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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까마귀 들락날락

금까마귀 들락날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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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10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24쪽 | 344g | 145*195*14mm
ISBN13 9791196523770
ISBN10 1196523770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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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암사 담장에 피던 고매(古梅)
보러 가던 날을 비켜
매화는 저 혼자 먼저 다녀갔네.

허탈한 서운함 어쩌랴 만
법당 뒤 켠 장경각 담장 아래
백매 몇 송이 숨어서 웃음 짓네.

그대, 은매(隱梅)라 부르노니 수줍지 마라
정토 단장한 봄이 그대 웃음 속에
맑은 향을 장엄한 도량 서성케 했으니.

그 연기로 반야를 꿈꾸리.
--- 「그대 이름은 은매」중에서

사철 푸르른 소낭구
그 옆에 천년을 지새운
석탑의 얼굴이 있다.
그 얼굴을 간지른 미소
따스한 바람과 공기가
대지의 생명을 스치운다.
석탑이 웃고 있다.
진리의 한 소식 봄이로구나.
--- 「늘 푸른 소낭구와 석탑」중에서

오욕(五慾)에 나부끼는
그림자 만발한
저 색공(色空)의 물결들

은밀한 애무(愛撫) 같은
무명(無明)한 재미를
대명(大明)인들 알랴

휘황(輝煌)한 꿈속 누가 알까를
시샘하는 뭇 중생들의 이몽(異夢)
--- 「전도 몽상」중에서

마음 쓰는 일이
부질없는 것이라서
관심밖에 머물면
물욕이 끊어지고
관심 속에 물들면
물욕에 젖는다네.

마음은 시공과
경계가 없어서
경계에 물들면
생멸이 생기고
경계를 여의면
생멸이 끊어진다는 것을
--- 「성자의 소견」중에서

바람 없는 저 허공
구름 한 점 나투고
일월보다 밝은
그 빛 맘에 품고
진여자성 그 바다 그 하늘에
자유로이 둥둥 떠서
그리운 님 훤히 비춰
연모한 정 기리리.
--- 「성품바다」중에서

금까마귀
들락날락
멈춰 서지 못하는 나날
시공에서 피고 지는
생사의 꽃밭에

미망(迷妄)에서 울고 웃는
속진의 꿈 깨어나
도탈중생 면케 하는
보리심 일으켜

붓다의 법등 의지해
내 법등도 훤히 밝혀
분별 심을 버리고 나면
만물이 하나 되는 실상의 몸

진여(眞如)의 품이 따로 없다네.
--- 「금 까마귀 들락날락」중에서

겹겹이 푸른 연잎위로
목을 길게 빼고 솟아오른
꽃 대궁에 걸린 미소
향기 머금고 흐르는
고결한 흰빛 수줍다.

중천 햇살에 마주친 눈
웃어 보인 한 소식
향 맑은 시향을 위해
대웅이 전한 염화미소

폭염을 향기롭게
여여 한 세월에 담아.
그대를 지탱케 한 검푸른
잎 새들의 조력 합창

청정무구하고 상락아정 한
성위의 자비화신인 지고.
--- 「하늘을 우러러」중에서

마음은 삶의 거울
생각이 암울하면
생활도 같이 암울하고
마음이 유쾌하면
자신의 삶만이 아니라
주변의 삶도 함께 밝다.

밝고 어둠의 양면은
빛과 그림자의 관계
그림자는 빛을 떠나서
있을 수 없는 존재

마음이 광명에 부합하면
장애가 없는 무애.
--- 「마음이 하는 일」중에서

좋아하고 미워하는 감정
눈에 비치는 마음작용
대비되는 것들의 평정한 운하

사색이 마음그릇에 담기더니
보리(菩提)신(身)의 지시대로

기름이 되고 심지가 되어
제 몸을 태워 밝히는 빛으로
사랑도 비추고 미움도 비추고
용서도 비추며 어둠을 밝히는
--- 「맑은 웃음이 마음그릇에」중에서

살짝 이는 미풍에도
쏜살같은 일월선(日月船)
오욕을 쌓아올린 성(城)
삼독 성지기에
깨알 같은 복종의 날들.

무명업화(無明業火) 불러들여
꿈속을 노닐던 잠꼬대
낮 토끼 껑충껑충
밤 까마귀 저문 한생

육바라밀 짓밟는 놀보심보로
화려한 만개를 보채던 꿈
춘몽을 헤매던 쾌락의 개 팔자를
뒤늦게 절망해 본들.
거역할 수 없는
육도(六道) 의 수레바퀴
게으름을 인연한
죽음에 이르는 병
육도전(六道錢) 도 지니지 못할
찰나에 이른 사자(死者)의 길
다시 살아올 수 없는 인생길.
--- 「죽음에 이르는 병」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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