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와 두바이의 공통점은 둘 다 애초 자원도 없고 땅덩어리도 작은 보잘 것 없는 나라였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나라는 각기 동남아와 중동의 중심 국가가 되었다.
두 나라의 가장 큰 공통점은 글로벌화를 위해 해외로 진출한 것이 아니라,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자국 내에 조성하고 과감한 개방을 통해 외국의 자본, 기업, 인재를 불러들인 것이다.
뛰어난 인재, 미래 신기술, 혁신 기업과 글로벌 자본을 유치하여 성장동력을 만들고 내수를 확대하면 저성장, 저고용, 저출산 등 그간 우리가 풀지 못했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 싱가포르, 두바이 등 우리보다 훨씬 열악했던 나라들도 각각 아시아와 중동의 중심 국가로 성장하였는데 우리가 못할 이유가 없다. 그들 국가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몇 배, 몇 십 배 이상의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체력이 좋은 물고기를 퍼 나르는 방식은 해외진출 확대에 큰 효과가 없다. 물고기 하나하나를 옮기기보다 건너편 어항의 물, 수초, 모래, 자갈 등을 우리 쪽 어항으로 옮기는 게 더 효과적이다. 수질이 개선되면 해외진출이 용이해지고 성공 사례도 늘어난다. 수질이 비슷해지면 저쪽 세계에 쉽게 적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 큰 관심을 가지고 해결해야 할 문제는 체질개선이 아니라 수질 개선이다.
‘글로벌화’는 해외로 나가는 ‘Going global’이 아니라, 글로벌 스탠다드를 받아들이고 우리 스스로 그렇게 되는 ‘Being Global’이다. 글로벌화는 바깥 세상으로 나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스스로 ‘세계화되는 것’이다. 글로벌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잘못 해석하니 자연히 여러 가지 문제들이 나타나게 된다.
전 세계의 혁신 인재, 기업, 기술, 자본이 대한민국으로 흘러들어오게 하는 시스템을 만들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 국적을 초월한 혁신 자원이 유입되는 흐름을 만들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이 최고인 분야, 비교우위를 가진 분야부터 시작하면 된다.
In2Korea의 대표적 전략분야는 IT, 문화, 뷰티, 의료, 관광이다. 이들 산업은 우리가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분야다. 이들 분야에 있어서만큼은 우리가 세계의 중심이자 리딩 국가가 될 수 있다.
‘의료산업의 글로벌화’는 국내 병원이 해외로 가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외국환자들이 우리나라를 찾아오게 만드는 것이다. 잠들어 있는 역량을 깨울 수 있다면 의료관광 산업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수 있다.
해외로 나가야 수출을 할 수 있다는 고정 관념을 버려야 한다. 독일은 박람회를 개최하여 바이어를 끌어들임으로써 국가 전체 수출의 80%를 이를 통해 이루어낸다. 변방의 방식이 아닌 독일과 같은 중심 국가의 방식을 배워야 한다. 인기 있는 박람회가 개최되는 기간에는 그 지역의 일손이 모자랄 정도가 된다. 독일에선 박람회가 박람회 그 이상인 꿩 먹고 알 먹는 산업이다.
일본과 비교하며 일본이 낫고 우리가 못하다는 식의 이야기가 있다. 대를 이어 가업을 이어받는 일본의 장인정신을 칭송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일본은 장인정신이 뛰어난데 우리는 장인정신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일본인이 가업을 이어받는 이유는 그들이 장인정신을 갖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새로운 사업을 시도하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실패가 무서워서 가업을 이어받는 것이다. 변화를 두려워하고 실패를 용인하지 않는 그들의 문화적 배경을 이해하지 못하면 그것을 장인정신이라는 일면만으로 칭송하게 된다. 우리나라는 일본과 다르게 변화와 도전에 적극적이다. 일본인에 비하면 무서움을 모르는 대단한 민족이다. 빠르게 변화하고 역동적인 디지털 시대에는 도전적인 우리가 일본보다 더 강한 경쟁력을 가진다. 아날로그 시대에는 일본이 앞섰지만 디지털 시대에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양상이 펼쳐질 것이다.
실리콘밸리는 인재를 키우지 않았다. 실리콘밸리에 있는 인재들의 절반은 해외에서 온 사람들이다. 그래서 실리콘 밸리를 낯선자들의 도시라고도 부른다.
우리는 지난 수십 년간 필요한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오직 ‘인재 양성’이란 한 가지 방법에 의존해 왔다. 이제는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한다. 인재를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은 3가지가 있다. ‘인재 양성’, ‘인재 유인’, ‘인재 유지’다.
2018년 월드컵 우승팀인 프랑스는 대표팀 선수 23명 가운데 21명이 이민자이거나 이민자 가정 출신이다. 구글이 내놓은 수많은 서비스들이 전 세계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은 바로 구글의 다양성이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