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6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124쪽 \| 191g \| 12720511mm
ISBN13	9791196654771
ISBN10	11966547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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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저 : 안희석 이동 관심작가 알림신청

눈물과 콧물
후회와 참회
모든 걸 쏟아낸 후 받아낸 용서.
괴물 새끼가 제 엄마를 등지고
얼굴 씻어내려 기어간다.

늙은 괴물이 소리친다.
괴물은 울지 않는다
웃어라 웃어야 이기는 것.

거울 앞 일그러진 얼굴
억지로 웃어보니 더 일그러지는 얼굴
웃어야 한다 웃어야 지지 않는 것!
괴물 새끼가 제 엄마를 이기려
거울 앞에서 찢어진 미소를 붙인다.

괴물 새끼는
그렇게 자랐다.

괴물에게 자란 괴물 새끼들
옆집과 앞집과 뒷집 곳곳에서
더 크고 잔인한 괴물로 자라나려
거짓미소와 거짓승리를 끼얹고 자위했다.

그들이 만든 생태계.
물어뜯고 찢어발기며
겨드랑이에 여자를 끼워야
승리한다 믿는 곳.
괴물들은 그렇게 자랐다.

괴물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 「괴물을 그렇게 자랐다」중에서

그게 뜨면 시끄럽다
그게 뜨면 멀리 퍼진다
그게 뜨면 다들 밑을 세운다
그걸 띄운 놈은 영웅이 된다.

눈물로 호소하는 피해자
웃으며 도망가는 가해자 그러나
영웅과 친구들이 먼저 붙잡는 건 바지춤.

이것 봐
자세 봐
거기 봐.

더러운 공기 풍기는 창에 질러본 최초의 고함
아무개야 아무개야 너는 범죄자야
아무개야 아무개야 너는 2차 가해자야.
더러운 숨 잠시 거둬들인 영웅과 친구들.

창밖에서 마주한 날 영웅 말하길
남자끼리 그러지 말자
무안했다 친구야.

10년 인연 물거품 만든 뻔뻔함
함께한 추억 부끄러워 영원히 돌아섰다.
--- 「잠재적 가해자들의 우정」중에서

어떤 문호(文豪)놈이 정혈을 두고
- 뜨거운 것이 몸속에서 밀려 나와.

정혈을 겪지 않은 남자가
정혈을 쓰면 작품이 되고
정혈을 일생 겪은 여자가
정혈을 쓰면 일기가 되는 곳.

어떤 운동가놈은 정혈을 두고
- 통증이 심하면 운동하고 병원 가면 될 일.

정혈을 겪지 않은 남자가
정혈을 진단하면 일침이 되고
정혈을 일생 겪은 여자가
정혈을 진단하면 볼멘소리가 되는 곳.

남자가 겪지 못하는 것도
진리로 만들 수 있는 남자.
남자만 용서받고 추앙받아도
가부장 국가임을 부정하는 남자.

그들은 말하지
- 우리는 여성을 혐오하지 않아.

혐오를 겪지 않은 남자가
혐오를 부정하는 곳
한국 남자 민족 국가에서
저는 편히 살고 있습니다.
--- 「한남민국」중에서

이 시대의 괴물은

누군가의 아버지, 누군가의 남교수, 누군가의 남상사, 누군가의 남동료, 누군가의 남선배, 누군가의 남후배, 누군가의 남대생, 누군가의 남편, 누군가의 남자친구, 누군가의 남경, 누군가의 남배우, 누군가의 남가수, 그리고 안희석

괴물의 눈엔 사람이 괴물이라
사람이 되려 할수록 괴물 취급당하는 지금
우리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 「누군가의 괴물」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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