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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의 기울기

우산의 기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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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9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16쪽 | 244g | 128*188*10mm
ISBN13 9791189052133
ISBN10 118905213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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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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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속에서도 달려야 한다. 달리지 않고 멈춘다면 언제 차가 와서 추돌할지도 모른다. 넋 놓고 앉았다가 대형 사고를 낼 수도 있다. 희미한 길에서도 달리다 보면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다는 희망으로 가야 한다. 간간이 비치는 앞차의 불빛도 나를 끌고 가는 희망이다. 바로 앞도 보이지 않지만, 차선을 이탈하지 않고 아주 천천히 가다 보면 늦게라도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조심조심 페달을 밟아야 한다.
지금 도로변 산에는 나뭇잎을 다 떨어뜨린 나목들이 서 있을 것이다. 봄에는 물을 올려 푸른 잎을 틔우고, 여름날 무성한 잎으로 숲을 만들었던 나무들이 벌거벗은 몸으로 봄을 기다리며 차가운 바람을 인내하고 있을 것이다. 늘 푸른 잎과 화려한 꽃으로 서 있지 않다는 것은 생의 순환을 의미한다. 이렇게 만물은 순환하며 제 자리를 지킨다. 사람도 아등바등할 것 없이 여유를 가지고 계속 나아간다면 언젠가는 자기의 자리에 서게 되지 않을까.
해가 보이기 시작한다. 하얀 구름 속에 가로등인 듯 또렷하게 떠오른다. 안개 속으로 떠오르는 해는 마치 보름달처럼 테두리가 선명하다. 점점 안개가 엷어지는 지역으로 들어서자 선명했던 해가 퍼지면서 밝은 빛을 내기 시작한다. 태양은 원래부터 빛을 지니고 있다. 단지 구름과 안개에 가렸을 뿐, 또렷한 태양은 그 자체가 빛이다. 청년의 조카들도 지금은 안개 속에 가려진 태양, 언젠가 모두 안개를 걷어내고 제 빛을 발할 것이다.
--- p.11~12

팔짱을 끼고 있어도 그리운 사람인데, 각자 우산을 쓰고 가면 십 리는 떨어진 기분이 든다. 그래서 가방 속에 우산을 숨겨 두고 같이 쓴 적도 있다. 그때 친구는 자신의 절반을 우산 밖으로 내놓으면서도 내 쪽으로 우산을 기울였다. 직각으로 있어야 할 우산의 각도가 점점 기울어졌다. 팔이 힘들어서가 아니었다. 사랑의 무게와 비례해 우산의 기울기가 변했다. 그렇게 한 우산 아래에서 속 깊은 사랑을 느낀 적도 있었다. … 우산도 내 마음을 아는지 자꾸 옆으로 기울어진다.
--- p.20

발뒤꿈치가 까지고 발가락에 물집이 생기면서 편안한 신발이 되듯이 내 발에도 아직 더 많은 상처가 나야 할 모양이다. 곪아 터진 상처가 굳은 딱지가 되어 아픔을 견딜 수 있도록 참지 못하고 신발에만 불평하듯 살아왔다. 고통과 단단한 새살이 오르는 인내의 시간이 흐르고 난 뒤, 언제쯤이면 말하지 않아도 통하고 보지 않아도 알아차릴 수 있는 짝이 될까.
--- p.103

바람 할머니가 오시는 이른 새벽, 어머니는 장독대 위에 물을 떠 놓고, 오색천을 바꿔 달고, 영둥할매에 게 가족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했다. 그러고는 커다란 대나무 바구니를 이고, 옆구리에는 짚으로 만든 허수아비 제웅을 끼고 냇가로 가셨다. 어머니는 냇가 돌 틈에 음식과 나물을 소박하게 차려놓고 손을 비비며 간절히 기도했다. 그러곤 물속에 밥을 던졌다. 어부슴이라는 이 행사는 용왕님을 달래기 위해 정월 대보름날에도 하시고, 영등날에도 하셨다. 어머니는 물고기들에게도 소망이 전해지길 바랐던 것 같다. 농사에 물이부족하면 흉년이 될 것이니 용왕을 달래는 일은 중요한 일이었을 것이다. 바닷가 사람들이 지내는 영등제에서 바다의 풍랑을 잠재우는 풍신이 바로 우리 고향의 바람 할머니가 아니었을까.
어머니의 기도는 나무와 물과 바위와 길 위에까지 이어졌다. 냇물에서 돌아오는 길, 작은 다리 곁에서 어머니는 또 한 번의 제를 올린다. 팔뚝 길이만 한 허수아비 제웅 속에 몇 가지의 곡식과 1원짜리나 5원짜리 동전을 넣고, 새로 뿌릴 씨앗에 아무 문제가 없기를 기도하셨다. 허수아비도 바람이 있어야만 움직이는 것이니 바람의 상징물이 아니었을까 싶다.
바람 할머니가 오시는 영등날은 바로 한 해의 농사가 시작되는 때이다. 이 시기는 정월 대보름부터 시작된 축제를 마무리 짓고 농사철로 접어드는 시점이다. 몸과 마음을 깨워야 한다. 못자리를 만들기 위해 논을 갈아야 하고, 씨를 골라야 한다. 한 해의 가장 중요한 일을 앞두고 마음을 다스려야 한다. 탈이 없기를 비는 행위가 어디 영등날뿐이었겠는가. 일 년 열두 달 어머니는 기도하는 마음으로 바람 할머니를 모셨을 것이다..
--- p.109-110

어머니에게서 노래는 멀리 갔다. 추억도 사람들도 멀리 갔다. 기억이 사라지면서 삶에 대한 의지도 살아갈 희망도 멀리 갔다. 어쩌면 살아오면서 쌓아왔던 모든 것들이 그렇게 하나둘 멀어지고 육체만 남게 되었을 때 사람도 멀리 가는 것이 아닐까. 멀리 보내는 시간이 짧거나 길거나 차이가 있을 뿐. 어머니의 것들이 모두 멀리 갔다.
--- p.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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