바다에서 어머니의 눈물 속의, ‘울지 않는 섬’으로 돌아가는 중이다. 오랜 바다 항해에서 첫 닻을 내리는 첫 시집을 축하하며 기뻐한다.
- 정일근 (시인, 경남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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