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일자리의 숫자만 줄어드는 것이 아니다. 기존의 직종 중 상당수가 사라지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박영숙 유엔미래포럼 대표는 《데일리안》에 연재한 ‘박영숙의 미래뉴스’에서 2020년에는 현존하는 직장의 직종 중 80%가 소멸한다고 했다. 다소 자극적이고 비약적인 주장처럼 보이지만 산업이 재편되고 있는 속도를 보면 가치가 소멸하는 직업들이 대거 드러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기존의 역할을 대체할 새로운 일자리가 나오는 것은 물론 아예 사라지는 직업도 나오고, 평생 직업이 아니라 수시로 변화하는 상황에 맞춰 직업을 선택해야 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지금 아무리 잘 나가는 직업이라 해도 미래를 결코 장담할 수 없다는 의미다. ---p.14
우리나라 엄마들이 아이들에게 가장 바라는 직업은 의사, 변호사, 교수 등 고소득 전문직이다. 명문대에 보내기 위해 사교육에 목메는 것도, 기러기 아빠들이 경제적 어려움은 물론 심적 고통까지 감수하며 조기 유학을 보내는 것도 안정적인 직업을 아이에게 선사하기 위함이다. 그러니 모두가 꿈꾸는 좋은 직업이 로봇이라는 쇳덩어리들에 위협받는 미래는 절대 상상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물론 진입 장벽이 높은데다 사회에서 어느 정도 세력을 형성하고 있는 의사, 약사, 변호사 등의 단체가 쉽게 로봇의 영역 침범을 허용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손으로 해를 가린다고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시대의 흐름을 잠시 지연할지는 모르겠지만 거부할 수 없다는 것은 너무나 분명하다. 역사가 멈추었던 적은 한번도 없었으니 말이다. ---pp.19-20
그런데 여전히 공부 잘하는 것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부모가 많다. 이제껏 공부 잘하는 것이 명문대에 가고, 좋은 직장을 갖거나 돈 잘 버는 전문직이 되는 지름길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래는 다르다. 공부 잘하는 것이 더는 부모의 생각처럼 미래를 보장하지 않는다. 조금만 다른 길이 나타나도 허둥지둥 헤매는 아이들은, 안정적인 직장만 찾아 헤매는 겁쟁이가 되어 버렸다. ---p.26
세상은 문제를 만드는 사람과 답을 찾는 사람으로 나뉜다. 전자가 창조자이자 혁신가라면 후자는 따라가는 사람이자 현실적인 사람이다. 과거에는 후자도 기회가 많았다. 하지만 시대가 빠르게 변하고 최첨단 기술이 우리의 삶과 더욱 밀접해지면서 후자의 기회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문제를 만드는 사람이 세상을 이끄는 시대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우리 아이들은 남이 만들어 놓은 문제의 답을 찾는데 익숙하다. 학교에서, 가정에서 늘 답을 찾는 교육만 받았기 때문이다. 자신이 찾고 싶은 답이 아니라 점수를 얻기 위한 답을 찾고, 자기만의 답이 아닌 모범 답안을 학습한다. ---pp.39-40
앞서 말했듯이 공장에서는 로봇을 통한 자동화가 이미 꽤 이루어졌으며, 생산 현장의 블루칼라에서 시작해 이제는 서비스업의 단순노동자들의 일자리도 위협하고 있다. 대형 할인점이나 슈퍼마켓에 서는 RFID를 활용하면 자동 계산되어 카드 결제까지 이루어진다. 결국 생산직 노동자나 단순 노동자들의 설 자리는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다. 로봇이 생산직만 대체하는 것은 아니다. 사람이 할 수 있는 것 중 꽤 많은 것을 대신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본격적으로 화이트칼라의 일자리를 대체하기 시작했고, 앞으로는 전문직까지 속속 대체할 수 있다. 로봇 산업은 미래의 가장 큰 먹거리 중 하나다. 현재의 스마트폰 혁명이 준 것보다 훨씬 큰 영향이자 새로운 기회를 안겨줄 것이다. 물론 누군가에게는 위기를 안겨주겠지만. ---p.63
참고로 통계 하나를 덧붙인다. 2012년 3월 미국에서 의사 5천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의사 10명 중 9명이 자녀에게 의사가 되지 말라고 권한다고 한다. 의사가 정말 엄마들의 생각처럼 변함없이 최고의 직업이라면 의사들은 자식들의 미래를 걱정하지 않는 부모인 걸까? 아니다. 의사라는 직업의 가치 하락이 절대적으로 가시화된 것이다. ---p.76
유망 직업의 변화는 인기 학과의 변화를 동반했다. 1990년대에는 전자공학, 컴퓨터공학이 최고의 인기 학과였던 것이 점차 이공계 기피 현상이 확산하면서 이공계의 우수 인재들이 의예과로 가거나, 고시 준비에 대거 몰렸다. 그러다 현재는 다시 소프트웨어 중요성의 대두로 이와 관련한 학과의 인기가 오르고 있다.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고 유망한 직업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다. 애플리케이션이나 각종 IT 벤처 창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소프트웨어인데다 이들의 역할과 대우, 만족도가 높기 때문이다. ---pp.91-92
유망 직업을 고려할 때 두 가지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과연 해당분야의 인력 수요이자 고용량이 늘어 안정적인 직업 생활이 가능한 것을 유망 직업이라 할 것인가? 그 직업이 가진 사회적, 경제적 지위가 높은 것을 유망 직업이라 할 것인가? 대개의 엄마 관점에서 생각하는 ‘우리 아이가 미래에 갖기를 바라는 유망 직업?이라면 당연히 후자일 것이다. ---p.111
미래 고용 전망은 늘 암울하다. 어떤 기관이나 기업에 취직해서 고용되겠다는 식의 발상으로는 불안한 미래를 돌파하기 어렵다. 누군가에 의존하는 것이 아닌 직접 고용인이 되겠다는 도전 정신이 필요하다. 벤처 창업하기 점점 더 좋아지는 사회에서 아이들이 더 이른 나이에 더욱 다양한 도전을 하도록 도와주는 것이야말로 부모에게 필요한 진짜 치맛바람일지 모른다. 물론 부모의 몫은 아이가 주도해서 도전하도록 지원하고 응원하는 것에 한정되어야 한다. 아이가 새롭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돕고, 문제의식이 샘솟도록 창의적인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pp.128-129
정답은 창의성 안에 있다. 로봇이나 기계가 대체하지 못하는 인간의 능력, 그것이 바로 창의성이다. 앞으로 창의성을 강조하는 교육 시장은 계속 커질 것이다. 다만 이 속에서도 교육산업의 장삿속에 놀아나지 않으려면 엄마들이 중심을 잡아야 한다. 엄마가 창의적으로 미래를 바라보는 눈을 가져야만 아이도 새로운 미래에 눈을 뜰 수 있다. 무턱대고 입시 교육에 쏟아 부었던 것처럼 엉터리 창의력 교육에 속아 돈과 시간을 낭비해 아이를 멍청이로 만들어서는 곤란하지 않겠나. ---p.141
원래 가르치는 사람이 배우는 사람보다 더 많이 배운다고 하지 않던가. 남을 위해 지식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지만, 자신도 그 과정에서 더 많은 것을 깨우치고 확실하게 이해한다는 뜻이다. 양정환학생은 아마 책을 쓰면서 훨씬 많은 공부와 이해를 했을 것이다. 입시를 위한 교육 시스템 안에만 안주하고 그의 부모가 주입식 교육으로만 그를 키웠다면, 이런 결과는 애초에 기대하기 어려웠다.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드는 것, 이것이야말로 미래지향적인 인재가 갖추어야 할 가장 결정적 자질이다. ---p.159
작가인 플로렌스 호위 홀은 “아이들이 질문 한다고 나무라는 것은 잘못이다. 그것은 숨을 쉬거나 생각을 한다고 나무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다”라고 했다. 어린 시절에는 세상 모든 것이 마냥 새롭고 신기할 때다. 호기심도 많고 엉뚱한 질문도 많이 한다. 그게 당연하고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아이의 뇌와 창의력도 진화한다. 그런데 그걸 막는다면 어떻겠는가? 질문하는 습관은 어릴 때부터 왕성하게 익혀야 하고, 그래야만 창의적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했다. 세 살 질문 습관이 평생 당신 아이의 창의력을 지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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