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찔레꽃

찔레꽃

: 김말봉 애정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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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10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448쪽 | 654g | 153*224*30mm
ISBN13 9788989007654
ISBN10 8989007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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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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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 말을 듣지 않는 것은 자식이 아니야. 남의 자식이 되었으면 음! 부모 말을 순종하는 것이 그게 사람의 도린데 말야 음!”
“아버지!”
하고 경애가 조만호씨 앞으로 한 걸음 다가섰다.
“그럼 자식이 싫다는데도 어떤 욕심 때문에 기어이 윽박지르는 것은 부모 된 도리라고 하겠습니까? 바른 말씀이지 윤 선생의 인격을 보시고 절 시집을 보내시겠다는 겁니까? 그보다도 이 양반이 이번에 상속받은 백만 원에 탐이 나신 것이 아니야요?”
탄환처럼 튀어나오는 경애의 한 마디 한 마디 속에는 어떤 조롱과 멸시와 그리고 끝없는 반항이 섞여 있었다. --- p.34

“얘 경애야.”
조씨의 목소리는 훨씬 부드러워졌다.
“너도 나이가 한두 살이 아니고 벌써 과년한 처녀가 아니냐? 음! 그러니 말야, 좀 더 천천히 생각해 보란 말야. 그리고 결정적 대답은 몇 날 후에 들어도 좋으니 음!”
“아버지.”
하고 부르는 경애의 음성도 나지막하였다. 그러나 잘 다져진 납덩어리처럼 차디차게 굴러나왔다.
“아버지께서 아버지의 세계가 있는 것과 같이 또 저에게도 제 세계가 있습니다. 사람은 결혼하지 않고도 훌륭히 살 수 있다는 것을 제가 실행으로 보여드리겠습니다.” --- p.35

대체로 여성으로서는 우리 신문학사에서 뚜렷하게 활약한 소설가는 드물다고 여겨진다. 그것은 어떤 의미에서 여성 특유의 섬세하고 낭만적인 여성감정의 묘사에 뛰어난 작가가 드물다는 얘기와도 통한다. 김말봉은 자신이 여성이었다는 점에서 여성의 심리묘사에는 남성 작가들이 따를 수 없는 뛰어난 능력을 우리에게 나타내어주고 있다.
가령 『찔레꽃』에 있어서 바람을 잘 피우는 남편을 둔 병든 중년여인의 갈등이라든가, 이러한 상전 밑에서 갖은 아첨을 떨어가며 소시민적인 음모도 서슴지 않는 침모라든가, 기생 백옥란이 순진무구한 은행원 출신의 연인을 버리고 상류사회의 달짝지근한 맛에 취하여 배신을 교묘히 한다든가 하는 그런 묘사들이 그것이다. --- p.432

지금 『찔레꽃』을 다시 출간하는 이유는 한국 문학사에서 이름만 빛날 뿐 작품이 사라진 슬픈 현실을 바로잡기 위해서이다. 작품은 작가의 실존적 가치이므로 작가의 생애를 아무리 소상하게 안다 하더라도, 또 작품에 대한 해설이나 연구논문을 읽는다 하더라도 작가의 정신세계를 아는 데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작품을 읽고 작가의 정신세계와 교감을 할 수 있을 때에 비로소 그 작가는 우리와 더불어 현재에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 pp.445-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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