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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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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10월 15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312쪽 | 458g | 128*188*30mm
ISBN13 9788932915906
ISBN10 8932915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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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조금 기다리지 뭐.」
그러니까, 그녀는 머물기로 마음먹었던 것이다.
「이 의자는 별로 튼튼하지 않아서요, 부인……. 여기 앉으시는 게 좋겠네요. 더 편하실 거예요.」
그녀는 엉덩이 끝으로 살짝 걸터앉았다. 나의 얄팍한 술수에 넘어가지 않을 것이며, 내게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않겠다는 것을 알리는 그녀 나름대로의 방식이었다. 나는 그런 그녀에게 장단을 맞출 생각이 없었다. 시간을 지배하는사람이 모든 것의 우위를 점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여유 있게 그녀의 맞은편으로 가서 앉았다. 내게는 시간이 얼마든지 있었다. 나는 그녀의 눈을 똑바로 응시했다. --- p.13

「(……) 하지만 분명히 말하지만, 마담, 이 나라에서 포르토프랭스를 제외한 다른 곳은 당신이 알고 있는 아이티와는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겁니다…. 우린 아메리카에 사는 프랑스인도, 유배를 온 아프리카인도 아닌 아이티인일 뿐입니다. 내 말 무슨 뜻인지 아시겠소? …아니, 잘 이해가 안 되는 것 같군요. 어쨌거나, 이제 곧 보게 될….」--- p.147

나는 지금까지 할렘에 발을 들여놓은 적이 한 번도 없다는 것이다. 앞으로도 흑인이 열 명 이상 있는 곳에는 가지 않을 생각이다. 그들이 내게 겁을 주거나 무슨 해를 끼쳐서가 아니라, 단지 흑인은 내 취향이 아니라서 그런 것뿐이다. 이런 내 말에 당신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나를 비난할지도 모르겠다. 난 넵튠한테 푹 빠져 있으니까. 넵튠 역시 그들처럼 피부가 새까만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는 아이티인이다. 내가 흑인이라고 할 때는 미국에 사는 흑인을 말하는 것이다. 그들은 백인들의 뒤통수를 칠 생각밖엔 하지 않는다. 우리 백인은 그들을 도와준 것밖엔 없는데. 내 말이 당신에게는 충격적으로 들릴지도 모르겠다, 안 그런가? 하지만 그게 내 생각이다. 미국에 살고 있는 흑인들이 다니는 학교를 지어 준 게 누군가 말이다. 어쨌거나 그들이 만든 것은 아니지 않은가. 사실, 말은 이렇게 하면서도 나 역시 백인을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 백인 남자들을. 그들은 나를 한 번이라도 제대로 쳐다봐 준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는 몸무게가 54킬로그램을 넘어서는 안 된다. --- pp.180-181

그때 노부인이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당시 여자의 가족을 살려 주고 그녀를 넘겨주면서 데살린 장군이 우리 선조에게 뭐라고 한 줄 알아?」
「아뇨.」
그녀는 또다시 웃음을 터뜨렸다.
「장군은 이렇게 말했어. 「그대는 주인의 육체를 사랑하는 모양이군.」」
「주인의 육체라고요?」
「그는 그녀를 그렇게 지칭했어…. 재밌지 않아?」
「그러네요.」
「육체적 욕구는 언제나 역사의 진정한 동인이었지.」
「지금 사랑을 얘기하시는 거겠죠….」
「아니, 섹스를 말하는 거야….」 노부인은 다시 설명했다. 「주인의 육체를 향한 미친 듯한 욕구 말이야….」
--- pp.296-297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여동생이 다니는 학교의 여교장을 유혹하는 팡팡, 하인으로 일하는 부모님을 괴롭히는 버릇없는 부잣집 아가씨의 버릇을 고쳐 주려 그녀에게 접근하는 찰리, 미국과 캐나다에서 온 중년 여인들에게 「사랑」을 제공하는 레그바……. 이들은 모두 17세의 아이티 소년들이다. 미완이기에 유혹적이고, 유혹적인 만큼 치명적인 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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