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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새긴 비문

마음에 새긴 비문

사십편시선-29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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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10월 14일
쪽수, 무게, 크기 118쪽 | 184g | 133*195*20mm
ISBN13 9791160350715
ISBN10 116035071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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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

뿔도 없는 매미가
아파트 베란다 유리창을
머리로 자꾸 들이받는다

나는 창문을 열고
거실로 얼른 달려가
형광등을 끈다

원전 하나가 날개를 접고
낮달 같은 지구에
혈색이 돌아오는 밤
--- p.10

마음에 새긴 비문

고등학교 일학년 때였다. 나는 담양에서 광주로 유학을 가서 양림동에서 자취를 했다. 단풍이 비단개구리 떼울음처럼 병풍산을 내려오던 어느 토요일 오후. 집에서 하룻밤 자고 이튿날 동틀 무렵부터 해질녘까지 식구끼리 조선낫으로 벼를 벴다.
길고 고단한 일요일 저녁 다시 자취방으로 돌아가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 우리 마을에서 한참을 걸어가야 신작로가 나왔다. 가난한 삶처럼 울퉁불퉁하고 먼지 풀풀 날리는 그 신작로 가에 허름한 원두막 같은 버스 정류장이 있었다. 나는 일주일치 양식인, 자루에 든 쌀 두 되를 어깨에 메고 막차를 타러 논길을 진땀나게 걷고 있었다.
그때였다. 뒤에서 어머니가 손사래를 치며 달려오고 계셨다. 숨을 헐떡이며 다가오신 어머니는, 붉은 라면봉지에 싸서 노끈으로 묶은, 아직도 따뜻한 무언가를, 두근두근 기다리는 나에게 건네주셨다. 그리고서는 아즘찮은* 몸짓으로 막차를 놓치겠다며 어서 가라고 재촉하셨다. 둥근달이 뾰족한 꼭대기를 품은 소나무 아래서 뒤를 돌아보았다. 어느새 초등학생처럼 작아진 어머니는 아직도 그곳에 서서 막내아들 뒤통수를 짠하게 바라보고 계셨다. 감나무가 많은 시목마을 열녀비각을 지나 논길이 굽은, 어머니가 보이지 않은 언덕배기에서, 그 라면봉지를 펼쳐보았다.
구운 갈치 두 토막! 느닷없이 비린내의 날카로운 가시가 왜 그렇게 서럽고 시큰하게 내 눈과 코를 깊이 찌르던지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눈앞이 흐려 하늘만 쳐다보다가 가까스로 버스에 올라탔다. 고단함이 발바닥에서 머리끝까지 꽉 찼다. 묵은 파김치가 된 운전사와 차장과 나, 세 사람이 버스를 전세 낸 듯, 실내는 썰렁하고 침침했다. 나는 맨 뒷자리에 앉아 차창 밖을 내다보았다. 유령 같은 미루나무 우듬지에 빈 까치집이 차츰 작아지면서 고향이 멀어져갔다.
글을 배우지 못한 어머니는, 한 자도 남겨줄 수 없어서, 순박한 생활과 얼로 비문을 새겨 놓고 세상을 떠나셨다. 삼십 년이 지났지만 그 비문은 비바람에 조금도 풍화되지 않고 내 마음에 그대로 남아 있다,
또렷이,
‘비릿한 삶을 구워 구수한 향기를 내라.’
---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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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다. 시에 풋풋하고 싱그러운 사람 냄새가 가득하다. 세상은 비록 “속이 좁쌀만”하게 소통마저 막히고 암울하지만, 그 속에서도 시인은 “비릿한 삶을 구워 구수한 향기”를 줄기차게 피워낸다. 이 향기가 진동하는 사람 세상을 이루려고, 시인은 순수함과 진정성을 잃지 않고 물처럼 “낮은 곳으로” 흘러간다. 그 순수함과 진정성으로 “앞으로 가는 것만이/앞으로 가는 것”이 아니고, “옆으로 가는 것도/앞으로 가는” 연대와 교육의 길을 보여준다. 김정원 시가 바다같이 울림이 크고 깊은 까닭이 여기에 있다.
- 정세훈 (시인)
어둠을 어루만지는 그늘은 위로하는 손길이다. 가난한 맨발의 아버지, 늘 아즘찮은 눈길의 어머니, 배고픈 쪽방촌 사람들의 주름살, 물 맑은 담양 아이들, 청계천 노숙자를 덮어주는 두툼한 롱패딩에 고인 그늘을 시인은 주시한다. 이 시집은 농촌과 교실에 드리운 작은 것들의 간절함을, 기도하는 손길로 담아낸 역사서다. 김정원 시인이 만든 시향(詩鄕)의 그늘 속을 거니는 독자는 자기도 모르게 그윽한 시향(詩香)에 차츰 물들어 버릴 것이다.
- 김응교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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