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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표현된 불행

잘 표현된 불행

[ 양장 ]
황현산 | 난다 | 2019년 08월 08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5 리뷰 4건 | 판매지수 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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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8월 08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932쪽 | 1128g | 135*205*47mm
ISBN13 9791188862498
ISBN10 11888624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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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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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오리족 처녀가 물을 건너오는 제 연인의 피리소리를 들을 때도, 제 몸에 표주박을 달고 파도를 건널 때도, 바다는 사랑이라는 무한히 높고 무한히 넓은, 따라서 비어 있는, 말의 내용이 된다. 바다는 사랑의 안타까움이 되고, 사랑의 용기가 되고, 순결한 처녀의 목숨을 노리는 사랑의 위험이 된다. 바다는 이렇게 그 깊이와 넓이로, 그 험난한 파도로 사랑이라는 말을 번역한다. 사랑이 이렇게 아득해진 적이 없으며, 사랑이라는 말이 이렇게 날카로워진 적이 없다.
--- p.30


어느 시인이 ‘하얀 새가 산을 벤다’고 말하더라도 산을 베는 새가 없으며, 베어지는 산이 없다. 거기에는 오직 허공을 비껴 가르는 힘 하나가 있으며, 아래쪽에서 위쪽으로 재빠르게 비껴 그어질 금 하나를 제 안에 품고 있을 것처럼 그렇게 팽팽하고 투명한 푸름이 있다.
--- p.32


내가 어떤 것을 진실이라고 말한다는 것은 그렇게 말하기로 결정하는 이유에 대해 내가 자유로워야 한다. 무엇에 대한 진실은 무엇에 대한 자유이다. 문학은 자율성으로 그 자유를 확보한다. 그래서 문학의 자율성은 그 이름으로가 아니라 그 실천으로 평가되어야 한다. 실천한 것에 의해서뿐만 아니라 실천하려는 것에 의해서도, 실천하려 했으나 실패한 것에 의해서도 평가되어야 한다. 다시 말해서 그 고립과 증오에 의해서가 아니라 그 긍지에서 평가되어야 한다.
--- p.55


봄은 오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봄이 아니었던 것을 청산하면서 온다.
--- p.67


시를 비평하는 말 가운데 ‘진정성’이란 말만큼 의심해야 할 말은 없다. 적어도 우리의 비평언어에서는 그렇다. 그것은 이론의 여지없는 실재성과 정확성에, 또는 거기에 이르는 통찰력에 붙이는 말이 아니라 벌써 습관이 되었기에 편안하고 편안하기에 사실인 것처럼 보이는 나태한 감정의 너울을 서로 용서해주기 위해 사용되는 말일 경우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 p.72


우리의 젊은 시인들이 현실을 창조적 실천의 자리로 삼을 수 있는 것은 그 발 디딘 자리가 삶의 중심이며 문화의 중심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이 일이 쉽지 않았다는 것은 우리의 현대시사가 말해준다. 젊은 시인들이 변방의식에서 벗어나게 된 것은 이 땅이 행복하고 풍요로워졌기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이 불행이 우리의 불행이 아니라, 이 다국적 자본의 시대에 어떤 사람도 피할 수 없는 불행임을 알아차렸기 때문이며, 그 불행을 훌륭하게 표현하려는 용기를 지녔기 때문이다.
--- p.76


“모르겠다. 길을 찾느라고 시를 쓰는 것이 아니겠는가.” 내 대답은 대답의 회피가 아니라, 대답이다. 나는 이 대답 속에 중요한 것은 길이 아니라, 어느 길이건 그 길에 대한 성실성이라는 뜻을 담으려 하기 때문이다. 적어도, 길은 두 갈래로만 뻗어 있는 것이 아니란 것을 이 대답으로 말하고 싶은 것이다.
--- p.79


부정의 언어, 곧 시의 언어는 늘 다시 말하는 언어이며, 따라서 끝나지 않는 언어이다. 모든 주체가 타자가 되고, 그 모든 타자가 또다시 주체가 된다고 믿는 희망이 이 언어의 기획 속에 들어 있다. 시는 꿈과 현실이, 상상할 수 있는 것과 상상할 수 없는 것이, 작은 나와 큰 나가, 비루한 사물과 너그러운 말이, 불모의 현실과 생산하는 현실이 갈등하기를 그치는 자리가 우리의 정신 속에 있다고 믿는다. 시의 길이 거기 있다기보다는 시가 그 길을 믿는다고 말해야 할 것 같다.
--- p.85


사물을, 말을, 사람을 시적으로 만든다는 것은 옳은 것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는 높이로 정신을 들어올린다는 뜻이다. 시는 포기하지 않는다. 그것이 시의 윤리다.
--- p.98


이때, 우리의 언어 감각에 충격을 주기도 할 이 외국어적 개입은 저 유행가적 리듬의 억압적 영향 아래 ‘사랑을 잃음’과 ‘글쓰기’라는 두 사실 사이에서 단 하나의 맥락만을 보고 있던 우리의 이해력을 해방시켜 새롭고 다양한 맥락의 설정을 촉구하게 될 것이다.
--- p.118


한 언어가 다른 언어와 대면할 때 그 말의 결을 깨뜨리는 균열을 경험하게 되지만,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도 함께 만나게 된다. (…) 모국어로부터 외국어성을 풀어낼 수 있는 능력이란 것은 말이 제시하는 사실들 사이의 관계맥락을 다양하고 새롭게 해석해낼 수 있는 능력이라고 하겠다. 이 성격과 능력이 두 언어 사이의 번역을 가능하게 하고, 번역에 시적 성격을 부여한다.
--- p.119


타자는 어떤 성찰과 사랑의 힘으로 저 자신을 전복하는 주체이다. 어떤 둔중한 말도 전복되는 주체에게는 날카로운 구체성을 지닌다. 말의 운명은, 곧 시의 운명은 구체적인 사랑의 체험에 걸려 있다. 시의 말은 그것이 민족어이건 외국어이건 미래의 말이다. 그것은 현재의 말속에 잠복해 있는 미래적 쓰임의 가능성이며, 미래를 촉발시켜 걸어 당기는 말이며, 미래에 그 진실성이 밝혀질 말이다. 그래서 시의 말이 타자의 말이라는 것은 미래의 주체가 하게 될 말이라는 것밖에 다른 것이 아니다.
--- p.140~141


시의 모든 전위에는 주체가 타자를, 타자가 주체를 아우르는 특별한 현재가 있으며, 아직은 형태도 색깔도 없는 미래, 어떤 주체의 망상도 아직 침범하지 못한 미래, 곧 타자의 미래가 있다. 타자를 영접하는 주체만이 오직 그 미래에 들어간다. 타자가 되는 주체만이 미래로 쏟아지는 특별한 현재를 경험한다. 형태 없는 미래와 연결되어 있기에 끝나지 않는 이 현재를 우리는 시적 시간이라고 부른다.
--- p.153


석굴암에 들어서면, 온화한 자태와 사려 깊은 얼굴로 의연하게 앉아 있는 대불을 먼저 볼 수 있지만, 그 좌대에는 사지를 비틀고 얼굴을 일그러뜨린 존재들이 새겨져 있다. 세상의 지혜 하나를 들어올리는 일이 그렇게 처절하다는 말일까. 고통의 바다는 깊고 넓어서 고요하게 앉아 있는 부처가 마치 조각배처럼 보인다.
--- p.157


시인이 쓰는 시는 그가 얼핏 보았던 저 빛에 대한 한차례의 기념일 뿐이다. 그는 매듭을 만들면서 매듭을 파괴한다. 그는 매듭을 딛고 매듭 밖으로 나가려 한다. 그러나 그에게 가능한 것은 또하나의 매듭을 만드는 일에 불과하지 않은가. 그래서 시는, 좋은 시일수록, 실패담의 형식을 지닐 수밖에 없을 것이다.
--- p.159


아름다운 것이건, 슬픈 것이건, 놀라운 것이건, 경이로운 것이건, 어떤 것 앞에서 누군가가 ‘이루 형언할 수 없다’고 말을 하게 될 때, 그리고 그가 성실한 사람일 때, 그는 그 희생된 것들 앞에 서 있는 것이 분명하다. 그가 그 ‘이루 형언할 수 없음’을 문제로 발견하고, 계약의 파기까지는 아니더라도 계약을 재조정하여 인간을 헛된 계약에서 해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아마도 그는 시인이거나 소설가일 것이다. 문학의 미학도 윤리도 형언할 수 없는 것과 한 인간의 관계에서 비롯하기 때문이다.
--- p.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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