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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공의 미라클

천공의 미라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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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8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24쪽 | 256g | 128*188*16mm
ISBN13 9791196460389
ISBN10 1196460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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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도 시대 말기, 가에이 6년(서력 1853년) 3월, 벚꽃 피는 시기의 가자하야 마을.

정오를 조금 지났을 무렵, 그 마을에는 폭풍이 거칠게 불어 대고 있었다.
봄날의 거센 바람과 마을 중심부에 있는 큰 포목점 건물에서 타오르는 불길이 자아내는 바람이 지기 시작한 벚꽃 잎을 휩쓸고, 마을 사람들의 비명이나 서로를 부르는 소리가 휩쓸면서 미친 듯이 날뛰고 있었다.
--- 「첫 문장」 중에서

벚꽃 의상을 입은 소녀는 긴 소매로, 더럽혀진 기요의 얼굴을 닦아주었다. 실제로 그 손은 기요에게 닿지 않고 단지 바람이 불어오는 듯한 감각만이 기요의 뺨에 남았다.
? 너는 살아남아줘. 살아서 내 몫까지 자라 어른이 돼서 여러 가지를 배워야 해. 이 세상에 살아 있는 동안 저택에서 나올 수 없었던 나를 대신해서 가능한 한 멀리 가서 그 목숨이 다하는 한 자유롭게 살아줘.
“공주님, 공주님.”
? 행복해지렴, 기요. 나는 네가 정말 좋았어.
벚꽃 의상을 입은 소녀는 살포시 미소 지었다. 무심코 끌어 안으려고 한 기요의 품속에서 그 모습은 다시 무수한 빛의 잎이 되더니 허공으로 흩어졌다.
--- p.20

누군가가 그곳에 있었다.
은색 올벚나무 고목 앞에 모르는 소녀가 서 있었다. 긴 까만머리를 한 그 아이는 벚꽃 무늬가 들어간 흰색 기모노를 입고 공주님 같은 은비녀를 끼고 있었다.
그리고 사야카를 지그시 바라보고 있었다. 슬픈 듯한 그리운 듯한 표정에다 맑고 까만 눈동자로 바라보고 있었다.
연분홍색 입술이 무언가 말하고 싶은 듯이 움직였다.
다음 순간에 그 아이의 모습이 공간에서 씻겨버리듯이 사라졌다.
사야카의 가슴은 고통스러울 만큼 크게 쿵쾅쿵쾅 고동쳤다.
현관문에 무심결에 기댔다.
‘……유령? 요괴?’
오랫동안 그런 것은 ‘보지 않고’ 지내왔는데.
마음의 눈을 닫고 ‘보지 않도록’ 늘 주의했는데, 그래서 이젠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평범한 아이’가 되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또 보고 말았다…….
--- p.31

그런데 그때 갑자기 그 어깨 부근에 잿빛의 둥근 회오리바람이 불었고 그것은 동실동실한 페르시안 고양이가 되었다. 폭풍이 불 때의 하늘같은, 보드랍고 몽실몽실한 털이 난 거대한 고양이였다.
고양이는 모모사키 씨의 어깨 위에 안착하더니 구리색 눈을 가늘게 뜨고 고양이만의 웃는 얼굴로 빙긋이 웃었다.
사야카는 모모사키 씨의 웃는 얼굴을 보고 고양이를 다시 한 번 보았다.
“저기 어깨에…….”
“어깨에 왜?”
“고양이가…….”
“……?”
모모사키 씨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고양이는 장난꾸러기 같은 얼굴을 하고 자신도 같이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그 김이라는 듯이 모모사키 씨의 뺨에 자신의 머리를 비벼댔다. 구리색 눈을 가늘게 뜨고 무척이나 상냥한 표정을 짓고서 말이다.
모모사키 씨는 어깨 위의 고양이를 돌아보지 않았다.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이다.
--- p.61

“이건 타로 카드라고 해서 사람의 미래를 점치는 도구예요.
78장의 카드 한 장 한 장에 의미가 있어서 점 보는 사람에게 말을 걸어오지요. 진짜 마법 카드예요. 당신을 행복으로 이끌어주기 위한 여러 가지를 가르쳐줄 거예요. 수다쟁이 카드죠. 자아, 카드가 하는 말에 귀를 기울여보세요.
타로는 누구든 점을 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특히 이 카드는 점치는 사람을 선택하는 특별한 물건이랍니다. 하지만 아마도 당신이라면 이 카드에게서 말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 같군요.
당신의 친구로서 소중히 여겨주세요. 그러면 카드가 당신을 지켜줄 겁니다.”
--- p.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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