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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도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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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도시 이야기

[ EPUB ] 펭귄 클래식-135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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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11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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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일부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19.90MB ?
ISBN13 9788901172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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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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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 이은정
전문 번역가로 숙명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옮긴 책으로 찰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럴』, 펄 벅의 『북경의 세 딸』, A. J. 크로닌의 『성채』, 톰 울프의 『허영의 불꽃』, 마리오 푸조의 『대부』, 『오메르타』, 브라이언 셀즈닉의 『위고 카브레』 등이 있다.
해설 : 리처드 맥스웰 (Richard Maxwell)
시카고 대학에서 영문학 박사 학위를 받은 후, 예일 대학과 밸퍼레이조 대학에서 비교문학과 영국 문학을 가르치며 17세기 및 현대의 역사소설을 연구했다. 2010년 세상을 떠났다. 저서로 『파리와 런던의 미스터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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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진 적포도주는 파리 생탕투안 교외의 좁은 거리를 붉게 물들였다. 그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의 손과 얼굴, 헐벗은 발과 나막신까지도 물들였다. 나무를 톱질하던 남자의 손은 나무토막에 붉은 자국을 남겼다. 아기 엄마는 낡은 머릿수건을 다시 두르는 바람에 이마에 붉은 얼룩이 생겼다. 술통 조각을 게걸스럽게 씹었던 사람들의 입가에는 지저분한 얼룩이 남았다. 긴 자루 같은 나이트캡을 더러운 자루 밖으로 머리가 쑥 튀어나온 듯 뒤집어쓴 멀대같이 키가 큰 익살꾼은 포도주가 스며든 진흙을 손가락에 묻혀 벽에 낙서를 했다. 피.
때가 오고 있었다. 또다시 포도주가 거리의 자갈 틈으로 쏟아지고, 그 흔적이 그곳의 많은 사람을 붉게 물들일 때가 오고 있었다.---p.49

굶주림이 어울리는 곳 어디에나 굶주림은 풍겼다. 범죄와 악취가 그득하고 좁고 구불구불한 샛길이 많은 좁고 구불구불한 거리에는 어딜 가나 넝마를 걸치고 나이트캡을 쓴 사람들이 있었다. 넝마와 모자에서는 악취가 풍겼고 그들을 음울하게 내려다보는 것들은 모두 병색이 완연했다. 그곳 사람들에게는 궁지에 몰리면 역습할 것 같은 야생동물 같은 면이 있었다. 하도 짓밟히고 억눌려서 슬금슬금 움직여도 눈은 불처럼 이글거렸다. 무언가 억누르느라 꼭 다문 입술은 하얗게 질렸다. 이마에는, 자신이 매달리거나 누군가를 목매달아 죽일 때 생각하는 교수대의 밧줄과 비슷한 주름이 파여 있었다. 간판들(간판이 가게 수만큼 많았다.)도 하나같이 우울하게 빈곤을 보여 주었다. 정육점에는 말라빠진 고기만이, 빵 가게 간판에는 거칠고 빈약한 빵 덩어리가 그려져 있었다. 술집 간판에는 묽은 포도주나 맥주 양이 적다며 투덜거리거나 인상을 쓰고 수군거리는 술꾼들이 어설프게 그려져 있었다. 무기와 연장을 제외하고는 무엇 하나 풍요롭지 않았다.---p.50

사실 당시에는 처형이 모든 직종이나 분야에서 유행했고, 텔슨 은행에서는 만병통치약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죽음은 만물에 대한 자연요법인데, 법률문제에서는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는가? 따라서 위조화폐범도 사형, 위조지폐를 사용하는 자도 사형, 편지를 불법으로 개봉해도 사형, 사십 실링 육 펜스를 훔쳐도 사형에 처해졌다. 텔슨 은행 정문에 매어둔 말을 훔쳐서 달아난 마부도 사형, 실링 은화 위조자도 사형, 범죄에 사용된 돈의 사 분의 삼을 유용한 사람도 사형감이었다. 이 방법은 새로운 범죄를 예방하는 데 별 도움은 되지 못했지만─사실은 정반대라고 할 수 있다.─(이 사회를 위해) 개별 사건의 문제를 없애 주었고, 사후에 처리해야 할 어떤 문제도 남지 않게 해주었다.---p.81

런던의 어느 캄캄한 창가에 사람들이 모여 있는 동안, 멀리 생탕투안은 한번 찍히면 쉽게 지워지지 않는 붉은 발자국으로 뒤덮였고, 광란의 위협적인 발들은 분노에 차서 닥치는 대로 목숨을 짓밟으며 자국을 냈다. 그날 아침, 생탕투안에서는 초라한 몰골과 우울한 표정을 한 거대한 무리는 앞뒤로 점점 늘어나고 있었다. 강철 칼날과 총검이 태양빛에 반사되어 굽이치는 수많은 머리 위로 번쩍거렸다. 생탕투안의 목구멍에서는 엄청난 함성이 터져 나왔고, 숲을 이룬 헐벗은 팔들이 허공을 향해 내지를 때의 모습은 찬바람에 흔들리는 말라비틀어진 나뭇가지 같았다. (……) 생탕투안 시민들의 맥박과 심장은 걷잡을 수 없이 들썩이고, 질주하듯 뛰었다.
그곳의 살아 있는 생명체는 모두 목숨을 내걸고 기꺼이 희생할 열정으로 미쳐가고 있었다.
---pp.307-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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