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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수필 창작이론과 적용

본격수필 창작이론과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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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8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쪽수확인중 | 148*220*30mm
ISBN13 9791156343653
ISBN10 1156343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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Ⅱ. 펼치며

1. 동화와 투사에 의한 형상화
수필의 형상화를 이루는 방법으로는 먼저 동화와 투사를 들 수 있다. 동화는 대상을 자아의 내면으로 끌어들여 합일을 이루는 것을 말하고, 투사는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 동기를 타인에게 귀인하는 것을 말한다. 송명화의 수필 「갈대」는 별다른 서사나 사건이 들어있지 않은 수필이다. 사건이라 하자면 신성리 갈대밭을 다녀왔다는 단순한 것 하나뿐이다. 따라서 이 수필은 문학성을 가지기 위해 그때의 체험을 형상화하는 데 더욱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였다.

해질녘이다. 이 시간은 사람의 마음을 묘하게 가라앉히고 명상에들게 한다. 고개를 구부리고 온몸에 햇살을 받고 선 금갈대들은 ①성스러운 의식을 치르는 듯하다. 밀레의 ‘만종’에서 느낄 수 있는 ②겸허한 감사의 몸짓들이 일렁인다. 저쪽 금강 너른 물의 잔물구비들이 쉴 새 없이 금빛 갈채를 보낸다. “나서지 않고 성실히 하루를 보낸 이들이여, 수고하였노라.” 여정에 쫓겨 어쩔 수 없이 맞춰진 시간이었다. 하지만 오래 전에 나의 방문은 예정되어 있었는지도 모른다. 이토록 친숙하고 향긋한 것을 보면.
--- 「갈대」중에서

금강 하구 신성리 갈대밭을 찾은 시각은 저녁 무렵이었다. 석양의 부드러운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금빛 물결과 그 강물을 굽어보며 함께 일렁이는 금갈대들의 모습에서 성스러운 종교적인 의식을 치르는 성직자들의 행렬을 느낀다. 그리고 금강 잔물굽이들이 금갈대들에게 보내는 갈채와 덕담을 듣는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 명상에 들고 운명적인 어떤 친숙함을 느끼고 있다. 물아일체란 이런 것이 아닐까 싶다. 이 글을 쓴 것은 신성리를 다녀온 지 몇 달이나 지난 뒤의 일이지만 날이 갈수록 그 순간의 감흥은 증폭되어서 점점 더 뚜렷한 모습으로 갈대며 물결이며 바람이 내게 다가와 나의 함께 일렁이게 되었던 것이며 그것이 어느 날 형상이 되어 그 모습을 드러내게 되었던 것이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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