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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배신

희망의 배신

: 화이트칼라의 꿈은 어떻게 무너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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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정치 top20 1주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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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10월 19일
쪽수, 무게, 크기 304쪽 | 500g | 147*220*30mm
ISBN13 9788960512481
ISBN10 89605124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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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킴벌리가 싫어도 나는 그녀가 체화한 바로 그 기업 문화로부터 환영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혐오감을 내색하지 않고 그 감정을 극복해야 한다. 그런 초월적 경지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10대 시절의 유산인 모순된 감정에 짓눌려 계속 고민해야 하리라. ‘나는 네가 미워. 하지만 제발 날 사랑해 줘.’--- p.73 「인맥 찾아 삼만리」

온갖 의문이 떠올랐다. 집에 폭탄이 떨어진 아이는 어떻게 된 것인가? 자기 머리를 뭉개 버린 폭탄을 물질화하는 생각을 갖고 있었단 말일까? 신병 훈련소에서 만난 동료들은 정리 해고와 관련된 주파수를 ‘진동’시킴으로써 해고를 자초해 일자리에서 밀려났단 것일까? 바닥으로 추락한 사람에게 모든 문제는 전적으로 네가 만든 것이라고 하는 건 더없이 잔인하지 않은가? 나는 내 생각을 모아 허나키, 도일, 놀스를 공격하려 해 보았다. 그들을 때려눕히면서 당신들이 무의식적으로 공격을 자초해 얻어맞는 것이라고 말하는 장면을 떠올렸다. 모든 일은 자신의 의지와 욕구에 의한 것이라고 했으니 얻어맞아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pp.110-111 「신병 훈련소에 가다」

색깔을 대비시켜 보면서 옷감 견본을 목에 두르는 일이 재미나야 했는데 웬일인지 갑작스런 메스꺼움을 느꼈다. 나를 시장에 내다 팔 수 있는 ‘생산품’으로 만들려면 우선 내가 하나의 상품, 물건이 되어야 한다는 건 알고 있었다. 그러니 메스꺼움은 단순히 점심으로 먹은 베이컨 더블 치즈버거 탓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전문가의 손길로 화장을 마친 내 얼굴에는 설명할 수 없는 창백함이 떠돌았다. 인간에서 물건으로 바뀌기 위해서는 중간 단계로 일종의 죽음을 거쳐야 하는 것일까?--- pp.142-143 「깜짝 대변신 3부작」

이쯤 되자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나는 무신론자이지만 노크로스 펠로십 모임을 참아 냈다. 하지만 지금 이곳, 마운트파란 하느님의 교회에서 내게도 믿음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 믿음은 이렇다. 만약 신이 존재한다면, 은하계를 짓고 유성을 떨어지게 하고 생물 종을 창조하고 멸절시키는 우주 그 자체인 의식이 존재해 스스로를 드러낸다면, 그런 존재와 ‘네트워크’를 맺는다는 생각은 산불로 담뱃불을 붙이는 것만큼이나 터무니없다.--- p.177 「하느님과의 네트워킹」

구직은 데이트와 비슷하면서도 더 힘들다. 절대 걸려 오지 않을 구혼자의 전화를 기다리며 전화기 옆을 떠나지 못한다. 구직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 아무 것도 아닌 존재가 된 것 같은 심정이 된다. 쾅쾅 두들기며 목청껏 소리를 질러도 눈앞의 문은 요지부동 열리지 않는다.--- pp.214-215 「꿈은 높게」

“세상을 바꾸려는 생각 같은 건 없어요. 그런 일은 CEO에게 맡겨야죠. 나는 그저 어떤 일거리든 주면 해내겠다는 겁니다.”
“바로 그 때문에 기업은 우리 모두가 임시직이길 바라는 거겠죠.”
“맞아요.” 여자가 말했다. “그러면 보험료를 부담할 필요가 없으니까.”
마크는 임시직도 회사에 거점을 마련하기 위한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그러더니 곧바로 모순된 이야기를 꺼냈다. 고용주가 6개월은 걸릴 거라고 여겼던 일을 2개월에 끝냈더니 “그 사람들이 날 부르더니 ‘잘 가시오’라더군요. 일거리와 함께 관계도 끝이었죠.”라고 했다.
“차라리 속도를 좀 늦추는 게 나았겠네요?” 나는 슬쩍 찔러보았다.
“맞아.” 여자가 맞장구쳤다. “질질 끌어야 해요.”
두 사람은 동시에 웃음을 터뜨렸다. 나도 웃었다. 무슨 까닭인지 우리는 웃음을 멈출 수 없었다. 거기, 주식회사 미국의 보이지 않는 경계선 밖에서 우리는 허벅지를 나란히 하고 앉아 미친 듯 웃어 댔다.
--- pp.250-251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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