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에 의외로 수족냉증으로 오시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6월에 장갑을 끼고 온 피아노 전공의 19세 재수 여학생, 7월에 내복을 세 개나 껴입고 오신 할머니, 9월에 긴 부츠를 신고 오신 부산 아주머니, 여름날 차에 에어컨을 틀 수 없다는 어르신 등 그야말로 다양합니다. 양방에서 은행잎 위주의 혈액순환제 처방을 주로 하는데 비하여 〈동의보감〉에서는 그야말로 다채로운 처방을 제시함으로써 수족냉증은 한방치료의 강점 분야 중 하나가 되고 있습니다.
냉증에는 혈관확장 작용을 가진 약을 사용하는데, 한약 중에서는 가장 강력한 것이 부자(附子)입니다. 이 부자는 일본이 전 세계 사용량의 8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한방치료의 특징은 부자 같은 뜨거운 성질을 가진 약만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고, 원인을 찾아서 치료한다는 것입니다. 한방에서는 기본적으로 손발의 사지를 소화관이 담당한다고 봅니다. 따라서 소화기능이 약하면 손발이 차게 되는 것이지요. 또한 젊은 여학생의 경우는 불규칙한 생리를 계지복령환이라는 처방으로 다스려 장갑을 벗어던지게 되었습니다. ---pp.28-30
우리 현대인들은 밤낮 없이 일하고, 찬 음료수에 익숙해져 있으며, 쉴 틈 없이 밀어닥치는 내외부 자극과 육체적 운동 부족 등으로 면역력이 한창 떨어져 있다는 진단을 받는데, 이런 것들이 모두 평균 이하의 저체온 현상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동의보감에서는 한방치료 방법을 8가지로 나누는데, 이중에서 '온법'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온법의 '온'은 따뜻할 온으로, 바로 몸을 따뜻하게 하는 방법입니다. 한방처방에도 온비탕 등 '온'자가 들어가는 처방이 많이 있는데, 이들은 모두 몸을 덥힘으로써 치료를 하게 됩니다.
생강은 음식이지는 한약으로 더 유명합니다. 〈동의보감〉 한약처방에는 생강이 감초 이상으로 많이 사용되어 모든 한방처방에 80퍼센트 이상 들어가는 약입니다. 생강은 성질이 따뜻하여 땀을 내어 이상 열을 내려주고, 기침을 진정시키면서 가래를 없애고, 소화기를 튼튼하게 만듭니다. 아울러 혈액순환을 좋게 하여 혈압을 내려주기도 하고, 콜레스테롤도 억제한다고 알려지고 있으며 우울증을 억제하고 향균작용이 있으며 면역 증강, 강심작용 등등의 효능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pp.34-37
요즈음 몸짱 만들기가 유행입니다. 그러나 실제로 날씬한 몸매 만들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한번 시도해보신 분들은 아실 것입니다. 암치료 확률보다 더 낮은 것이 다이어트라는 말이 있듯이, 웃고 들어갔다가 울고 나오는 것이 몸무게 줄이는 작전입니다. 거창한 만큼 그 패배의 쓰라림은 크지요. 하지만 이런 험난한 일에 한번 도전해볼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이 있습니다. 다이어트 차를 만들어 마시는 것입니다. 차 이름은 산사자흑설탕차입니다. 빨간색을 띠는 산사자라는 열매가 있습니다. 이 산사자 5그램, 흑설탕 5그램, 물 300시시를 법랑 주전자에 넣고 끓입니다. 한번 끓어오르면 약한 불로 하여 10분간 더 끓인 다음 식혀서 차로 마십니다. 커피 대신에 이 산사자흑설탕차를 하루에 여러 번 마시는 것이지요.
산사자는 2000년 전, 고대 의학 탄생 때부터 소화제로 사용되어온 평범한 보통 한약입니다. 이것이 30년 전에 매일 기름기를 즐겨 먹는 중국에서 지방 분해 약물로 연구, 개발되기 시작했습니다. 연구 결과 산사자는 단백질 분해 효소가 풍부하고, 특히 지방 소화를 촉진하는 효능이 있어 중국과 일본에서 다이어트 차로 만들어졌습니다. 특히 육식을 즐겨하는 분들에게 안성맞춤입니다.
---pp.179-1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