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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여자 그리고 중년

남자, 여자 그리고 중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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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자세와 지혜 top100 1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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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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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2년 11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180쪽 | 287g | 146*198*20mm
ISBN13 9788991667761
ISBN10 8991667767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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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는 아줌마 시기다. 아줌마는 가정의 주인으로서 독재권을 휘두른다. 그에 따르지 않는 자는 자식이건 남편이건 용서치 않는다. 그러나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녀의 독재권은 시아버지, 시어머니에게는 미치지 못한다. 그들에 대한 분노는 오롯이 남편을 향해 폭주한다. 남편의 죄라면 그들의 아들로 태어난 데 있다고 할 것이다. 그 다음 시기는 4기인 마귀할멈 시기다. 이 시기에 접어든 여성들은 세상을 저주하고 모든 사람들을 적대시한다. 주변에 있는 모든 것들이 자기 의도에 맞춰져 있어야 직성이 풀리는 시기다. 만일 그렇지 않는 상황에 처하게 되면 냉큼 달려들어 꾸짖기 시작한다. 그러면서도 정작 자신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다만 손짓 하나로 사람을 부릴 뿐이다. 이때 손짓으로 부릴 수 있는 사람은 남편밖에 없다. 따라서 마귀할멈의 남편으로 살려면 적어도 육체적으로는 건강해야 한다. 그래야 당사자로서도 덜 불행할 것이다.
- ‘누구나 전쟁 같은 시간을 거쳐 중년이 된다’ 중에서

그리고 50세가 되었다. 거울 속 얼굴은 분명히 익숙한 내 얼굴이지만 기억 속에 있는 내 얼굴은 아니다. 나이가 들면 이런 얼굴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이상적인 얼굴과도 거리가 멀다. 무엇보다 눈의 모양에서 차이가 크다. 옛날에도 둥그런 눈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위 눈꺼풀은 곡선이었다. 그것이 지금은 아래 눈꺼풀을 밑변으로 하는 삼각형의 두 변이 되었다. 그 옛날 곡선을 만들었던 피부는 지방이나 근육을 잃고 힘없이 위쪽 눈꺼풀에 매달려 있다. 거기다 아래쪽 눈꺼풀은 묘하게 부풀어 올랐다. 위쪽 눈꺼풀의 지방이 아래로 다 내려온 것은 아닌지 모를 일이다. 이러다가는 조만간 불독처럼 볼살이 양쪽 턱 밑까지 늘어지는 건 아닐까 두렵다.
- ‘누구나 전쟁 같은 시간을 거쳐 중년이 된다’ 중에서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대출없는 생활 따위는 애초에 없었을지도 모른다. 이를테면 어린 시절에 고등학교나 대학 입시를 치르느라 고생한 것은 부모가 내준 학비라는 빚을 갚는 일이었을지 모른다. 입사시험도 마찬가지다. 부모가 애써 학비를 마련해 대학까지 보내주었으니 보답해야 한다는 마음이 있었다. 그것도 빚 갚는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회사에 들어가 업무를 익히는 것도, 상사에게 꾸지람을 듣거나 입에 발린 말을 해야 하는 것도 월급이라는 빚을 갚는 일인지 모른다.
- ‘남자와 여자, 그들의 중년기는 다르다’ 중에서

집에 돌아왔더니 식탁에 놓인 반찬이라고는 요 며칠 계속 식탁에 올라왔다 내려갔던 반찬들뿐이다. ‘이제 내 위장을 음식물 쓰레기통으로 아는구나!’ 내내 텔레비전에 눈을 두고 있던 아내가 어떻게 식사 끝나는 걸 알았는지 한마디 한다. “목욕할 거죠?” 그리고는 식탁에 남은 반찬을 한 그릇에 죄다 쏟아붓는다. 냉장고에 남아있던 음식을 꺼내 남편에게 먹이고, 거기서 남은 것들은 이제 버리려는 것이다.
- ‘중년의 남자 여자가 행복하면 세상이 편안하다’ 중에서

나는 오래전부터 중년을 고개의 꼭대기에 비유했다. 우리는 모두그곳에 오르기 위해 고생고생하며 필사적으로 산다. 그렇게 기를 쓰고 앞만 보고 달리다 보면 어느새 중년이 된다. 그리고 꼭대기에 서고 나면 자신이 오르려고 한 곳이 그리 높은 곳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지금껏 고작 이것을 위해 아등바등하며 살았나 싶어 허망한 생각이 든다. 이제 앞에 기다리고 있는 길은 험난하기도 하고 때로는 비탈이 이어지다 이윽고 깊은 수풀 속으로 사라져간다. 그 숲속에서 죽음을 맞게 되는 것이다. 어느덧 중년의 나이에 이른다. 이제부터 그늘진 오르막길을 올라야 한다.
- ‘중년의 남자 여자가 행복하면 세상이 편안하다’ 중에서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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