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면서 날마다 내가 무엇을 몇 번 했느냐 하는 것도 더 말할 나위 없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단 한 번만이라도, 내 삶에서 한 행위일지라도, 한울=하나님에게 드려지는, 바쳐지는 텅 빈 행위, 텅 빈 마음가짐, 텅 빈 마음 씀씀이가 된다면, 내가 우주 닮아가는 넉넉한 살림살이=삶이 된다면, 우리는 거기에서 넘치는, 가득 차는, 넉넉한 아름다움을 맛볼 수 있을 것입니다. ‘텅 빈 넉넉함’이야말로 우주의 힘(Cosmic Energy)입니다. ---p.18
「하늘」은 한없는 값어치=목숨인 나를 가장 높여서 그러한 값어치대로 살아가는 그 몫을 말합니다.「하늘을 모신다」함은 나의 살·뼈·피·가죽 하나하나·나의 알갱이를=나의 몸을 가장 높은 값어치로 모신다는 말입니다. 하늘은“나는 가장 아름답다. 나는 가장 멋있다. 나는 가장 깊다, 높다, 넓다. 나는 가장 이웃을 사랑한다. 내 몸과 같이. 나는 아무것도 없어도 넉넉하다. 나는 무엇보다도 값어치 있는‘나’이다.”입니다. ---p.45
「따뜻한 혁명」은 녹이는 혁명입니다. 따뜻함은 사랑입니다. 사랑은 얼어붙은 가슴을 녹입니다. 사랑은 딱딱한 몸을 녹입니다. 암을 녹입니다. 얼어붙은 장벽을 녹입니다.
녹이는 힘은 따뜻함입니다. 사랑입니다. 따뜻한 사랑입니다. 따뜻한 사랑으로 나를 녹여=텅 비게 하여 하나 하나인 나·너·우리 모두를 넉넉하게 하는 일=삶이야말로 따뜻한=녹이는=사랑의 혁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뜻한 삶이 바로 사랑함입니다. 가난하고 아프며 슬프고 괴로운 모든 것들을 녹이는 살림살이, 그리하여 나를 새로운 사람으로 지어 나아감이 바로 따뜻한 사랑의 혁명입니다. ---p.69
「깨닫다」는「깨다+닫다」로 이루어진 말글입니다.「깨닫다」는 “닫혀 있는 얼과 뜻, 꼴과 틀을 깨다”입니다. “닫힘을 깨다”입니다. “닫힌 모든 것을 열다-열리다 입니다. 닫음-닫힘은 막힘입니다. 막힘은 숨 막힘입니다. 숨 막힘-숨 막음은 죽음입니다. 죽임입니다.
「깨어나다」는 깨다+나다(낳다)입니다. 깨다는 “열다”입니다.「열다」는 비롯음-비롯됨-비롯함입니다.「나다」는“드러나다, 나타나다, 피어나다, 낳다”입니다. 깨어나다는“닫힌 나를 깨는 일(삶)”입니다. 닫다-닫음-닫힘은 허수아비 꼴(Fashion, 偶像, 빈 꼴)입니다. 빈 꼴에 나를 틀 박혀=꼴 박아 놓음입니다. 씨알 없는 꼴·틀(Idle, Idol)에나를 끼어 놓음입니다. ---p.91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는 목숨(생명) 없는 전자-영상-가상 속에서 망상·상상의 삶을 살아가는 기계의 한 부속품이 되고 말았습니다. 21세기는 바로 살림의 세기로 그 틀을 바꾸어 나가느냐, 아니면 죽임의 세기로 이어나갈 것이냐를 가름하는 세기입니다. 살림의 세기를 만들어 나가려면 죽임의 세기를 넘어서 죽임의 문화와 문명의 사슬에서 벗어나야(Exodus)만 합니다. 21세기 죽임의 사슬에서 벗어나 살림의 세기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 길이 바로 자연수행의 길입니다. 텅 빈 넉넉함으로 나를 제물(자연)속에서 자연인(自然人)으로 새롭게 지어 나가야 합니다. 나는 우주이기 때문에 내가 자연인이 된다는 것은 바로 한울=우 주인 사람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말입니다. 모두 다 제자리로 돌아가야 한다는 말입니다. ---p.127
살맛 나게 하는 힘을 찾아 나서야 합니다. 살맛 나게 하는 힘은 제물(자연)에 있습니다. 제물(자연)에는 맛 좋은 물이 있습니다. 맛 좋은 쌀이 있습니다. 맛나는 열매가 있습니다. 맛깔진 소리-새들의 노랫소리, 골짜기 물 흐르는 소리-가 있습니다. 멋과 아름다움을 피워내는 풀꽃나무들이 많이 있습니다. 맛은 밥인 빛입니다. 빛밥을 먹어야 합니다. 넓고 넓은 땅·흙이 있습니다. 높고 높은 하늘이 있습니다. 하늘에는 별들이, 해와 달이 있습니다. 산짐승, 들짐승, 풀벌레…. 살아 숨 쉬면서 우리들에게 살맛 나게 하는 이웃들이 너무나 많고 많습니다. 우리는 살맛나는 누리를 잃어버렸습니다. 바벨탑 이야기보다 훨씬 앞에서부터 에덴이란 자연에서, 마고대성에서 떠난 인간의 역사와 인간중심적인 문화·문명의 이야기는 너무나 많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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