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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의 바깥

전체의 바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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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9월 24일
쪽수, 무게, 크기 288쪽 | 416g | 146*215*22mm
ISBN13 9791186530757
ISBN10 118653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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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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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를 바라볼 수 있는가.
전체의 내부에서 시작할 것인가. 전체의 바깥에서 시작할 것인가. 가능한 것에서 시작할 것인가. 불가능한 것에서 시작할 것인가. 시의 전체, 그 안에서 시작할 것인가. 시의 전체, 그 바깥에서 시작할 것인가.
가능한 시의 전체, 그 안에서 시를 시작한다는 것은 시적인 것의 문법과 그 자명성을 전제한다. 그것은 ‘이것이 시이다’라는 한정 긍정문의 시학 속에서 시적인 것의 범주와 규칙, 운율과 수사학 등의 시적 전통을 존중하고 그 시적 전통의 문법에 근거한 시의 미학을 실천한다는 것을 함의한다. 그러나 현대시는 ‘이것만이 시는 아니다’라는 무한 부정문의 시학 속에서 시적인 것을 발명하고 가능한 시의 전체를 부정함으로써 시의 전체 영역을 지속적으로 확장시켜 왔다.
끊임없이 시를 배반하면서 미학적 갱신을 지속한 시인은 스스로에게 묻는다. 전체에 대한 통찰을. 시인에게 전체는 지금까지 살아낸 시의 모든 것이다. 그것은 최초의 시에서 지금까지 써온 시의 궤적과 범주, 성공과 실패를 엄밀하게 분석하고 객관적으로 직시할 줄 아는 시인의 정신이다. 시인의 정신이 지닌 최고의 능력이다. 더 나아가 그 정신에만 의지하지 않고 감각으로 세계를 지각하고 사물의 본질을 관통하는 직관의 예각을 점검할 줄 아는 육체의 능력이다. 그것은 예민한 감각으로 사태의 한 국면을 뚫고 들어갈 수 있는 최대한의 힘이다.
최고의 정신과 최대한의 육체로 전체에 대한 통찰을 수행할 때 시인은 시와 삶의 전체를 바라볼 수 있다. 시인은 지금까지 써온 시의 영역과 경계를 극단적으로 파악한다. 전체의 내부에 자리 잡고 있는 빈 곳 또한 전체의 바깥이다. 시인은 전체의 내부와 바깥을 가로지르는 경계마다 빗금을 긋는다. 정신과 육체의 극단으로 밀고 나가서 시에서 가능했던 모든 것과 불가능했던 모든 것의 구획을 짓는다. 그것은 언어로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 사이에 분명한 선을 긋는 일이다. 또한 시인으로서 성공과 실패의 삶을 적시하는 일이다. 시인은 전체를 바라보며 자신의 소유지를 둘러본다. 그리고 다시 묻는다. 가능한 것에서 시작할 것인가. 불가능한 것에서 시작할 것인가.
--- 「전체의 바깥과 오늘의 감각」중에서

문학의 정치성은 사태의 증언과 재현으로부터 발생하지 않는다. 문학의 정치성은 르포르타주처럼 사태의 증언과 재현의 직접성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저 사태의 파편적 진실을 품고 있는 증언의 배후와 공백에 대한 물음과 상상력으로부터 발생한다. 문학은, 그리고 시의 정치성은, 폭력적인 세계에 대한 하나의 증언과 고발에서 직접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그 증언자가 미처 말하지 못한 공백과 증언의 심층에 놓인 상처와 기억, 어둠 속에서 밝혀지지 않고 잊혀진 파편적 사실들을 상상력으로 복원하는 언어에서 발현된다. 그러므로 “어떤 사건이 언어적으로는 도저히 재현 불가능한 것에 가까워질수록, 작가는 그것을 언어화할 형식을 고안”해야 한다. 만약, 문학이, 그리고 시가 증언에만 멈춘다면, 사태의 (불)가능한 사실적 재현에만 멈춰야 한다면, 끔찍한 홀로코스트의 사태를 증언하는 언어만을 절대화한다면, 시의 언어는 사태의 현장에 부재했다는 사실에서 연원하는 부채감과 죄의식 탓에 침묵해야 하거나 온전히 표현할 수 없다는 무력함, 그 무(無)의 언어가 되어야 하거나 역사가에 의해 수집된 수많은 사료 중의 하나가 될 것이다. 재현의 정치성을 옹호하는 이에게 엘리엇의 시를 빌어 말해본다면, “너는 말도, 추측도 할 수 없다, 너는 다만/부서진 이미지들 더미만 알기 때문에”(「황무지」). 그러나 문학은, 시는, 사태의 재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파편들로 나는 나의 폐허를 지탱해왔”(「황무지」)기 때문에 증언의 파편성이 지닌 의미를 되묻고 의심하면서 여전히 밝혀지지 않은 사태의 전체와 그 망각의 파편들을 복원해내는 상상의 언어이다. 아우슈비츠처럼, 5?18 광주민주화운동처럼, 구제역 사건처럼, 세월호 사건처럼, 말할 수 없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사건이 발생한 사태에 대하여, ‘사태! 그 자체로!’ 향하는 거듭된 실패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상상하고 말하는 시의 언어. 시의 정치성은 “위험의 순간에 섬광처럼 스치는 어떤 기억을 붙잡는” 상상력의 언어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사태의 자리에, 아우슈비츠에, 광주민주화운동에, 구제역 사건에, 세월호 사건에, 그 현장에 시는 없었다. 시는 없는데, 노래와 구호, 사이렌과 총성, 비명과 죽음이 있었다. 시는, 사태의 자리에 부재하다. 시는, 사태 이후에 온다. 시는, 사태 이후에 오기 때문에 사태, 그 자체의 끔찍함을 온전히 재현할 수 없고 경악스러운 고통을 즉각적으로 말할 수 없다. 사태의 현장에 부재했다는 부채감과 무력감 속에서 말할 수 없는, 그러나 말을 해야만 하는 시인은, 실패할 수밖에 없는, 시의 언어는, 그리하여 매번 다시, 고쳐서 말해야만 하는 언어는, 사태를 기억하기 위해 상상하는 언어는, 언제나 나중에 도래한다. 상상을 통해, 시인의 육성이 아니라 사태의 어둠 속에서 아직 밝혀지지 않은, 이름 없는 타자의 목소리로, 사태의 어둠 속 하나의 파편에서 비롯된 상상력으로, 온전히 고통스럽게 사태를 살아낸, 시인의 온몸을 빌어서 돌연, 도래한다.
--- 「재현의 정치성에서 상상의 정치성으로」중에서

보들레르의 산문소시집 『파리의 우울』 첫 시는 「이방인」이다. 보들레르의 ‘이방인’은 ‘지금-이곳’에서 아주 낯선 존재가 아니라 지금까지 살아왔음에도 불구하고 ‘지금-이곳’을 아주 낯설어하는 존재이다. 그 이방인에게 ‘지금-이곳’의 가족과 친구와 조국은 어떤 의미도 없다. 심지어 황금조차 증오한다. 그는 다만 “불멸의 여신” 같은 “미인”의 아름다움과 저기 “흘러가는 구름”을 사랑한다. 그는 ‘지금-이곳’에 있지만 ‘지금-이곳’에 있지 않다. 그는 ‘지금-이곳’에 있지 않은 것을 사랑한다. 그는 ‘있지 않은 것’에 대한 사랑으로 인해 이방인이 되었다.
1989년. 빛고을 광주로부터 떠나온 지 30년이 지났다. 1989년. 나는 광주에서 태어나 19년을 살았지만 광주에서 이방인이었다. 부모님은 일찍 돌아가셨고 남은 가족과도 헤어졌으며 특별한 친구도 없었다. ‘금남로’와 ‘충장로’에서 연일 울려 퍼지는 정치적 구호를 들으면서 내가 구입한 첫 책은 김현의 『한국문학의 위상』이었다. 그리고 나는 시를 쓰겠다고 결심하였다. ‘아름다움’과 ‘있지 않은 것’을 위해 광주를 무조건 떠나겠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나는 서울에서도 내내 이방인이었다. 그것은 여러 층위에 걸친 ‘바깥’의 경험이었다. ‘바깥’에 대한 일종의 정치적 경험이었다. 그 바깥에서 나는 혼자 시를 썼고 비평의 언어를 배웠다. ‘지금-여기’, 세계는 여전히 나에게 낯설다. 그 낯섦의 미지가 ‘지금-여기’, 전체를 바라보게 한다. 낯섦의 미지가 내 글쓰기의 기원이다.
--- 「책머리에서」중에서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송승환 씨의 비평문에는 공부해서 얻은 개념들보다는 공감의 미립자들이 더 밀도가 짙다. 그건 그의 비평이 본래 문학에 대한 사랑에서 출발한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공부하지 않는 건 아니다. 누구보다도 열심히 책을 읽고 소화해서 그것을 한국의 문학 텍스트들과 만나게 하려고 애쓰는데, 그의 공부는 지식 취득이 아니라 일종의 체험적 공부, 즉 독서의 결과들을 한국문학의 양분으로 저장하는 공부다. 그리하여 아주 중요한 통찰이 이 책 안으로부터 스며 나오니, 그것은 증언하는 문학은 증언의 순간 현장에 없고 체험하는 문학은 증언하지 않으며, 그 간극을 메꾸는 것은 상상일 수밖에 없으니, 상상의 윤리가 그만큼 절실하다는 것이다. 지난 10여 년간 엄혹한 역사적 체험에 대한 기이한 환각적 반응으로 부글거린 한국인 모두에게 진정 소중한 금언이 아닐 수 없다.
- 정과리 (문학평론가. 연세대 국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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