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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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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8월 02일
쪽수, 무게, 크기 154쪽 | 232g | 128*205*10mm
ISBN13 9791130814490
ISBN10 1130814491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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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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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태는 강자였다 콘크리트 바닥에 메다꽂아도
눈 하나 꿈쩍하지 않았다
동태를 다루려면 도끼 같은 칼이어야만 했다
아름드리나무 밑둥을 통째로 자른 도마여야 했다
실패하면 손가락 하나 정도는 각오해야 했다
얼음 배긴 것들은 힘이 세다
물렁물렁하게 다뤄지지 않는다
한때 명태였을지라도,
몰려다니지 않으면 살지 못하던 겁쟁이였더라도
뜬 눈 감지 못하는 동태가 된 지금은
다르다
길바닥에 놓여진 어머니의 삶을
단속반원이 걷어차는 순간
그놈 머리통을 시원하게 후려갈긴 건
단연 동태였다.
--- 「동태」 중에서


바닥에 닿으면
입안이 헐어 꽃이 핀다
먹을 수 없다
살려면 먹는 것도 줄이라고
꽃은 바닥에서만 핀다

밟기만 하고
바닥을 살필 줄 모르면
길이 끊긴다
길은 누군가의 등이었으므로
엎드리지 않으면 이을 수 없다

눈물이 바닥에만 고인다고 해서
고이면 차오르는 바닥의 힘을
없다고 할 수 없다

바닥이 아닌 높은 데 것들은
모두 침몰하는 중이다

술 한 잔을 받쳐 들고
밥도 담는 바닥에서
더 이상 가라앉지 않는 바닥만이
일어설 수 있다

가만히 엎드려
단단해진 바닥이 일어서면
벽이 된다
인정사정없이 밟아 다진 바닥이었으므로
그 벽은 뚫을 수 없다
--- 「꽃은 바닥에서만 핀다」 중에서


엄마가 보고 싶으면
나는 엄마를 보러 갔다
집 뒤 골목을 내려가
국수가게를 지나
만화가게 앞에서 한참
청수약국 사거리를 건너
문방구 창에 붙어서 한참
철조망을 친 성당 놀이터를 지나
(그 놀이터는 꾀죄죄한 아이들은 들어가면
혼나는 놀이터였다)
길 건너 문화원은 서예 전시회를 했는데
들어가서 한참을 보아도 괜찮았어서
액자 족자에 쓰인 글씨를 읽지도 못하면서
다리가 아플 때까지 들여다보았다
냉차 리어카를 지나
질척한 시장길
무거운 짐 실은 오토바이, 십자가를 진 고무줄 장사가 지나가고
수없이 많은 수직 기둥들 사이
그 어느 틈새에
드러누운 고등어 갈치 몇 마리 놓고
쪼그려 앉은 엄마가 있다
--- 「엄마 생각」 중에서


바다는 완강하고 단단하였다 시간이 불어와
파랑이 일고 물결 주름이 잡혔지만
많은 일을 겪은 노인이 그렇듯 바다도 결코
입을 벌리는 법이 없었다 하나 남은 이를 보이지 않고도
뭍은 바다로 빠져 들어갔고 쓰레기들은 뱉어져
부유했다 품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품어진 아이들은
개똥불빛이 되어 바닷속을 날며 놀았다 그 웃음소리가
하늘에 비춰져 별빛이었다 어미와 아비가
그리워 눈물 일렁일 때면 별빛도 흔들려 어디선가
꽃 내음이 났다 아픔은 산 자의 것일 뿐이라고
함박눈이 내리면 누군가는 아무도 오지 않는 길을 쓸었고
아이들이 혀를 내밀어 눈을 받아먹는 동안
빈 운동장 같은 바다 어디서 맑은 종소리가 울렸다
--- 「바다」 중에서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그가 미국으로 홀연히 떠난 지도 참 오래되었다. 그는 내게 [알함브라의 궁전]으로 기억된다. 국내 처음으로 이주 노동자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담았던 책, 이란주의 『말해요. 찬드라』 홍보 배너에 그가 배경 음악으로 넣어준 곡이다. 그는 문예지들이 아직 종이 권력 눈치를 보고 있을 때 노동자들의 딱딱한 시를 멋지게 디자인해 사이버 벽시 운동을 처음 만들던 진취적인 벗이었다. 오랜 시간을 지나 그가 내게“ 서로 어깨 걸어 단단한 돌담…… 네가 버텨야 네 동료들도 무너지지 않는 걸” 다시 새기라 한다.“ 큰 나무가 되려면 삼백 번쯤 헐벗어야 하고/하늘을 날려면 뼈를 비워야” 하는 삶의 투명한 고투와 비애를 사랑하라 한다. 꽃도 나무도 자신을 찢고 터트려 새로운 꽃과 열매를 내듯“ 아프지 않고 나아갈 길”은 없어“ 아픈 건 (비로소) 나아간다는 것”임을 명심하라 한다.태평양 건너 머나먼 곳까지 가서도 밀양, 강정, 구미 아사히글라스, 평택 쌍용차, 부산 생탁과 한진중공업 등 전국 노동자 민중 투쟁의 모든 현장에 함께해온 정의로운 자. 이제 와 고백이지만 나는 그의‘ 과학’보다 대책 없는, 그러나 금강석처럼 빛나고 단단하던‘ 순정’을 더 사랑했었다. 긴 이별의 시간 동안에도 그는 우리가 살며 끝내 간직해야 할 정치적 당파적 인간애적‘ 올바름’이 무엇인지를 시적 극한까지 밀고 나갔던 것으로 보인다. 우리 이젠 그만 아프길.“ 잎이 없어도/가지가 …… 없어도” 우뚝 선 겨울나무들의 아름다운 시의 집으로 나를 다시 초대해준 그가 오늘 몹시 그립다 .
- 송경동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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