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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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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9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24쪽 | 190g | 128*205*9mm
ISBN13 9791130814582
ISBN10 11308145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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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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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잎

꽃도 새도 없이
은행잎이 한꺼번에 쏟아지다가
높이 서 있는 종유석 위에
붙인 한 잎

나는 그것이 암탉 배 밑에 숨어
갓 깨어난 병아리 한 마리인가 했다

저것들은 가지 끝에 서서 떨어지지만
엄마 배 밑에, 날갯죽지, 꽁지 속에
숨어 갓 깨어난 연노랑
병아리들이다

엄마의 손끝을 거쳐 엄마의 품속
벗어난 새끼들의 인생을
엄마와 떨어진 내가 벼랑
아래서 그것을 보고 있다

벼랑에 혼자 붙어서 헐떡거리는
그것의 숨이 내 속에 가득 찬다

나는 노란 부리를 내밀며 애걸하는
어린 병아리에게 물
한 모금도 줄 수가 없었다
하늘 한번 우러르고 싶어서 얼마나
오래갈 빛을 받고 있었는지

입을 벌린 채 얼이 빠진 듯
하얘지다 말고 멈춰 있다
--- 「한 잎」중에서

맛보는 아이

귀 모양으로 생긴 본질 하나가
오래된 나무의 나이테처럼
휘어져 있다가 몸을
쭉 펴는 순간
아이는 휘돌아간 시간들을
몽땅 손에 넣지 않았던가

아이는 태어난 그 순간부터
가장 늙은 얼굴이면서
새로운 얼굴이네

겉으론 순종적인 것 같지만
가장 기괴한 얼굴이네
아이에게는 예의가 없고
도덕도 없으며 정의도 없네
허망한 것을 진실하다고
여기지도 않고 진실한 것을
따로 챙기지도 않네

다만 지금 이대로 타고난
자기 본성으로 미래의

욕망에 대한 셀 수 없이 많은
증거를 요청할 수 있네
--- 「맛보는 아이」중에서

꽃은 생로병사를 치러낸다

꽃은 빨리 지지도 않고
한꺼번에
툭 떨어지지도 않는다
가지에 매달린 채
저마다의
생로병사를 끝까지 치러낸다

꽃의 죽음은 느리고도 무겁다
암 환자의 세포처럼
모든 고통 다 바치고 나서야

비로소 펄썩 바닥을 치면서
무겁게 떨어진다
그 무거운 소리로 살아 있는 동안의
중량감을 마감한다

일주일 후 열흘 후 한 죽음이
떨어지고 나면 분명히
또 한 죽음이 다시 필 것이다.
--- 「꽃은 생로병사를 치러낸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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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수 시인은 강원도의 식생에서 사람살이의 비의를 이끌어내고 있다. 낮고 추운 자리에서 묵묵히 물을 길어 올리는 꽃과 나무의 비밀을 알레고리로 나타낸 일련의 작품들이 그것이다. “나무가 우리의 나무인/부재를 되돌려주시네/나무를 껴안은 우리는 흙의 수의네/우리는 수의를 벗어 던지고/씨알을 하나씩 심어 벽처럼 서 있네”(「나무는 우리의 부재다」)라고 읽는 눈이 맑다. 씨앗을 품은 흙으로 상징되는 민초들이 삶의 꽃을 활짝 피웠으면 하는 기원이 담긴 시집이다.
- 박몽구 (시인)
자연은 궁극적 질서요 가치일 것이지만 이성은 이를 규정할 수 없다. 나무 한 그루조차도 스스로를 구성하는 무수한 분자들이 항상적인 운동 과정 속에 개방되어 있다. 언어라는 기호가 어찌 그 미증유의 생성을 재현할 수 있을 것인가? 권정수의 『한 잎』은 존재에 가닿지 못하는 언어의 선험적 운명을 적시하는 듯하다. 나무 역시, “우리의 나무”는 ‘부재’(「나무는 우리의 부재다」)를 환기할 뿐이다. 그런 시편들은 기호 대신 한 조각 물성으로 현전코자 한다. 감각의 선은 종유석 위에 붙은 은행잎을 “노란 부리를 내밀며 애걸하는/어린 병아리”(「한 잎」) 로 전이시키고, “귀 모양으로 생긴 본질 하나”(「맛보는 아이」)가 태동하는 순간을 연출한다. 시 자체가 “나를 염려하고/나를 돌보던 것들”(「사물들」)로서의 사물이 되는 형국이다. 권정수 시는 때로 파격적 거리, 긴 호흡, 생경한 추상 등이 서정적 긴장을 비껴가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시론의 공준보다 시적 사건의 체현을 위해 선택된 외장에 가깝다. “속이 텅 비어서/허공에/꽉 찬 말”(「말」) 일 뿐인 언어의 운명을 재구하려는 절박한 흔적일 것이다. 강원 영동권 천혜의 자연을 전유하는 또 하나의 시적 전위가 이렇게 우리 곁으로 왔다.
- 남기택 (문학평론가, 강원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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