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영어영문학과 박사과정 수료하고 프리랜서 통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클래식 영상물과 음반 번역 및 해설 작업을 주로 하고 있다. 로시니의〈라 체네렌톨라〉번역, 몬테베르디의〈포페아의 대관〉딕테이션 번역, 넬슨 페레리, 알브레히트 마이어, 쟝 이브 티보데 등의 클래식 영상물과 음반의 번역을 했다.
발레는 흔히 ‘에로스(Eros)의 예술’이라 불린다. 정신적인 사랑 외에 육체적 사랑을 의미하기도 하는 에로스는 타나토스(Thanatos: 죽음의 본능)의 반대선상에 위치하면서도 동전의 양면처럼 타나토스와 괘를 함께 하기도 한다. 에로스가 사랑과 열정, 삶을 상징한다면 그 저변에 깔린 타나토스의 영향력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에로스와 타나토스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항상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너무나 사랑해서, 또 누군가의 아름다움에 반해서 나 자신을 버릴 수 있을 정도의 극단적 에로스를 경험하게 되면 ‘나의 종말’을 의미하는 타나토스까지도 받아들이게 된다. 이것이 에로스와 타나토스의 연관성이다. ---p.6~7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발레를 꼽는다면 답은〈라 실피드(La Sylphide)〉다. 물론 그 이전에도 발레는 많았고 작품도 많았다. 하지만 전해져 내려오지 않는 게 대부분이다. 낭만 발레의 효시이기도 한 이 작품은 아돌프 누리(Adolphe Nourit)라는 테너가 대본을 썼다. 하지만 그는 익명으로〈라 실피드〉의 대본을 썼기 때문에 지금도 누리의 대본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에 비해 안무가인 필리포 탈리오니(Fillipo Taglioni)는 항상 강조되어 그가 원작자인 것처럼 인식되어 왔다. 하지만 대본마저도 원전은 따로 있었으니, 바로 소설〈트릴비(Trilby)〉다. ---p.30~31
오귀스트 브루농빌(August Bournonville)은 덴마크 코펜하겐 출신의 무용가이자 안무가다. 발레 마스터였던 아버지로부터 춤을 배운 그는 프랑스 유학을 선택, 오귀스트 베스트리스(Auguste Vestris), 피에르 가르델(Pierre Gardel)로부터 사사받는다. 덴마크의 발레가 프랑스에 비해 형편없는 수준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충격을 받은 그는 혹독한 훈련 과정을 거쳐 발전한다. 이후 파리 오페라단과 계약을 맺고 영국 등을 순회한 후 덴마크로 복귀한다. 1830년 덴마크 왕립 발레단으로 들어온 그는 안무가와 무용가로 두각을 나타내는데, 특히〈라 실피드〉가 유명하다. 필리포 탈리오니의 〈라 실피드〉에서는 남성 무용수 제임스의 역할이 미미했으나 브루농빌 안무의〈라 실피드〉에서는 제임스의 역할이 늘어난다. ---p.68
알리나 소모바(Alina Somova, 1986~)는 러시아 출신의 떠오르는 발레 스타다. 현재 마린스키 발레단의 프리마 발레리나로 발레단을 대표하는 간판이다. 방금 순정만화 속에서 빠져 나온듯한 아름다운 외모와 곧고 긴 신체로 유명하다. 특히 그녀는 점프에 강한데 도약했을 때 공중에 머무는 시간이 다른 무용수들에 비해 훨씬 긴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 그녀의 장점이다. 바가노바 발레학교(Vaganova Academy) 시절부터 주목 받는 신예였으며, 2003년 마린스키 발레단에 입단 후에도 그녀가 언제쯤 프리마 발레리나가 되는지에 대해 발레팬들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무대 위에서는 강렬한 아우라를 뿜어내는 것으로 유명하지만 무대 뒤에서는 상큼하고 청순한 소녀 같은 아름다움을 어필하는 것이 매력으로 꼽힌다.