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왕의 길 광개토대왕비문에서는 “문의 정치로 다스리고 무로 공업을 이룩했으며, 동쪽을 정벌하고 서쪽을 토벌했다”고 광개토대왕을 찬양했다. 정벌만 일삼은 것이 아니라 나라 안으로는 제도를 정비하고 문화의 기틀을 세웠다는 뜻이다.
- 성군과 폭군 조선왕조에서는 폭군으로 연산군과 광해군을 꼽는다. 분명 연산군은 폭군의 범주에 들 것이다. 이에 비해 광해군은 그 속사정이 사뭇 다르다. 중국에 대해 사대를 하지 않고 청나라에 부화했다는 것이 광해군을 폐위시킨 주된 구실이었는데, 이것은 그가 자주·실리외교를 추구하다가 사대파에 밀려났음을 뜻하기 때문이다.
- 충절과 변절 신숙주는 역사의 흐름에 떠밀려갔을 뿐, 그 자신의 손을 더럽히지는 않았다. 또 그는 비난받기에는 너무나 인간적이었고 깨끗한 벼슬아치였다.
- 명분과 실리 최명길은 눈물을 흘리면서 항복문서를 손수 써야했다. 김상헌이 항복문서를 빼앗아 북북 찢어버렸다. “명망 있는 선비의 아들로 어찌 이런 것을 할 수 있소?” 최명길은 찢어진 종이를 주워 맞추며 말했다. “대감은 찢으나 나는 주워 맞추리다.”
- 궁궐과 여인 정순왕후는 수렴청정을 하면서 친정붙이를 요직에 앉히는 등 숱한 폐단을 저질렀지만, 그녀 역시 그 앞시대의 인현왕후나 그 뒷시대의 순원왕후와 같이 권력의 소용돌이에서 희생된 여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