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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공의 미라클 : 여름의 마법

천공의 미라클 : 여름의 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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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8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88쪽 | 322g | 128*188*20mm
ISBN13 9791196460396
ISBN10 11964603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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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7월의 어느 하굣길.
사야카는 친구인 후코, 오리히메와 함께 언덕 위의 ‘남만 저택’으로 가는 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저택의 주인은 동화 작가, 진구지 모토야. 그는 사야카의 죽은 아빠의 동생으로 사야카는 이 오래된 서양식 건물에서 올해 봄부터 살고 있었다.
오래된 돌길 경사로와 주물 난간이 있는 돌계단은 가로수와 주위에 나란히 늘어선 집들의 정원수에 드문드문 뒤덮여 있었고, 올려다보면 나무에서 새어나오는 빛이 흔들리며 빛났다. 매미 소리가 비처럼 쏟아지고 바람이 불 때마다 잎이 스치는 소리가 시원스레 들렸다.
‘여름 향기’가 문득 났다.
--- 「첫 문장」 중에서

사쿠라코는 상냥하게 미소 지으며 마을을 가리키면서 사야카에게만 들리는 맑은 목소리로 말했다.
- 아름답네요. 저 반짝이는 모습은 금은과 금강석을 뿌린 것 같아요.
사야카가 생각한 것과 같은 말을 했다.
수호령인 공주는 햇볕 아래에서 밝게 웃는 얼굴로 이어서 말했다.
- 저는 먼 옛날에 나 자신이 어른이 되지 못한 채 세상을 뜬 것을 불행히 여겼지만 이렇게 영혼으로 먼 미래를 살아서 지금의 이 마을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건…… 행복한 것 같아요
- 유령한테도 좋은 건 있네요. 할머니가 될 때까지 그대로 계속 살아 있었다면 역시 에도 시대인 옛날부터 지금까지는 살아 있기 힘드니까요.
입가에 소매를 갖다 대고 웃는 사쿠라코 공주에게 사야카는 웃음을 지어 보인 후 다시 거리로 등을 돌리고 친구들과 함께 경사를 오르기 시작했다.
--- p.15

오리히메와 후코는 얼굴을 마주 보고 웃었다.
후코가 히힛 하고 웃었다.
“저기. 사야카, 마음에 드는 남자애 없어?”
“마음에 들다니?”
“눈길이 자꾸 가는 사람 말이야.”
문득 한 남자아이의 모습이 사야카의 뇌리에 스쳐지나갔다. 늘 학급 뒷자리에서 책을 읽고 있는 그 아이. 얼굴이 하얗고, 긴 편인 앞머리가 눈이나 뺨을 그늘지게 만들었다. 속눈썹도 확연히 길었다.
한 번 무슨 책을 읽고 있는지 턱을 괸 뺨에 떠오른 미소가 무척이나 자상해 보였다. 아마도 그 모습을 본 이후 왠지 모르게 사야카는 그 아이를 쳐다보게 되었다. 말을 걸 용기는 없었지만 말이다.
사야카는 이따금 뛰는 가슴을 진정시켰다.
‘아마도…… 좋아하는 건 아닐 거야. 나도 책을 무척 좋아하니까 그래서인 거겠지.’
--- p.41

“……메이지 시대, 만월거리 주변에는 외국 상인들이 살기 위해 세운 서양식 집이 몇 채 있었대요. 지금도 몇 군데는 남아있잖아요? 고지대 저택촌에 있는 서양식 집과 비슷한 느낌으로 세워진 저택 말이에요. 그 서양식 집 중 한 곳에 바다를 건너온 아름다운 여자 흡혈귀가 살고 있었는데 어느 해 여름 동안 매일 밤마다 사람들을 덮쳤대요.
하지만 결국, 여행 중이던 용기 넘치는 목사님이 은 탄환으로 그 여자를 퇴치하고 그 여자가 부리던 사람들이 사는 서양식 집에 불을 질러서 매장했대요.
그런데 그때 흡혈귀는 ‘언젠가 이 원통한 마음을 풀고 말겠어. 먼 훗날 보름달이 뜨는 8월 달 밤에 반드시 되돌아오겠어’라고 예언을 했나 봐요. ……그 ‘먼 훗날 보름달이 뜨는 8월 달 밤’이라는 게 올해 2005년 8월이 아닐까 하고 지금 인터넷에서도 바깥에서도 소문이 나돌고 있어요.”
--- p.46

여성은, 그래 분명 저 사람은 최근에 아이들이 이야기했던 미인 선생님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큰 키와 바람에 나부끼는 긴 머리카락이 아름다웠다.
교사 쪽으로 서둘러 향하는 그 사람의 뒷모습을 보는 동안에 사쿠라코는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뭐가 이상한지는 알 수 없지만 기묘하고 이상야릇한 감각이었다.
- 뭐지?
사쿠라코는 당황하고 혼란스러웠다.
- 나는 저 선생님을 잘 모르니까…….
‘모르는’ 느낌이라고 생각했다. 오랜 세월 이 세계에 있어온 자신이 본 적 없고 만난 적 없는 ‘모르는’ 부류의 인간이라고 생각했다.
--- p.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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