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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 갈망

마른 갈망

김노운 | 동아 | 2019년 10월 15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6.7 리뷰 3건 | 판매지수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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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10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464쪽 | 446g | 128*188*21mm
ISBN13 9791163022534
ISBN10 1163022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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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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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한사월 님을 잠깐 뵐 수 있겠습니까.”
잠깐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긴 침묵을 두고 남자가 말했다. 나는 대답하는 대신 조용히 입을 다물고 걸레를 치웠다. 까맣게 때가 묻은 천을 눈앞에 내놓기가 부끄러웠다.
“그건 좀 어렵겠는데요.”
“잠깐이면 됩니다. 전 나쁜 사람은 아닙니다. 그냥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어서 왔습니다.”
내가 의심한다고 생각했는지 다급히 말을 덧붙이는 남자는 잡상인 같지는 않았다. 흔히 포교나 다른 목적을 위해 집집마다 돌아다니는 사람 같지도 않았다. 그런데도 내가 대답을 머뭇거렸던 건 그런 것 때문이 아니었다. 그런 것보다는,
“잘못 이해하셨어요. 제 말은, 지금 한사월 씨는 여기에 없거든요.”
“그래요? 혹시 잠깐 어딜 나가신…….”
“아뇨, 그런 건 아니고요.”
아직 마음 정리가 완벽히 되지 않았다. 나는 입술을 꼭 깨물었다가 말했다.
“한사월 씨 돌아가셨어요. 한 달 전에.”

내가 부엌에서 물을 끓여 왔을 때, 남자는 방 한가운데에 앉아 벽에 걸린 어머니의 액자만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었다. 영정 사진이었다. 혼자 찍은 그럴싸한 사진이 없어 어렵사리 고른 처녀 시절 어머니의 얼굴은 빼어나게 고왔다. 돌아가실 때의 찌든 삶의 흔적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이래서 시간은 참 무섭다. 고통을 모르고 마냥 해맑던 처녀를 늙고 가난에 찌들게 할 정도로.
“커피 드세요.”
“고맙습니다.”
우리 집에는 그 흔한 티백이나 믹스 커피도 하나 없었다. 어렵사리 가방을 뒤져 겨우 사은품으로 받은 동결 커피 백을 하나 찾아냈다. 남자가 보는 앞에서 둘로 나누어 컵에 담기는 조잡스러워 남자 앞에 있는 커피 잔에 몽땅 쏟아붓고 물을 부었다. 나는 맹탕이었다.
“그런데, 저희 어머니를 어떻게 아세요?”
남자가 커피를 한 모금 들기를 기다렸다가 나는 물었다. 사실 궁금한 것투성이였다. 어떻게 이런 남자가 어머니를 알고 있는지, 어머니와는 무슨 사이인 건지,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난 다음에야 찾아온 연유는 무엇인지.
그러나 내 속 타는 마음과는 달리 남자의 태도는 느긋했다. 느릿느릿 컵에 담긴 커피를 절반쯤 비워 내고 나서야 남자는 입을 열었다. 시선은 벽에 걸린 어머니의 사진에 고정된 채였다.
“한사월 씨가 어머님 되시나요?”
“네, 제 어머니예요.”
“혹시 학생 말고 다른 형제분들은 따로 안 계시고요?”
“네, 저 혼자예요.”
“그렇군요. 그렇다면 아버지는……?”
“어머니랑 같이 돌아가셨어요.”
“그렇군요.”
내 신상에 대해 번번이 헛짚는 것을 보아 하니 남자는 어머니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는 게 분명했다. 그러자 슬슬 부아가 났다. 남자는 내 질문에 대꾸는 해 주지 않고 오로지 제 호기심만 채우고 있었다. 그것도 예민한 가족들 관련된 얘기를 갉작거리면서 말이다.
내 목소리가 점점 날카로워지는 것을 눈치챘는지 남자가 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실례했습니다. 제 소개가 늦었군요.”
그렇게 말하며 남자가 내게 건네준 것은 네모반듯한 명함이었다. 동네에서 명함은커녕 존댓말로 말을 들어 본 적도 없는 나는 황송한 심정으로 명함을 받아 들었다.
명함에는 ‘오드르브아 대표 단상우’라는 글자가 반듯하게 쓰여 있었다.
“대표……?”
“네, 서울에서 조그만 매장을 하나 운영하고 있습니다.”
남자는 별것 아닌 것처럼 말했지만 나는 알았다. ‘오드르브아’는 나 같은 촌뜨기도 알 정도로 유명한 인테리어 매장 중 하나였다. 인터넷 쇼핑몰로 시작해서 입소문을 타고 오프라인까지 진출했다는 인터넷 쇼핑몰의 전설. 그것의 대표라면 그가 바로 ‘오드르브아’의 창립자가 분명했다. 맨주먹으로 시작해서 IT 붐을 타고 어마어마한 부를 이룩했다는 현세대 최고의 자수성가자.
나는 황망해져 남자를 쳐다보았다. 남자는 조금 쑥스러운 듯 웃다가 자세를 바로잡았다.
“제가 이렇게 찾아온 것은 다름 아닌 제 어머니를 뵙기 위해섭니다.”
“어머니……?”
“네, 저는 태어나고 얼마 되지 않아 고아원에 맡겨졌습니다. 그곳에서 자라다가 학교를 졸업하고 사업을 시작하고,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지내다가 문득 절 낳아 주신 부모님이 궁금해져서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절 길러 주신 수녀님께서는 알려 주시지 않았지만 개인적으로 고용한 직원이 이 주소를 알려 주더군요.”
거기까지 말을 마친 남자가 나를 똑바로 쳐다보았다. 나는 잠시 눈을 깜빡이다가 엉겁결에 머그 컵에 담아 놓은 맹물을 마셨다. 팔팔 끓여 놓았던 게 무색하게 물은 이미 차갑게 식어 있었다.
“그렇다는 말은 제 어머니가……?”
“네, 한사월 씨가 제 친모 되십니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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