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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지에 시를 쓰다

파지에 시를 쓰다

푸른사상산문선-25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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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9월 13일
쪽수, 무게, 크기 272쪽 | 472g | 147*217*17mm
ISBN13 9791130814575
ISBN10 11308145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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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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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집안의 가운이 한번 기울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는 것이고 이미 기울어버린 그 가운을 다시 일으켜 세우기란 참으로 힘든 것이다. 일을 다시 시작한 지도 어언 1년이 넘어섰지만 나와 우리 가족들은 여전히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집안 분위기가 달라진 것이 있었는데 내가 틈만 나면 시 습작을 한답시고 원고지를 끼고 앉아 있는 것이었다. 대입 검정고시 독학을 하면서 고등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현대시를 다시 접하게 되었다. 그로 인해 과거의 기억들이 새록새록 되살아났던 것이다. 청계천 고서점을 배회하다가 두 번째 접었던 문학에 대한 미련을 세 번째로 다시 끄집어내게 되었다.
시라는 틀에 나와 같은 소시민들의 삶을 담아내고 싶었다. 공장에서 쓰다 버린 포장지 파지에 꾹꾹 눌러 담았다. 내가 담아내고 있는 것들이 제대로 한 편 한 편의 시가 되고 있는지 모를 일이었지만 열심히 담고 또 담았다. 한 2년간을 그렇게 담고 나니 웬만한 분량이 되었다.
--- p.99~100

당시 지식인들이 말했듯이 어찌 보면 투쟁의 목소리를 내는 노동자들은 선진 노동자들이고 그렇지 않은 나와 같은 노동자들은 후진 노동자였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때나 지금이나 그 선진 노동자, 후진 노동자로 나누는 말조차 거부감을 갖고 있다. 굳이 나누어 보아야 한다면 노동자를 상, 중, 하, 이렇게 계층으로 나누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에선 엄연히 노동자 계층도 상, 중, 하로 나뉘어 있다. 상류 노동자들은 노동자 계층에서 생활이 제일 나은 부류들로 기득권을 많이 가진 노동자들이다. 이들은 대부분 대기업체 노동자들로 조직화되어 있다.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는 데는 자본가 못지않게 혈안이 되어 있다. 그렇지만 자신들보다 못한 중류, 하류 노동자들을 대변하지 않는다. 자신들을 위해서는 투쟁하지만 자신들보다 더 못한 이들을 위해서는 투쟁하지 않는다.
이들은 자신들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것을 마치 하류 노동자들까지도 위하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 예를 들어 철도노조의 활동으로 철도노조에 속한 노동자들의 임금이 10퍼센트포인트 올랐다고 하여 어느 공단 후미진 영세 사업장의 하류 노동자의 임금도 덩달아 10퍼센트 올라가는 것이 아닌 것이다. 이제 노동자들도 나보다 더 못한 열악한 환경의 노동자들에게 관심을 갖고 그들을 위해 헌신해야 한다.
내 나름대로 시를 붙잡고 씨름을 해보았지만 그 결과는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그리 신통하지 못하다.
실패한 시인이 된 것이다.
--- p.1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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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는 아프다. 그것은 자기 생의 내력을 온통 부정하는 행위이자, 부조리한 사회의 변혁 가능성을 유예하는 인정 형식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삶/시를 스스로 ‘실패의 역사’로 규정하는 것은 그래서 두렵고 고통스러운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세훈 시인은 자신의 인생과 문학을 ‘실패한 노동’의 연대기로 규정한다. 그러나 실패의 자인은 뜻한 바를 이루지 못한 투쟁 결과에 대한 반성과 책임일 뿐, 노동(자)의 가치를 위해 온몸을 바쳐 싸워온 시인의 분투 과정과 삶의 진정성을 판별하는 도량이 아니다. 그는 충남 홍성의 작은 시골마을에서 태어나 자본의 축적 공간인 서울과 부산을 거쳐 인천의 부평공단에서 평생을 보낸 노동자/시인이다. 조금 더 나은 삶을 정초하기 위해 공장 파지에 꾹꾹 눌러 쓴 시어는 노동자의 계급적 목소리를 발화하는 미적 사보타주인 동시에, 정규화 된 노동조합이나 계급적 거처를 갖지 못한 프레카리아트를 감각하는 심미적 통각이다.

시인은 자본의 생존 논리나 프롤레타리아의 계급 언어로 환수되지 못하는 노동/문학의 틈새까지 감지하고 기록함으로써, 노동 혐오를 조장하는 지배 질서의 통치 헤게모니에 파열음을 내며, 모든 인간을 생명의 대지 위에 안착시키고자 투쟁해왔다. 외롭고 높고 쓸쓸한, 저 실존의 아카이브는 가난과 상처 그리고 병마로 얼룩진 패배의 기록이 아니라, 노동(자)의 ‘권리 언어’이자 다음 세대를 위한 ‘권리 장전’과 다르지 않다. 4차 산업 혁명과 노동의 종언이 강조될수록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되는 가치가 있으니, 그것이 바로 인간/노동의 존엄이다. 정세훈의 『파지에 시를 쓰다』는 인간다운 삶을 살고 싶었던 ‘홍성 소년’의 무력한 패배 과정을 통해 노동/사람의 가치를 역설적으로 사유하게 한다.
- 박형준 (문학평론가, 『오늘의 문예비평』 편집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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