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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의 사물들: 악보, 자동 악기, 음반

음악의 사물들: 악보, 자동 악기, 음반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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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8월 29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200쪽 | 166g | 93*160*20mm
ISBN13 9791189356217
ISBN10 118935621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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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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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의 본질이 도식화될 수 있는 구조물 같은 것이라면 이는 악보에 적혀 있는 음표들에 내재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가 소위 ‘음 구조’라 부르며 어떤 음악에 학술적으로 접근할 때 분석의 대상(화성, 선율, 리듬 등)으로 삼는 바로 그것. 하지만 여러 질문들이 뒤따른다. 우리가 작품이라고 통칭하는 것이 반드시 그 음 구조에만 그치는 것일까. 소리를 경유하지 않은 그 정보들을 작품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우리가 음악 작품에 기대하는 것은 과연 기보되어 있는 것들뿐일까. 연주자들은 그 기보되어 있는 것들만을 소리로 실현시키면 그 작품을 온전히 연주하는 것일까. 음악 작품은 그 악보에 숨어 있다는 결론이 내려지고, 추적은 완료된 것일까.

오선이 담보하던 선형적 시간이 부서지자 우리가 ‘작품’이라고 불러 왔던 대상도 이전과 다르게 재조정될 수밖에 없었다. 적어도 「클라비어슈티크 11번」에서 ‘작품’은 작곡가가 기보하려는, 그리고 연주자가 실현하려는 ‘소리의 상’에서 멀어져 사건의 출발점에 놓인 ‘재료와 규칙’에 가까워졌다. 이러한 종류의 음악은 소리를 듣고 그것이 무슨 작품인지 곧장 판단할 수 없게 하고, 소리를 기준으로 그 작품에 대한 최소한의 합의를 마련할 수 없게 한다. 「클라비어슈티크 11번」이 「클라비어슈티크 11번」임을 알 수 있게 하는 것은 음 구조가 아니라 ‘내가 연주하는 것이 이 작품이다’라는 연주자의 호명이었다.

사람과 피아노 사이에 피아노-플레이어라는 사물이 끼어들자 우리가 ‘연주’라고 생각해 왔던 개념이 점차 어수선해지기 시작했다. 연주에는 언제나 사람의 행위가 전제되어 있었고 악기는 인간과 음악적인 관계를 맺는 사물이었다. 피아노-플레이어는 이 연주의 기본 전제들을 서서히 바꾸어 나갔다. 인간은 연주라는 행위에서 한 발짝 멀어졌고, 기계의 움직임도 연주의 영역으로 포섭됐고, 피아노-플레이어를 조작하는 사람은 연주자이자 청취자가 됐다. 인간과 악기가 맺어 왔던 ‘연주’라는 공고한 관계에 작은 균열이 생겼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 기계 장치가 꼭 연주자를 대신할 필요는 없었다. 그럴 필요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인간이라는 기준점만 제거한다면 오히려 생각지도 못한 수많은 음악적 가능성을 발견할 수도 있었다. 자동 피아노에서는 인간의 손 크기에 적합하게 설계된 옥타브 언저리를 맴돌지 않은 채 그보다 훨씬 멀리 있는 음들도 동시에 누를 수 있었고, 단 한순간도 지치지 않고 영원히 타건을 이어갈 수 있었고, 열 개의 손가락이라는 제한 없이 수많은 음을 동시에 누를 수도 있었고, 인간의 손으로는 결코 구현할 수 없는 아주 두꺼운 화음의 트릴 같은 불가능한 테크닉도 가능했다.

결국 녹음 현장에서 벌어진 사건은 실황이 궁극적으로 추구해 왔던 사건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런 상황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알았던 음악가들은 마이크 앞에서 더 극적인 비브라토를 해 대거나 개량된 악기를 쓰는 등 무대에서와는 달리 녹음에 적합한 방식을 취했다. 음반이 모든 노이즈를 걷어 내며 끝끝내 충실하고자 했던 그 원본의 실체는 실황이 아니었을 뿐만 아니라 녹음 현장은 때로 실황을 재구성했다. 음반은 실황의 사본이 아니라 누군가 녹음으로서 이상적이라고 여긴 가상의 음악에 가까웠다.

조각의 방식으로 음악을 만들 수 있었다면 음악이 존재하는 형태는 지금과는 한층 달라졌을 것이다. 음악의 원본 형태는 시간 위에서의 경험이 아니라 시공간 안에 존재하는 사물에 가까웠을 것이고, 그 사물은 눈으로 볼 수 있는 아주 미세한 악보인 동시에 연주하는 악기이자 소리의 정보들이 물화되어 현현한 것이나 다름없었을 테다. 그렇다면 어쩌면 음악이 지금처럼 시간과 경험에 잠재된 것이 아니라 사물과 공간에 잠재된 것이라고 생각했을지도, 음악의 시간성보다 공간성이 더 중요하게 여겨졌을지도, 음악은 음각되는 것으로 통용됐을지도, 음각된 모든 사물은 음악의 가능성을 잠재하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였을지도 모른다.

구체 음악은 세계에서 들려오는 모든 소리를 음악의 재료로 포용했다. 이는 그 모든 소리를 음악으로 규정하겠다는 태도보다는 우리가 그것을 음악의 재료로 들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안하는 것에 가까웠다. 즉, 구체 음악이 추동한 것은 “듣기의 기술”이었다. 다만 음악에는 신체가 없는 탓에 세계 속을 떠도는 특정한 소리를 흘려보내지 않고 일종의 오브제처럼 대상화하여 자세히 듣기 위해서는 녹음 기술이 필요했지만, 지난한 창작 과정과 고민을 거친 구체 음악이 정말로 조율한 것은 단순히 음악과 구체 음악의 비좁은 관계가 아니라 세계의 소리와 음악의 관계, 그리고 소리를 음악적으로 듣는 새로운 태도였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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