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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는 나무들

말하는 나무들

: 숲에서 벌어지는 나무의 은밀한 생존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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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9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152쪽 | 266g | 153*210*20mm
ISBN13 9791188535125
ISBN10 1188535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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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기후가 변하고 있는 오늘날에는 나무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일단 나무는 지구 기온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증산 활동 동안 나뭇잎을 빠져나가는 수증기가 대기를 식혀 준다. 나무 그늘 아래는 5.6~8도 정도 더 시원하다. 작은 나무 한 그루로도 창문형 에어컨 두 대를 켠 것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나무 그늘이 드리운 건물은 냉방비를 30퍼센트나 아낄 수 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사실은 나무가 탄소를 저장하는 덕분에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지구에 나무가 많을수록 나무가 흡수하는 이산화탄소가 많아진다. 그러면 대기 중에 이산화탄소가 가두고 있던 태양열이 적어진다. 지구가 한결 시원해지는 것이다. --- p.29

나무는 신체적인 건강에만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다.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된다. 델라웨어대학교의 건축, 보건 기구 설계 교수인 로저 울리히Roger Ulrich는 나무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처음으로 연구한 사람 중 하나다. 1984년에 그는 자신이 발견한 중대한 사실을 발표했다. 입원 환자들이 나무를 보면 진통제의 도움을 별로 받지 않고도 빨리 회복한다는 것이었다. --- pp.43~44

딱정벌레나 애벌레가 나뭇잎을 야금야금 갉아 먹기 시작하면, 나무는 몸 전체에 전류 형태로 조난 신호를 보낸다. 이 신호는 1분에 0.8센티씩 이동하며 나무 전체로 퍼진다. 한 시간 정도 걸려 모든 잎에 조난 신호가 도달하면, 잎은 독소를 만들고 뿜어내서 해충이 한창 즐기는 맛있는 잔칫상을 엉망으로 만든다. 나무는 이렇게 스스로를 지키고 나서 이웃 나무에 신호를 보낼 수도 있다. 조난 신호를 공기 중으로 보내는 나무도 있지만, 균근망을 이용해서 다른 나무들에게 해충이 공격 중이라거나 기린이 잎을 우적우적 먹는다는 경보를 울리는 나무도 있다. 그 신호를 받은 나무는 자신만의 방어 태세를 갖출 수 있기 때문에, 기린이 다가오기 전에 이미 기린을 쫓아내기 위해 잎에서 불쾌한 화학물질을 내보낸다. --- pp.64~65

멀찍이 떨어진 나무들은 땅속에서 서로 이어져 있지만, 숲속 나무들만큼 굉장히 넓고 복잡하게 연결되지는 않는다. 가로수처럼 도시에서 자라는 나무들 또한 강한 균근망을 만들 수 없다. 망의 도움을 얻을 수 없기 때문에 이 나무들은 그다지 오래 살지 못한다. 실제로 도시 속 나무들처럼 띄엄띄엄 자라는 나무들의 수명은 평균 7년에 불과하지만 숲속에서 자라는 나무들은 수백 년 동안 살 수 있다. --- pp.70~71

숲을 잃고, 나아가 숲속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동식물까지 잃으면 지구의 건강은 심각하게 위협받는다. 스탠퍼드대학교 보존생물학센터의 원장이자 인구조사 교수인 파울 에를리히Paul Ehrlich는 생물 다양성을 비행기를 구성하는 부품에 비유한다. 만약 비행기 정비공이 비행기에서 계속 나사와 볼트를 제거한다면, 비행기는 고장 나서 날지 못할 것이다. 숲도 똑같다. 나무와 여러 식물이 사라지면, 숲속 생태계는 무너져 내릴 것이다. 식물이 시들고 동물이 죽을 것이다. 그러므로 지구와 지구에서 살아가는 동식물이 건강하게 지낼 수 있도록 반드시 숲을 지켜야 한다. --- p.95

만약 삼림 파괴 때문에 기후변화가 이렇게나 심해진다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숲을 만드는 것은 어떨까? 좋은 생각이기는 하지만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오래 살아 몸집이 큰 나무에 비해 작고 어린 나무는 이산화탄소를 많이 저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파괴되기 전 원래 숲이 이산화탄소를 흡수한 양만큼 숲을 일구려면 100년이 걸릴 수도 있다. 그러므로 단기간에 숲을 새로 만들어 봐야 기후변화 문제를 단번에 해결할 수는 없다.
--- p.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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