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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가든의 정원

마가든의 정원

: 마정원 추모집

마정원 그림 | 작은숲 | 2012년 09월 14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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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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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09월 14일
쪽수, 무게, 크기 352쪽 | 566g | 153*224*30mm
ISBN13 9788997581061
ISBN10 89975810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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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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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이따위 글은 어떻게 적으면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연애편지를 쓰라면 쓰겠고, 노벨 문학상을 받을 글을 쓰라면
뭐, 그것도 어렵지 않게 쓰겠습니다.
그런데 누군가의 죽음을,
그 누군가가 항상 곁에서 웃고 떠들고 장난치던
사람이라면 어떻게 써야 할까요?
그 죽음, 지금도 갑작스럽기만 합니다.
이제 곧 녀석이 세상을 떠난 지 1년입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다가 문득,
“어, 이거 정원이랑 같이 먹으면 좋겠는데 저녁에 오라고 할까?”
어느 늦은 밤, 맥주 한 사발이 그리울 때,
“음, 정원이랑 맥주나 마셔야겠어.”
녀석이 세상에 없는 걸 뻔히 알면서도 무심코 이런 말을 지껄이고 맙니다.
제 전화에는 아직 정원이의 번호가 저장되어 있습니다.
통화 버튼을 누르면, 여전히 신호음이 갑니다.
살아서도 그렇게 괴롭히더니, 죽어서도 그 악동 기질은 여전합니다.
“나 죽었다고 전화 안 하면 안 돼!”
꼭 이렇게 말하는 것만 같습니다.
언젠가 녀석과 이런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난, 너 보면서 산다.”
“저도 형 보면서 살아요.”
서로의 우정에 대한 무척 ‘알흠다운’ 이야기일 것 같지만,
속내를 알고 보면 조금 다릅니다.
‘하물며 저따위 인간도 살아가고 있는데
나는 정말 괜찮은 인생을 사는 거야.’라는 게
우리들이 서로를 바라보는 속마음이었던 셈이지요.
“10분이라도 좋다. 아니, 단 1분만이라도 좋아!”
이런 거짓말은 하고 싶지 않습니다.
딱 한 시간만, 녀석과 같이 맥주잔을 기울이고 싶습니다.
그 한 시간 동안 저는 딴청을 부리며 녀석이 그린 그림을 볼 겁니다.
혹은, “이 쉐이야, 한 시간밖에 없어! 어서 그림을 그려!”라고
할 것만 같습니다.
그 한 시간이라는 거…,
우리가 이미 알고 있듯 절대 허용되지 않을 겁니다.
그게 슬픈 일이 아니라는 걸 노회한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슬픔 따위?
그거 별거 아니라는 걸 알 만한 나이가 된 것이지요.
죽음?
그건 누구나 겪어야 할 일 아니던가요.
슬픔을 되새기며 살 이유는 없습니다.
〈도둑들〉이란 영화에서 윤석이가 이런 대사를 읊더군요.
“천국에 가 봐야 아는 사람도 없고….”
달수도 한마디 합디다.
“도둑놈들이랑 일할라니까 불안 불안 하네.”
장담하건대, 정원이도 결단코 천국에 있지는 않을 겁니다.
녀석은 그림으로 세상을 훔치려던 도둑놈이니까요.
결국, 착하게 태어나 착하게 살고 있는 제가 녀석을 만나려면
지금부터 나쁜 짓을 많이 해서 지옥에 가는 수밖에 없겠습니다.
상관없지요, 뭐.
어디라고 맥주 맛이 다르겠어요.
--- 머리말 「친구들을 대신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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