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닫기
사이즈 비교
소득공제
너머

너머

[ 양장 ] 애지시선-085이동
김채운 | 애지 | 2019년 09월 05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정가
10,000
판매가
9,500 (5% 할인)
배송안내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11(여의도동, 일신빌딩)
지역변경
  • 배송비 : 유료 (도서 15,000원 이상 무료) ?
eBook이 출간되면 알려드립니다. eBook 출간 알림 신청
  •  해외배송 가능
  •  최저가 보상
  •  문화비소득공제 신청가능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9월 05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110쪽 | 226g | 128*188*13mm
ISBN13 9788992219860
ISBN10 8992219865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소낙비 가려주던 양지다방 빛바랜 차양의 배가 불룩해졌습니다 손차양을 하고 나온 마담언니 불룩하게 내려앉은 배꼽자리에 장대 꽂아 고인 빗물 땅바닥에 메다꽂습니다 주르륵, 처진 배 한번 더 추어올리니 경쾌한 함성 내지르며 투신하는 빗물들 이제야 가뿐해졌다는 듯 잠시 수조였던 차양 후줄근히 늘어진 자리에 당글당글 햇빛들 고이기 시작합니다

온몸으로 뙤약볕 가려주시던 낡은 가죽부대, 아버지 몸에 차오른 복수를 빼는 날입니다
--- 「차양」중에서

소음으로 소음의 입 틀어막기도 하는 것인데
빗줄기 땅바닥 세차게 두드려대며
세상의 소리 다 집어 삼키는 것인데

일시정지 버튼을 누른 듯 빗소리 멈추고
나뭇가지 속 은닉한 매미들 잔뜩 벼른 목청 돋워
한바탕 울음으로 세상 뒤흔들어 놓는 것인데

왕성하던 떼창도 주춤하고
빗줄기 땅바닥에 내리꽂히며 사위에
쌀뜨물 같은 희부연 안개 풀어 놓는 것인데

시나브로 빗소리 잦아들고 다시 이어지는
매미들 다투어 꺼내놓은 울음
소리에 소리를 덧대어 우렁차기도 한 것인데

겹치지도 엉키지도 않으며
빗줄기는 빗줄기대로 매미는 매미대로
소요의 배턴을 주거니 받거니
허공의 곳간 채웠다간 비우고 채웠다간 비우고

물기 마른 내 안의 울음들 끄집어내어
어딘가에 슬며시 얹어놓고 싶은,
--- 「소나기 무시로 지나는 오후」중에서

세상의 윗목으로 밀려나 냉골에 엎뎌 살아온
그는, 지금 불의 침대에 누워 있다

불끈 솟은 굴뚝은 세상의 아랫목 향해
연신 허옇게 토악질을 해대는데

대기실 전광판에 화장 종료 사인이 켜진다

유리벽 너머 흰 마스크 쓴 노인
꾹 꾹 뼛조각을 빻고 있다, 마침표 찍듯

유골함 문이 닫히고
그의 마지막 페이지도 조용히 덮인다
--- 「너머」중에서

앙큼한 저것이 상복을 입었는데 제 아비 죽어 검은 상복 입었는데 해쓱한 낯빛과 짓무른 눈가를 보면 아비의 죽음 자명한데 훤하게 잘난 제 아비는 사시사철 검정양복 차려입은 무일푼 번화한 도심지 네거리 슬렁거리며 지나는 뭇 여인들 가슴만 콩콩 뛰게 했다는데 느지막이 태어난 저것이 아비의 맵시 그대로 빼박아 검은 상복 입은 저것이 왜 아리따워만 보이는 것이냐 스무 살의 고아 저것이 왜 관능미 설설 풍기는 것이냐 제 아비 장례의 날에 스무 살 적 제 아비 닮은 저것이 늘비한 근조 화환 곁에 서서 백치 같은 표정으로 이 앙다물었는데 영정 앞에 절 올리는 뒤태마저 검은고양이만 같아 참 하릴없이 나른한 기운 감돌게 하는데
--- 「슬픈 관능」중에서

세상은 둥글하므로 바다의 아이가 물고기를 데리고 논다 아이와 물고기와 아이와 게와 그리고 중섭이 둥글둥글 하나로 이어지고 콧수염 덥수룩한 중섭도 아이들 틈에 슬쩍 끼어들어 금세 어린아이 돼버리고 천진하게 난만하게 아이들은 물고기를 데리고 게를 데리고 중섭을 데리고 둥글게 둥글게 서로 어우러져 게와 물고기와 아이와 놀이에 빠져 시간 다 잊어 먹고 파도는 신나게 밀려왔다 쏜살같이 달아나고 세상은 둥글하므로 중섭도 놀이에 빠져 세상 시름 다 까먹고
--- 「물고기와 아이들 - 이중섭展에서」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여름 활짝 핀 붉은 꽃을 지나서 죽음보다 더 시커먼 고통의 늪을 지나 우리의 눈앞에 거대하게 막아선 절망의 회벽 너머 사람들의 어깨를 토닥여 주는 노래가 김채운의 詩다. 그이는 정면으로 마주보면서 노래하지 않는다. 여러 다양한 각도에서 한참을 넌지시 바라보다가 끝내 뒤돌아서서 조용히 노래를 부른다. 그래서 그이의 목소리는 달뜨거나 생소하지 않다. 이 땅에서 살아가는 사람이면 누구나 경험하고 느끼는 소소한 감정을 절제된 언어와 단아한 운율로 노래한다. 어느 날 늦은 귀갓길에 아파트는 하염없이 높이 솟고 그 아래 걸린 반달에서 한 방울 눈물처럼 문장 하나가 똑 떨어진다. “화수분 같은 울음주머니 하나 달고 태어났는지”(「삼척2」) 그이의 시 한 구절이 아스팔트 바닥에 떨어져 진저리를 치다가 곧 힘을 모아 가지런히 발을 맞추어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詩는 노래다. 시는 아프다는 말 대신에 내는 신음이다.
- 홍성담 (화가)
김채운 시의 수줍은 사투리에 흠뻑 매료되어 페이지를 넘기던 나는, 「너머」를 읽다가 창문 너머 솔나무 한 그루를 바라본다. 주위의 아파트가 묘비라면 저 나무는 도래솔이 될 것이다. 세월호 때도 그랬고, 그 후로도 김채운은 높고 낮은 무덤 주위에 그늘을 드리운 도래솔처럼 조용히 생사를 견딘다. 김지하의 말처럼 그녀는 우리 고유의 말에 흰 그늘을 드리운 시를 쓰고 있다. 그래서 「시인 K」에서는 “폐쇄병동-그곳은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유리 감옥”이라는 명구가 탄생한다. 그렇다! 현대는 ‘폐쇄병동의 시대’이다. 그러니 시인은 광기의 시를 쓰다가 죽거나, 정신의 불안을 느낀 시인은 스스로 무덤 같은 병동에 갇힌다. 우리도 그녀도 「몰의 연대」처럼 “살아서는 결코 채울 수 없는/빈칸”이다. 그녀의 「슬픈 관능」을 빌려 말하건대, 스스로 죽지 말고 ‘시인 K’는 살아라. 오늘 병승이도 죽고(哭황병승), 시도 죽고, 폐쇄병동의 시대를 살더라도. “검은 상복 입은 저것이 왜 아리따워만 보이는 것이냐”고 채운이가 우리를 유혹하더라도.
- 김영산 (시인)

회원리뷰 (0건) 회원리뷰 이동

  등록된 리뷰가 없습니다!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한줄평 (0건) 한줄평 이동

  등록된 한줄평이 없습니다!

첫번째 한줄평을 남겨주세요.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2,500원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9,50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