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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문화와 문화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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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09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486쪽 | 720g | 153*224*30mm
ISBN13 9788997620517
ISBN10 899762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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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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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김기곤
광주발전연구원 부연구위원이다. 전남대학교 5·18연구소 학술연구교수를 지냈다. 문화, 인권 등을 중심으로 도시공간의 문화적 재현과 지역사회의 대안적 정책 등을 연구하고 있다. 주요 연구논문으로는 「인권정치의 공간적 해석」(2010), 「한국의 문화권 구성과 제도화」(2011), 「광주지역의 인권과 사회복지를 어떻게 볼 것인가」(2011) 등이 있다.
저자 : 박경동
광주문화재단 정책기획팀에 근무한다. 전남대학교 사회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호남대 호남신학대 시간강사를 거쳤다. 지역사회문제, 문화이론, 문화정책 등이 관심 연구 분야이며, 발표 논문으로는 「한국사회 다문화가족의 형성과 갈등에 대한 연구」(2009), 「소록도 공간의 의미변화와 한센인 공동체의 대응」(2010) 등이 있다.
저자 : 박근원
전남대학교 사회학과 박사과정중에 있다. 동 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마쳤고, 석사학위논문 제목은 「저소득층 지역주민들의 일상생활 : 광주광역시 동구 산수1동지역을 중심으로」(2011)이다. 현재 공공성, 로컬리티(Locality)를 큰 주제로 하여 공공서비스의 정치사회적 구성과 지역정치 등을 연구하고 있다.
저자 : 송유미
전남대 사회학과 BK21 창의적지역전문가양성팀 참여대학원생이다. 전남대 사회학과 박사과정 수료. 지역문화, 문화예술교육, 문화 민주주의 등의 주제를 중심으로 연구하고 있고, 지역사회 생활문화공동체의 자발성과 지속가능성에 관심을 갖고 있다. 석사학위논문 제목은 「문화적 불평등과 문화적 정체성: 광주지역 사례를 중심으로」(2007)이며, 발표 논문으로 「간도지역 민생단 사건의 성격과 의미연구」(2010)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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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 지역문화의 문화정치적 이해
박 해 광

1. 지역문화라는 익숙하고도 낯선 대상

나는 이 책에서 몇가지 익숙한 어휘들, 즉 지역, 공간, 장소, 문화 등의 개념들과 씨름해보려 한다. 이 어휘들은 매우 익숙하고 상식화된 것들이지만, 이 익숙함과 진부함은 기존 연구의 축적이나 풍부한 토론의 결과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일상적으로 자주 그리고 쉽게 말해지는 친숙함에 기인하는 것이다. 지역이나 공간, 지역문화에 대한 담론들이 충분히 형성되었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에, 이 친숙함은 결국 표피적인 것이고, 어떤 과장된 이미지일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이 익숙함 내에 되짚어 보기가 필요한 어떤 공백이 있다는 얘기다.

사실 지역은 수많은 어휘와 상투어, 모순적인 이미지, 복합적인 관계들이 중첩되어 있는, 다양하면서도 동시에 이질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대상이다. 예컨대 지역은 자주 ‘전통’과 밀접히 연결되어 있는 것으로 인식된다. 그것은 지역이 농촌이라는 공간을 많이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생겨난 자연스런 인식의 결과로 여겨지지만, 실상 농촌은 이미 근대적 질서에 따라 해체되고 재편되어 온 근대의 일부분임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왜 지역은 여전히 이 전통의 이미지를 굳게 보유하고 있는 것일까? 혹은 무엇이 이 전통 이미지를 계속 강요하고 있는 것일까? 또다른 모호성은 반대로 지역을 쉽게 보편화된 대상으로 판단하는 것에서 비롯된다. 근대의 돌진은 강력하게 모든 사회 공간들을 균질적인 것으로 만들어버렸다고 여긴다. 그래서 어떤 사건이 서울에서 벌어지건 다른 지방에서 벌어지건, 그것이 가진 공간적 속성의 차이란 무시되어도 된다고 여긴다. 특히 최근의 지역 담론들은 그 지역이 어디가 되었든 상관없는 일반화된 것들, 예컨대 문화도시나 도시 재생, 창조도시, 지역개발 등이 무차별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고 말한다. 각 지역이 가진 특성이나 맥락은 거의 논의되지 않은 채 무시된다.

우리의 근대적 농촌 정책이 저곡가에 기반한 농촌 희생 정책이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농촌은 근대화의 희생양이었고 도시 지역과 수도권이 발전을 구가할 때 농촌은 더이상 아무도 살고 싶어하지 않는 저발전의 섬이 되었다. 결혼하기 힘든 농촌 총각 문제와 그에 대한 대안으로 시작된 국제결혼 현상도 근대적 농촌정책이 만들어낸 농촌의 피폐화라는 결과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그런데 또한 모순적이게도 최근 도시민들의 귀농ㆍ귀촌이 증가하고 있다. 도시의 삶에 염증을 느껴 목가적 삶을 꿈꾸며 전원으로 돌아가거나, 농업에서 적극적인 대안을 발견하려는 도시민들이 늘고 있다. 농촌의 저발전이 이제는 근대적 삶에 대한 대안처럼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런 복합성과 또한 모호성이 바로 지역이 가진 성격의 한 부분이다. 그리고 지역문화란 바로 이런 특이한 복합성과 모호성을 내용으로 하는 문화일 것이다.
현실적으로 지역문화는 대개 현대적인 것 보다는 ‘전통적이고 민속적인 것’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 또 지역은 중심이나 중앙에 대비되는 ‘하위적인 것’ 혹은 ‘열등한 것’이라는 이미지도 내장하고 있다. 이런 이미지는 일말의 진실을 반영하고는 있지만, 대체로는 고착화되고 편견이 반영된 이미지 작용의 결과인 경우가 더 많다. 바꾸어 말하면 이것은 지역을 특정한 시선을 통해 보려는 어떤 작용이 개입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이런 고착화된 시각은 근원적으로 폐쇄적인 이분법의 논리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양자택일이 아닌 어떤 다른 대안적 사고를 애초에 봉쇄해 버리는 특징을 갖고 있다. 그러한 폐쇄성이 자연화되고 굳어짐으로써 나타난 결과가 바로 이러한 지역에 대한 고정된 관념과 이미지인 것이다. 이 때문에 지역문화 연구를 위해서는 이러한 폐쇄성이 어디에서 기인하는가, 그리고 그것은 무엇을 억압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필수적으로 제기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언제나 어떤 지역 속에 살면서 그 지역을 경험하고 사고한다. 지역은 공간적인 것이기도 하고 동시에 우리의 일상에 깊게 결합되어 있는 구체적인 삶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지역은 즉각적인 인식의 대상으로서 자명하게 성립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 자명성은 실은 그것의 친숙함과 익숙함에 기인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지역문화 연구란 우선 이 친숙함과 익숙함에 거리를 두고, 그것을 낯설게 바라보려는 시도가 그 출발점이 되어야 할 것이다. 낯설게 본다는 것은 지역에 대한 경험을 즉각적인 것이 아니라 매개된 경험으로, 지역을 주어진 것으로가 아닌 만들어진, 그리고 여전히 구성중인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또한 낯설게 보려는 노력은 지역을 안정적인 것이 아니라 유동적인 것, 특히 전지구화하는 흐름 속에서 탈영토화와 재영토화의 부침을 겪고 있는 현장으로 간주하는 것 역시 필요하다. 사물을 고정화, 고착화시키는 시각은 결국에는 그 대상의 본질을 불변으로 것으로 간주하려는 이론적 보수성을 드러낼 수밖에 없다.

지역의 고유한 역사와 맥락에 따라 형성되어 온, 그리고 여전히 구성되고 있는 지역문화들이 존재한다. 그러한 특수한 지역문화를 ‘발견’하는 것은 여전히 중요하다. 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그 지역문화를 어떻게 드러낼 것이며, 그 드러냄을 통해 가능해질 어떤 실천적 의미와 결과들을 구성해내는 것이다. 이것이 실천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지역문화라는 것이 언제나, 그리고 결국 지역 공간 내에서의 삶과 의미를 성찰하는 것에 귀결되기 때문이다.

바스카(Bhaskar)는 인식의 영역이 경험, 현실, 실재로 위계화되어 있다고 주장한다(Bhaskar, 1975). 이를 단순하게 지역문화라는 대상에 그대로 대입해 본다면, 우리는 지역문화의 경험과 현실, 그리고 보이지는 않지만 작동하는 인과적 실재세계를 상정할 수 있다. 경험으로부터 실재로 진입하는 것, 이것이 어떻게, 그리고 어떤 과정을 통해 가능할 것인지를 검토해 보는 절차를 필요로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우선 이 연구가 명시적으로, 혹은 암묵적으로 전제하는 구체적인 지역 경험 대상은 광주ㆍ전남 지역이다. 지역 연구에 ‘적합한’ 지역이 따로 존재할 수는 없겠지만, 광주ㆍ전남 지역은 여러 점에서 지역 연구의 흥미로운 대상이다. 내가 2004년부터 지금까지 거주하면서 경험하고 사유해 온 내가 사는 지역이면서, 우리 역사의 가장 중요한 순간 중 하나인 1980년 5월의 경험이 현재적인 의미로 여전히 간직되고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또 광역시도 중에서는 경제적으로 가장 낙후된 지역 중의 하나이면서도, 동시에 전통문화와 예술 뿐만 아니라 현대 예술이 활발하게 거론되는 곳이기도 하다. 그런가 하면 여전히 지역차별의 희생양, 지역감정의 중심지로 인식되기도 한다. 이런 간략한 몇가지 사실만을 놓고 보아도 광주ㆍ전남이라는 지역을 특정한 어휘나 이미지로 묘사한다는 것은 힘들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경험의 차원에서 광주ㆍ전남 지역은 실로 복잡하고 다양한 양상을 띠고 있다. 그렇다면 연구의 출발점은 이 경험의 복잡함과 다양함에 대한 이해가 되어야 할 것이다. 경험의 차원에서 지역문화 연구는 이러한 특이성과 복합성들을 우선 풍부하게 드러내게 될 것이다.

이 경험적 지역으로부터 구체적인 지역문화의 현실에 대한 분석으로 나아갈 것이다. 내가 이해하는 문화 현실은 문화의 실천적이고 구성적인 어떤 층위이다. 예컨대 광주 지역을 이미지화하는 실천은 지역의 상위에서, 외부에서, 그리고 내부에서 끊임없이 실천되고 있다. 그 결과 광주 지역의 이미지는 ‘5ㆍ18’이거나, ‘전라도’이거나, 혹은 ‘문화도시’이기도 한 다양한 중층적 의미화의 결과를 갖게 되었다. 여기에는 다양한 주체들, 예컨대 지역 주민, 지자체, 중앙정부, 시민단체 등의 실천이 개입되어 있다. 이러한 실천들을 통해 지역문화의 현실은 끊임없이 구성되고 재구성됨을 보여주고자 한다. 실재의 수준은 이러한 실천을 만들어낸 어떤 기제들에 대한 이해에 해당될 것이다. 그것은 인과적일 수도 우연적일 수도 있으며, 매우 거시적이거나 미시적인 수준을 포함할 수도 있을 것이다. 어쨌든 이런 목적과 방향을 따라 지역문화를 논해 보고자 하는 것이 이 연구의 기본적인 문제의식이다.

한편 지역문화를 논한다는 것은 그에 따른 여러 ‘입장들’을 전제하는 것으로 간주되기도 한다. 그 가능한 전제들을 간략히 정리해 본다면, 우선 지역문화를 강조하는 것은 중앙 중심의 문화나 보편적 문화와 상대적으로 거리를 두고, 지역문화가 가진 의미를 긍정한다는 의미를 내포하는 것일 수 있다. 그것은 지역문화를 어떤 방식으로 이해하든, 지역문화는 중앙 중심의 문화로부터 소외되거나 주목받지 못한 문화를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두번째로, 지역문화는 동질성이나 보편성 보다는 차이와 이질성을 강조한다는 의미 또한 내포한다. 보편과 총체를 지향해 온 근대의 서사는 국민국가 단위의 ‘민족문화’를 보편적 문화로 확립하였다. 지역문화는 이 보편적 민족문화의 하위적 문화이거나 열등한 문화로, 민족문화에 통합되어야 할 대상이라는 위상을 부여받아왔다. 하지만 보편적 민족문화의 허구성은 한편으로 거대한 문화산업의 획일성에 의해,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분화하는 다양한 주체들의 문화적 실천에 의해 도전받고 있다. 지역문화는 이러한 보편적 문화에 대비되는 지역적이고 이질적인 문화를 대표한다. 셋째, 지역문화 연구는 어느 정도 포스트모던한 흐름을 반영한다. 보편적 서사를 거부하고 지역화된 서사를 옹호하는 포스트모던한 경향은 지역문화 연구를 근대성에 대한 하나의 대안으로서 주목하기 때문이다.

이런 전제들에 대해 상당 부분 동의하지만, 나는 지역문화 연구가 이런 전제들에 자동적으로 연결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지역문화 연구는 이런 전제되는 입장들 보다 더 풍부한 구체적인 현실로서 이해되어야 할 대상이기 때문이다. 1990년대 지방자치제의 시작과 함께 각 지자체가 주축이 된 지역문화 담론이 매우 활성화되고 있다. 지역문화는 이해의 대상을 넘어 발전의 수단이나 전략의 위상을 부여받고 있고, 또 실제로 그러한 전략 및 정책들이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짧은 기간 동안 지역문화는 오히려 담론의 과잉으로 치닫는 듯 보이기도 한다. 역설적이지만 이러한 지역문화 담론의 과잉과 그로 인한 상식화가 지역문화를 지나치게 익숙한 것으로 만들어 버렸고, 지역문화에 대한 이해와 반성을 가로막고 있다. 이것이 지역문화를 새롭게 그리고 낯설게 바라보아야 할 이유인 것이다.

이런 점에서 지역문화 연구의 출발점은 우선 지역들이 갖고 있는 그 고유성과 특수성을 이해하는 것이 될 것이다. 지역문화의 고유성이란 대상화된 이질적인 것이 아니라, 그 구체적인 역사와 맥락에 의해 만들어진 문화적 실존성임을 보여주어야 한다. 이를 통해 지역문화의 고유성이란 박제화된 특수성에 대립하는 풍부하게 살아있는 문화임을 드러내게 될 것이다. 또한 지역문화 연구는 지역을 정의하는 권력작용에 대한 해부를 포함한다. 지역에 덧씌워진 이름과 이미지들, 편견들의 작용을 분석하고 해체하는 것은 지역문화의 보편성과 올바름을 회복하는 일이다. 또한 지역문화 연구는 결국 지역에서 이루어져 온 지역민들의 삶의 경험이 갖는 대안으로서의 의미를 확인하는 일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것은 근대적이고 표준적인 도시적 삶과는 다른, 또 물질적 가치만을 추구하는 획일화된 삶과는 다른 또다른 삶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 될 것이다.

2. 지역과 지역정체성

1) 지역의 정의
먼저 ‘지역’에 대한 정의에서 부터 시작해 보자. 지역은 라틴어 ‘regere’를 어원으로 하는, ‘지배하다, 방향을 지시하다’라는 의미에서 비롯되었다. 존스턴 등은 지역을 “다른 지역과 구별되는 어떤 종류의 통일성 또는 유기적인 원칙을 지닌 어느 정도 경계지워진 영역”으로 정의한다.(Johnston et. al., 2000) 그런데 이 정의는 너무 추상적이어서 지역의 특성을 이해하는데 그다지 도움을 주지 못한다. 현실 속에서 지역의 실체성이란 오히려 중앙이 아닌 지방, 중심이 아닌 변두리, 보편적인 것이 아닌 개별적이고 하위적인 것으로 간주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즉 지역은 항상 중앙에 대비되는 어떤 것, 중앙의 타자로 존재할 때 더 명확한 실체였던 것이다. 하지만 이런 지역 정의는 상식화된 현실이긴 하지만, 지역을 항상 중앙과의 관계 속에서만 사고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인식의 장애를 가져온다. 지역의 특성이란 위계적 관계 속에서만 정의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우선은 지역을 좀더 개방된 인식 대상으로 설정하고, 지역에 작용하는 요소들, 혹은 지역을 사고할 수 있는 틀을 고민해 보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지역(region)은 일단 보편으로 불리는 전체에 대한 상대적인 단위들로 이해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지역은 일정한 경계만을 가질 뿐 그 단위의 규모는 상대적이고 유동적이다. 이렇게 전제할 때 지역을 지방(local), 하위적인 공간, 타자라는 실체로 만드는 것은 지역에 작동하는 어떤 힘, 권력, 이미지와 담론들인 것이다. 특히 실천적 의미에서 지역은 지방을 즉각적으로 대체하는 어휘로 강조될 필요가 있다. 지방은 중앙의 변방이라는 가치평가적 의미로 충만해 있기 때문이다. 지역을 지방이나 하위적인 어떤 공간으로 만드는 힘들의 차원을 세 층위로 구분하여 살펴볼 수 있다. 정치적, 이데올로기적, 그리고 사회적 삶의 측면에서 지역은 물리적 공간으로부터 실체성을 띤 지역이 된다.

(1) 정치적 공간으로서의 지역

자연 상태의 공간을 사회적 지역으로 만드는 일차적 작용은 정치적인 것이다. 근대 민족국가는 영토를 세세한 단위 공간으로 분할하였다. 이 행정적 구획은 ‘통치’라는 관심이 공간에 적용된 결과로, 그것의 주된 형태는 지역 범위의 강제나 지역의 기능적 재편의 형태를 띤다. 즉 행정구역의 재편은 전형적인 지역범위의 정치적 강제에 해당된다. 행정구역 획정의 정치성은 그것이 강제적이면서도 지배의 목적성이 명시적으로 작용할 때 가장 뚜렷하게 드러난다. 예컨대 일제 강점기의 제국주의 권력이 만들어낸 권력적 공간 재구성을 지적할 수 있는데, 이 책의 4장에서 분석하고 있듯이 제국주의에 의한 광주 지역 읍성의 해체와 일본식 행정구역으로의 재편은 식민지 이전의 권력 공간을 해체하고, 권력의 중심을 새로이 구성된 제국주의 지배의 공간으로 이전하는 행위다. 이를 통해 읍성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행위들이 전혀 다른 의미들로 전환되고 해체되는 것이다. 광주의 경우 과거의 전통적 권력 중심지였던 읍성은 행정권력의 중심지였지만, 일본 제국주의는 이 읍성을 해체하고 새로운 권력 중심지를 읍성 밖의 공간을 일본인 거주지역으로 만들었다. 읍성의 해체는 일제 통치 이전의 전통적인 권력 중심이라는 실체 및 상징성을 해체하고, 일본이라는 새로운 제국주의 권력을 승인하게 만드는 상징적 정치 작용으로서의 의미를 가지는 것이었다.

지역의 기능적 재편 역시 정치적ㆍ권력적 작용의 전형적인 산물이다. 산업시설이나 행정기구의 입지는 대개 지리학적, 지정학적 고려의 산물로 논의되지만, 실제 그러한 과정에 개입하는 것은 특정 지역을 둘러싼 정치적 실천들이다. 국가 산업단지를 특정 지역에 조성하거나 혹은 반대로 특정 지역을 선정에서 배제하는 것, 또는 과거 몇년간 진행되어 온 핵폐기장 건설, 신도시 건설을 둘러싼 논쟁 등은 그 자체가 고도로 정치적인 과정임을 경험을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입지 및 지역의 기능적 재편은 그 결과가 종종 지역간 불균형 발전의 문제로 귀결된다. 그리고 불균형발전을 초래하는 혜택 혹은 억압 역시 지역을 둘러싼 전형적인 공간의 정치를 구성한다. 여기에 작용하는 힘이 바로 선별과 배제인데, 한국 현대사의 한 줄기를 구성해 온 지역차별은 바로 이 선별과 배제가 작동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단적인 예로서 과거 몇 년간의 지역 총생산을 지역별로 비교만 해 보아도 이 선별과 배제의 결과가 만들어낸 불균형의 문제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아래의 표에서 보듯 국내 총생산의 지역별 구성비를 보면 전체 생산의 40% 이상이 수도권(서울ㆍ경기도)에 집중되어 있는 반면, 지역 지자체별 생산은 10%를 넘지 못하는 극심한 불균형을 보여주고 있다. 제주도는 전체 생산의 1%를 넘지 못하고 있고, 광주는 2% 남짓, 전라북도도 3%를 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극단적인 지역 불균형은 일차적으로 생산자원의 지역 불균형 분배에 기인하는 것이며, 이것은 고도로 정치적으로 결정된 산물인 것이다.
---「제1부 지역문화의 재해석과 문화향유」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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